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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과도한 친절함과 부족한 세밀함이 배우들의 명연기를 잡을뻔하다 의뢰인
fkdk0809 2011-10-16 오후 11:48:07 647   [0]

 이 영화의 스포일러는 물론이고, <음모자>의 간단한 내용과 특징도 조금 언급되어있습니다. 참고하세요!


 하정우, 박희순, 장혁하면 장르를 넘나들면서 그 연기력을 인정받았으며, 덩달아서 수상도 여럿하는, 우리나라 영화계의 대표적인 젊은 연기파 배우들로 손꼽히는 분들입니다. 이 세 배우가 손을 맞잡은 영화가 바로 <의뢰인>인데요. 국내에서 잘 시도되지 않았던 '법정 스릴러'라는 장르만으로도 저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이 세 연기파 배우가 나온다고 하니... 바로 9월 최고의 기대작으로 올려놓을 수 밖에는 없었죠. 그리고 여차여차하다가 이제야 본 <의뢰인>, 역시 꽤나 즐거웠던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전에 봤던 <음모자>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실제로 두 영화는 죄없는 용의자를 죄가 있는 것처럼 몰고 가는 상황에서 한 변호사가 탐탁지않게 그 사건을 맡으며 시작되며, 이 변호사가 점점 정의감때문에 사건에 빠져들고, 이것이 '법정'이라는 공간에서 압축되어 분노로 나타나는, 그런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판사의 편파적인 입장도 역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다만 <음모자>는 메시지전달에 중심을 두었고, 이 <의뢰인>은 사건해결을 통한 긴장감과 극적 재미 추구를 중심에 두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습니다. 특히 두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음모'라는 소재의 사용에서 이 차이가 확실히 드러나고 있었는데요. <음모자>가 제목에서도 나오다싶이 이 '음모'를 통해서 러닝타임을 꽉꽉 채움은 물론이고, 이것을 이용해 영화를 흥미있게 이끌어나가고 메시지전달까지 이끌어내는 반면에 <의뢰인>에서는 '음모'가 초중반부를 담당하며 '맥거핀(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697331)'의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이 '음모'가 정의가 사라진 사회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면서 관객을 분노케함은 물론이고, 덩달아 범인에 대해서도 상당히 혼란을 주면서 극적 재미를 상승시켰으며, 이게 중후반부에서 영리하게 사라지면서 '음모'와 전혀 상관없는 충격적인 반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었는데요. 저를 포함해서 '뭔가 음모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관객들을 보기 좋게 뒷통수치며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준, 감독의 능력과 재기발랄함을 잘 살린 대표적인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법정에서의 장면들도 오밀조밀하게 잘 짜여져 있어서 큰 재미를 줬는데요. <음모자>가 재미보다는 메시지와 분노를 택하면서 잃었던 부분 상당수를 이 영화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단지 말만 서로 주고받았을 뿐인데 손에 땀이 맺일 정도로 즐겁더군요. <음모자>에서의 것보다는 임팩트가 약했지만, 최종변론 역시 긴장감과 통쾌함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었는데요. 여기에 '강성희'가 배심원와 판사, 방청인의 마음을 흔들며 판정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동시에 반전의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문을 바라보게 하는 장면'은 단연 이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인상적이였습니다.


 그러나 재판이 상당한 재미를 주는 것과는 반대로, 사건을 조사해나가는 과정은 긴장감이 꽤 부족했습니다. 증거들을 찾아나가는 과정들이 지나치게 평범해서 궁금증을 크게 불러일으키지 못했으며, 특히 뭔가 생각할 꺼리나 기미를 전혀 주지 않고, 증거가 나오자마자 바로 그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는 방법은 흥미를 반감시켰죠. 차라리 증거를 찾는 과정을 줄이고, 단순히 그 증거를 잠시 지나치는 것과 같이 보여주고 난 뒤, 재판내에서 그 비밀을 밝히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 증거들의 처리 또한 역시 아쉬운데요. 충격적인 반전만을 쫓다보니까 영화상에서 시간의 배치같은것이 제대로 다듬어지지 못하고 남아있었으며, 심지어는 부인이 죽은지 적어도 4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장면도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이때문에 저처럼 앞뒤가 딱딱 들어맞는 스토리를 기대했던 사람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었죠.




 지금까지 말씀드렸다싶이, 이 영화는 훌륭한 영화는 아닙니다. 배우들의 힘과 장르의 특색만으로도 많은 스릴과 재미를 가져온 것을 생각하면,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해 오히려 아쉬운 영화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이 영화가 상당히 좋게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나름 멋지게 완성시켰다는 점 때문일겁니다. 앞으로 이 영화의 성공과 관객들의 호평을 발판삼아서 한국에서도 이런 다채로운, 그리고 더 업그레이드된 장르영화들을 많이 접했으면 하네요.


+ 결말부분도 나쁘진 않았지만 그 유명한 <유주얼 서스펙트>처럼 처리했으면 어땠을까하는 궁금증과 약간의 아쉬움도 드네요.


++ 역시 세 배우, 명배우입니다!


+++ 그래도 영화보면서는 별다른 문제점을 못찾을정도로 즐겁게 봤네요. 다만 곱씹을수록 아쉬울뿐...


++++ 사진은 언제나 네이버 영화 출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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