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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내러티브 속에 녹아 있는 삶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 노예 12년
jojoys 2014-02-28 오후 4:20:52 1358   [1]

※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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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진지하면서 또 묵직한 드라마 / 15세 관람가 / 134분 

스티브 맥퀸 감독 / 치웨텔 에지오포, 마이클 패스벤더, 베네딕트 컴버배치.. / 개인적인 평점 : 8점

 

 

    미세먼지 때문에 연일 매캐한 날씨에 다들 건강 관리 잘 하고 계신가요? 오늘은 어제(27일) 대구칠곡CGV에서 관람하고 온 <노예 12년>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다들 잘 아시다시피 <노예 12년>은 지난 1월에 열린 7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아메리칸 허슬>과 함께 최다 노미네이트(7개 부문) 되어 작품상(드라마 부문)을 수상한 작품인데요. 다음 주로 에정된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작품상 등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어 있기도 하죠. 과연, <노예 12년>이 어떤 영화이길래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두 시상식이 이토록 주목하고 있는 것인지 지금부터 저와 함께 살펴보도록 하실까요? ^^

인신매매범에게 납치되어 무려 12년간이나 노예로 살아야 했던 한 남자의 실제 이야기

 

줄거리 노예수입금지법이 통과되면서 해외로부터 노예를 사들이기가 힘들어지자, 자유주(州)에 살고 있는 흑인을 납치해 노예주(州)에 팔아넘기는 인신매매가 만연하고 있던 1841년의 미국. 자유주(州)인 뉴욕에서 자유인으로 태어나 평생동안 단 한번도 노예로써의 삶을 경험해본적 없던 솔로몬 노섭(치웨텔 에지오포)은 자신들을 사업가라고 소개하는 브라운(스쿳 맥네이리)과 해밀턴(타란 길램)에게 속아, 하루 아침에 플랫이란 이름의 도망노예로 신분이 세탁되고 마는데요. 솔로몬은 노예 상인들의 끝 없는 매질 속에서도 자신은 노예 플랫이 아니라 자유인 솔로몬 노섭이라 목놓아 외치지만 그의 그런 절박한 외침을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그리고 얼마 뒤, 한밤 중에 노예선에 실려 악명 높은 노예주(州)인 루이지애나로 팔려간 솔로몬 노섭의 거짓말 같은 실화가 펼쳐진답니다.

 

★ <노예 12년> 예고편 

 

    <노예 12년>은 솔로몬 노섭이 12년 동안 노예 생활을 하는 동안 자신이 직접 겪은 이야기들을 자전적인 소설로 출판한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인데요. 브래드 피트가 제작자로 참여한 <노예 12년>은 단 세 편의 장편 영화(나머지 23편의 연출작은 모두 단편 영화죠. 그리고 여담이지만 마이클 패스벤더는 스티브 맥퀸 감독이 연출한 세 편의 장편 영화에 모두 주인공으로 출연했답니다. ^^)로 단숨에 전세계 평론가들로부터 거장이라는 수식어를 부여받은 스티브 맥퀸 감독(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인데 60년대 헐리우드 최고의 스타 배우인 백인 스티브 맥퀸이 아닌, 영국 출신의 흑인 감독이랍니다. ^^)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수 많은 영화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죠. 저 또한 같은 이유로 <노예 12년>의 개봉일을 눈이 빠져라 기다렸었구 말이에요. 그리고 그런 오랜 기다림 끝에 직접 제 두 눈으로 확인한 <노예 12년>은 필모그래피에 장편 영화라고는 단 세 편뿐인 스티브 맥퀸 감독을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거장이라고 일컫는지를 다시 한 번 여실히 느끼게끔 해주는 작품이더라구요. ^^

 

■ 스티브 맥퀸 감독이 연출한 장편 영화

흑인 노예라는 소재에 대한 한미간의 온도차 속에서도 빛났던 스티브 맥퀸 감독의 연출력

 

    익히 알려진데로 <노예 12년>은 인신매매 조직에게 납치되어 12년 동안 서로 다른 성향을 지닌 세 명의 루이지애나 농장주를 거치게 되는 솔로몬 노섭의 여정을 통해, 19세기 미국에서 흑인 노예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담담하면서도 묵직한 내러티브로 스크린에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었는데요. 비록, <노예 12년>의 중심축이 되는 '흑인 노예'라는 소재에 대해 아프리칸 어메리칸들이 느끼는 감정과 우리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 간에 커다란 온도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할지라도, 스티브 맥퀸 감독의 세심한 연출력을 통해 <노예 12년> 속에서 그려지고 있는 19세기 흑인 노예들의 삶은 저로 하여금 정말 많은 것들을 느끼고 또 생각하게 해주더라구요.

 

    사실, <노예 12년>에서 그려지고 있는 솔로몬 노섭의 이야기는 아프리칸 어메리칸이 아닌 상업영화적 재미를 기대하는 보통에 한국 관객들이 보기에는 솔직히 마냥 지겹게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데요. 그렇게 '흑인 노예'에 대해 아프리칸 어메리칸과 한국 관객들이 느끼는 온도차는 어쩔 수 없을테지만, 스티브 맥퀸 감독이 <노예 12년>을 통해 보여주는 연출력만큼은 한국 관객들에게도 왜 그가 단 세 편의 장편 영화만으로 '거장'이라는 수식어를 달게 되었는지를 깨닫게 해주기에 충분하죠.

 

    스티브 맥퀸 감독은 일상처럼 고요히 흘러가는 내러티브 속에서 그 어떠한 작위적인 장치 없이도 강력한 울림을 지닌 메시지들을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스티브 맥퀸 감독의 그러한 연출력은 <노예 12년>에서도 유감 없이 발휘되고 있더라구요. 예를 들어, 별다른 부연설명 없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미시시피 강변의 풍경을 한참 동안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이토록 아름다운 땅에서 이렇게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던지, 감독관의 채찍이 수시로 날아드는 농장에서의 고된 노동이나 동료 흑인 노예의 장례식 등과 같은 비참하고 비극적인 장면이 등장할 때 마다, 아이러니하게도 밝고 활기찬 멜로디의 노동요를 부르는 흑인 노예들의 모습을 함께 담아냄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한층 더 강한 여운을 느끼게 해주는 것처럼 말이죠.

 

    전 특히 노예주(州)와 자유주(州)간에 벌어진 이데올로기의 충돌을 묘사하고 있는 여러 장면들이 정말 인상깊었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솔로몬이 아내의 여행용 가방을 구입하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파커씨의 가게에 들어가는 모습을 이 세상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비현실적인 장면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멍하니 바라보는 재스퍼(마커스 라일 브라운)와 그런 재스퍼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백인 가게주인 파커(롭 스테인버그) 여기에 자유인인 솔로몬을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한 눈빛으로 응시하는 재스퍼의 백인 주인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를 지닌 4명의 흑인과 백인이 한 공간 속에 머물고 있는 모습은 19세기 미국 사회를 단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죠. 이처럼 별다른 작위적 연출 없이도 자연스럽게 묵직한 메시지들을 담아내는 힘, 이게 바로 전세계의 영화 평론가들이 단 세 편의 장편 영화만으로도 스티브 맥퀸 감독에게 '거장'이라는 수식어를 달아준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

삶을 살아가는 것(Live)보다 살아남는 것(Survive)이 먼저였던 그들

 

    <노예 12년>은 인간으로써 마땅히 누려야할 존엄성을 무시당한체 갖은 고난과 굴욕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애를 썼던 흑인 노예들의 다양한 생존 방식들을 작위성을 배제한 내러티브 속에서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었는데요. 노예로 살아가야 된다는 사실에 환멸을 느끼던 솔로몬이 어느새 살아남기 위해 노예로써의 삶에 순응해 가는 모습이라던지, 비록 살아남기 위해 백인 주인의 노리개가 되는 삶을 선택하긴 했지만 가슴 속에는 그 어떤 흑인 노예보다도 맹렬히 불타고 있는 백인에 대한 증오심을 품고 있는 쇼 부인(알프리 우다드), 그리고 자신들의 가슴 깊이 자리 잡은 커다란 절망감에 굴복하고만 일라이자(아데페로 오두예)와 팻시(루피타 니옹) 등의 모습은 단순하게 19세기 미국 사회를 살아가던 흑인 노예들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에 그치고 있는 것만이 아니었는데요. <노예 12년> 속에서 그려지고 있는 그들의 그런 모습들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의 그것똑같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 다시 말해 200여년전 미국땅에서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던 그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정확히 동등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 인간으로써 마땅히 누려야할 존엄성을 잔인하게 짓밟힌체 살아남기 위해 온갖 굴욕과 수모를 견뎌야 했던 그들의 처지가 더 없이 가엾고 또 슬프게 받아들여지더라구요.

여러 등장 인물들이 투영하고 있는 만고불변의 인간상

 

    <노예 12년>은 또한 비중의 많고 적음에 상관 없이 극중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 보여주는 여러 행동을 통해 200여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본성만큼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들을 관객들에게 일깨워주고 있었는데요. 다시 말해, <노예 12년> 속 그들이 보여주는 인간상과 정확하게 똑같은 모습을 한 사람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아주 쉽게 찾을 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 나는 영화 속 그들 중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끔 만들어 주는 작품이란 말이죠.

 

    에드윈 엡스(마이클 패스벤더)처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만이 절대적이라고 여기며 아집에 빠진체 살아가는 오만한 인간, 포드(베네딕트 컴버배치)처럼 잘못된 일인 줄 알면서도 타성에 젖을데로 젖어버려 행동할 줄 모르는 나약한 인간, 암스비(가렛 딜라헌트)처럼 앞에서는 사람 좋은 얼굴로 대하구서는 돌아서자마자 등 뒤에 비수를 꽂아버리는 약아빠진 인간, 클레멘스(크리스 초크)처럼 함께 어려운 일을 겪을 때는 세상에 둘도 없는 동지인척 굴다가 막상 결정적인 순간에는 나몰라라 해버리는 인간, 메리(사라 폴슨)처럼 강자로부터 당한 수모를 아무 죄 없는 약자들에 대한 핍박으로 해소하는 옹졸한 인간 등등 <노예 12년>은 주연에서부터 사소한 단역에 이르기까지 하나 같이 다양한 인간상들을 효과적으로 담아내고 있었는데요. 전 작품 속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는 여러 인간 군상을 지켜보면서 과연 나는 그 중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하고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어서 참 좋더라구요. ^^

아프리칸 어메리칸들에게는 각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작품일 듯??

 

    스티브 맥퀸 감독과 솔로몬을 연기한 치웨텔 에지오포는 <노예 12년>을 작업하는 동안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것 보다는 감정적으로 너무나 힘들었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는데요. 그들의 그러한 말처럼 아프리칸 어메리칸들에게 있어서 <노예 12년>은 더 없이 커다란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작품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지만, 아무래도 국내 관객들이 <노예 12년>을 통해 느끼는 감정은 아프리칸 어메리칸의 그것과 커다란 온도차를 보일 수 밖에 없으리라 여겨지네요. 특히, 상업 영화적인 재미를 기대하고 계신 관객분들에게 있어 <노예 12년>은 수면제 같은 영화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다분해 보이기도 하구요. ^^;;

 

    하지만 <노예 12년>의 담담하게 펼쳐지는 내러티브 곳곳에 스티브 맥퀸 감독이 묵직하게 녹여낸 메시지들을 읽으며 작품을 감상하시다면, 비록 아프리칸 어메리칸들이 느끼는 그것만큼은 아니라 할지라도 나름데로의 감동과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작품이 되어주리란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

 

    전 그럼 이쯤에서 <노예 12년> 리뷰는 마치고 조만간 리암 니슨의 <논스톱> 리뷰로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즐거운 금요일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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