영화검색
검색
 
[미카엘] 미자, 시를 썼다.
soda0035 2010-05-13 오전 2:28:06 2755   [0]

 

12일 대한극장에서 있던 시사회를 다녀왔습니다. 영화는 참 좋았지만 다소 지루한 감은 역시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어떤 이가 언젠가 말했다던 "시는 우리 곁에 있습니다"라는 메세지를 끊임없이 전하려는 영화

입니다. 삶은 곧 시이고, 시는 곧 삶인 것입니다. 그것을 양미자라는 노년의 여인을 통해서 그녀가 겪는

시련과 고통을 매개체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1대 트로이카 중 한명인 윤정희. 솔직히 제 나이에는 잘 알 수 없는 배우입니다. 하지만 부모님께 여쭤보니

대번에 안다고 하시더군요. 예전에 정말 예뻤다. 지금은 꽤 늙었네. 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로 처음

접한 윤정희씨는 나이와는 상관없이 참 아름다운 여배우였습니다.

 

미자는 꾸미기를 좋아하고 꽃도 좋아하고 늘 순수한 감성으로 가득 찬 조금은 엉뚱한 여인입니다.

하지만 그런 모습때문인지 늙었다고 말할 수 있는 미자에게서는 아직 여인의 향기가 납니다.

아름답다라고 묘사할 수 있었습니다, 망설임없이. 그런 순수한 미자에게 [시]란 항상 마음에 품어온

늘 다가가고픈 것입니다. 문학강좌를 듣게 되면서 그러한 열망은 더욱 강해지는데 그런 의욕에 비해

그녀의 창작속도는 한없이 더딥니다. 아니, 전혀 [시]란 것에 다가갈 방도를 몰라 헤맵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그녀는 자연스럽게 [시]를 쓰는 것에 점점 다가섭니다. 바로 그녀에게 닥친 현실의

고통 때문입니다. 가족에 관한, 미자 스스로에 관한 그녀 일생일대의 시련들이 그녀로 하여금 시상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런 예상치 못했던 불운한 일들이 그녀에게 세상을 자세히 바라보게 하고 그녀를

더욱 사색에 젖게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나 쓰고 싶었지만 몇 줄 적어내기가 버거웠던 그 [시]를

토해냅니다. 그녀의 결단과 맞물려 너무나도 물흐르듯 당연하게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영화가 전체적으로 "간접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시]의 느낌을

화면 전체에 칠해놓은 것 같았습니다. 모든 것은 "딱 떨어지게" 이렇게 되었다 하는 장면이 없습니다.

무엇이든지 "아, 그렇게 되었겠구나" 싶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지루하다는 평이 많은데 그 점에 대해서는 저도 동감합니다. 러닝타임도 조금 긴 편에

속하는데다 [시]라는 정적인 주제를 풀어나가다보니 특별한 긴장감이 조성되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극 중 사람들의 농담이나 행동 몇 가지에서 웃음이 나기는 하지만 박장대소를

노린 유머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니까 영화 자체는 너무 좋다는 느낌을 받은 저조차도 꼬리뼈가 쑤셔 종종

지루함을 느꼈습니다.

 

[밀양]에 비하면 미자에게 충분히 집중할 수 있는 영화, 그녀를 이해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미자가 시를 적는 수첩을 꺼내고 그 수첩이 화면 가득 찬 후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져 회색 물자국이 지는 장면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지만 흥행은 못할 것 같네요.


(총 1명 참여)
gonom1
잘읽었어요   
2010-05-28 00:10
pjk0315
보고갑니다   
2010-05-23 18:07
man4497
감사   
2010-05-21 13:06
k87kmkyr
그렇군요   
2010-05-15 11:32
1


시(2010, Poetry)
제작사 : 파인하우스필름(주), 유니코리아문예투자(주) / 배급사 : (주)NEW
공식홈페이지 : http://www.poetry2010.co.kr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92997 [시] [이창동.칸영화제] 시가 죽어가는 시대에 영화 ‘시’를 본다는 것 jh12299 12.10.17 1042 0
89548 [시] [엄마]아름다운 한편의 詩를 보았네 (1) christmasy 10.12.18 1377 0
89001 [시] 오랫동안 곱씹어 볼 영화~ toughguy76 10.11.05 439 0
85804 [시] 칸은 아무나 택하지 않았다. (5) dongyop 10.08.11 676 0
84911 [시] 정말 시 같은 영화 (3) lsh1415 10.07.22 774 0
84910 [시] 서정적인 매력 (2) hhs4256 10.07.22 673 0
84859 [시] 자연스러움이 매력! (3) sunnyday45 10.07.21 758 0
84797 [시] 감동적인 영화.... (6) sunjjangill 10.07.20 711 0
84715 [시] 조용하고 잔잔하지만 마음을 후벼파는 영화... (7) cinerio2 10.07.18 727 0
84548 [시] 시...조용하지만 흐른다.미학적...시 (3) caspercha 10.07.13 672 0
84300 [시] 잔잔한 감동 (3) kookinhan 10.07.04 729 0
84299 [시] 멋지네요 (5) honey5364 10.07.04 758 1
83559 [시] 시..한편의 여운 (6) doo7791 10.06.10 992 0
83481 [시] 난 역시 머리가 딸리는 아이인가?ㅋ (5) hanyk90 10.06.09 664 0
83474 [시] 생각이 많지만 동의하기 힘들다.. (7) supman 10.06.09 755 2
83454 [시] 잔잔한 감동의 느낌. (3) skyman1009 10.06.09 686 0
83288 [시] (4) jjung615 10.06.04 661 0
83160 [시] 글쎄요.. (4) ttnrl21 10.06.02 642 2
83154 [시] 미자씨 (3) yapopoya 10.06.01 555 0
83010 [시] 그녀는 너무나...너무나... (5) redface98 10.05.28 785 0
82959 [시] 가슴이 먹먹한건 바로 시이기 떄문 (4) gavleel 10.05.28 840 0
82884 [시] 왜 이렇게 눈물이 나던지.. (7) cosmos0660 10.05.26 1102 0
82840 [시] [적나라촌평]시 (6) csc0610 10.05.25 1076 0
82834 [시] 고통 혹은 추와 미 혹은 예술 그리고 무감각의 대비 (5) wowmana 10.05.25 961 0
82801 [시] 일상의 애정어린 주시 (3) maldul 10.05.24 973 0
82744 [시] <시>와 <일 포스티노> (7) hwangtejya 10.05.21 1097 0
82735 [시] 현실을 넘어선 시의 아름다움이라고? (20) pontain 10.05.20 1213 7
82705 [시] 죄를 짓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부조리한 세상... (14) ldk209 10.05.19 1240 8
82663 [시] 극적인 스토리는 없지만 소소한 재미도 있으면서 생각을 많이하게 하는 볼만한 작품 (3) pjs1969 10.05.17 951 0
82655 [시] 이창동감독과 윤정희선생께 경의를 (50) choimy84 10.05.17 12949 1
현재 [시] [미카엘] 미자, 시를 썼다. (4) soda0035 10.05.13 2755 0
82389 [시] (6) yjh929 10.05.08 901 0

1 | 2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