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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N포세대의 이야기 더 크로니클: 뮤턴트의 반격
novio21 2015-12-23 오후 1:07:51 2258   [0]



  SF를 빌린 N포세대의 이야기란 느낌이 들었다. 오늘의 우리들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은이야기처럼 은유적이다. 멋대로 판단한 기성세대에 의해 탄생된 원치 않은 인생들. 그들에 대한 위로도, 그리고 치료도 없는 기성세대의 몰지각한 행동들이 영화의 뒷배경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사회적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은 그늘진 모습 속에서 세상을 가만 두지 않겠다는 버림받은 자들의 항거가 있고, 그에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 문제는 항거에 반대한다고 해서 지금의 사회나 기성세대를 옹호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동료들을 살리기 위해 그런 것일 뿐, 지금의 기성세대를 보호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된 것도 아니다. 결국 이래저래 기성세대들에 대해 호의적인 존재는 없었다. 원하지 않은 탄생을 하게 된 어린 소년, 소녀들은 결국 자신들을 탄생시킨 기성세대들에 데한 분노를 갖게 된다.
  뮤턴트의 이야기로서, 서로 치열하게 싸워야 할 두 집단으로 나뉘는 것은 SF 영화의 필수적인 방향일 것이다. 뻔한 이야기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이 짙게 배어나온 것인지 모르지만 누가 정말 악당인지 누가 정말 선한 집단이지 그 경계선이 모호하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분법적 구도의 탈피다. 이 둘의 싸움의 원인이 자신들에게 있지 않다는 설정은 사실 세상을 살면서 가장 공감하는 부분이다. 원해서 적대감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앞선 세대의 잘못으로 인해 싸워야 할 상황에 몰리는 것이 지금의 우리 세대의 자화상인지 모른다. 그래서 세상에 반항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사실 전혀 악당 같은 내용이 아니다. 결국 자신들을 수단으로 사용하다 버릴 그들에 대한 분노는 자연스런 것이며, 어쩌면 온당 것이다.
  90년대 일본 내에서 호르몬과 유전자 조작을 통한 슈퍼 초능력자들의 탄생 계획은 그 자체로 편협한 이기심의 발로로 자행된 생체실험이었다. 그냥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만 찾았지 그것이 당사자들에게 어떤 상황을 초래할지에 대해 궁금하지도 않았고 그에 대해 책임질 생각도 안 한다. 기성세대들이 벌여놓은 쓰레기더미를 치워야 할 미래세대의 입장처럼 말이다. 특정 분야에서 초능력을 갖게 됐지만 그들은 오래 살지 못하고 더욱 중요한 것은 평범한 일상을 살 수 없는 소년, 소녀들로 전락한다. 자신과 결코 같을 수 없는 이들과 함께 생활하려는 인간들은 없었다. 이방인의 비애, 그들은 그런 삶을 살도록 강요받은 것이다. 그래서 자기 멋대로 자신들을 만들어 고생시킨 인간들에 대해 반감을 갖고 도전하는 세력이 등장한다.
  ‘아게하’는 그런 조직이었다. 음성적 지하 조직으로서 세상을 향해 자신들의 불만을 드러낸다. 매우 파괴적으로. 이런 조직과 반대편에서 싸우는 인류의 편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사실 이들 역시 아게하의 의견엔 어느 정도 동의한다. 그들이 인류를 위해 싸우는 이유가 사실은 무척 큰 이상을 갖고 하는 것도 아니었다. 지금의 삶을 더 지속시키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어쩌면 아게하에 강한 동료의식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 -
  아게하에 대해 공감하는 이들은 영화 속 정의의 주인공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영화 자체의 수준을 이야기하는 것과는 별도로 아게하의 의견에 동조를 표할 관객들 역시 상당수 존재할 것이다. 영화는 당시 시대의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는 매체라 볼 때, 결국 공감을 얻기 위한 액션과 언어가 나올 곳이고 그것이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키는 요소일 것이다. 그런 것이라면 영화의 목표의식을 지닌 아게하의 불만은 관객들 역시 어느 정도 공감살 수 있는 것이고, 이것이 영화의 주인공이 아닌 악당들의 의견을 주목해서 들어야 할 이유인 것도 같다.
  영화는 참 슬프게 끝난다. 자신들에게 해를 입힌 존재들이 그래도 다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는 않았다. 어떻든 인간은 살고 싶고, 비록 믿을 만한 존재는 아니지만 그래도 인류 박멸을 원할 수만도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불만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사회는 결국 무너지고 말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단 사실이다. 일본사회처럼 한국은 교육위기, 부동산위기 등의 위기가 너무 많으며 그에 대한 화답이 바로 인구절벽이란 증상이 나오고 있다. 미래세대들의 고충을 듣지 않고 N포 세대로만 몰아간다면 결국 기성세대가 써야 할 장작이 모자라는 사태가 벌어진단 사실이다. 너무 쓰지 말고 아껴 쓰며 미래세대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평범한 지혜를 망각한 세대들의 종말이 무엇인지를 영화가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이 무척 아프다. 뻔하 상식을 외면한 자들에 대한 경고가 참 무섭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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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크로니클: 뮤턴트의 반격(2015, Strayer's Chron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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