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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스오브뉴욕]②미국 스스로 그려낸 반성문적 영화.. 갱스 오브 뉴욕
egoist2718 2003-03-10 오후 1:07:47 1160   [6]
영화는 암스테르담의 독백으로 시작하는데 암스테르담에 대한 해석은 여러가지가 나올수 있다고 본다. 그가 소년원에서 나올 당시 검은 강물에 내던졌던 성경책을 과장되게 카메라가 잡는 장면에서 그의 앞에 펼쳐질 운명은 신마저도 버린, 아니 신은 어쩌면 애초부터 없는지도 모른다는 의구심과 경계심으로 상징화되었다. 암스테르담이 다시 파이브 포인츠에 돌아왔을때도 그 비열한 거리에는 변한것이 없었다.
암스테르담이 빌더 부처에게 기생하면서 말하는 나레이션에서 그는 그에게 의탁하는 지금의 삶이 편안하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의 그 말에 동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에게 미국은 최우방이고 그걸 당연스럽게 받아들인 우리의 성장과정이 암스테르담의 모습에 정철되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그 안락감은 폭력의 공포를 피하고 싶은 본능적인 행동이므로 그것을 단절시키고 각성시키는 원인이 제공된다면 우리는 분명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재평가를 주저없이 할 것이다.
마틴 스콜세지는 그런 원인을 제공해주는 사건을 아주 잔인하게 암스테르담에게 일깨워 주었다. 죽이고 싶은 아버지의 원수를 순간적으로 살려주고 그 저격범(같은 민족)을 암스테르담이 죽이고 만다. 이 부분은 그냥 간과되어서는 안 될 부분이기도 하다. 암스테르담이 자신의 복수를 잊은 것은 아니지만 그에게는 현재의 삶이 더 중요해는지도 모른다. 또한 빌더부처가 보이는 그에 대한 애정은 그 둘 사이를 또 다른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까지 보이게한다. 그런 안락감에 젖어들고 있던 중 원수를 살리고 동포를 죽이게 된 암스테르담은 심적으로 크나큰 변화를 겪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암스테르담이라는 인물이 처음부터 확고한 가치관을 가지고 행동하는 인물이 아니라 시대에 편승해서 변화하고 동화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암스테르담이 상징하는 것이 지금 현재의 우리를 상징하고 있다면 하나의 사건으로 지금까지 알면서도 무시했던 감정이나 신념을 각성하고 행동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것도 암스테르담의 완전한 주체적변화를 일깨우지 못한다. 암스테르담은 제니 에버딘(카메론 디아즈)을 사랑함으로써 빌더 부처와 감정적인면에서 또 다른 이해와 공유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암스테르담이 빌더부처를 죽여야 한다고 각성하는 이유가 되는 동시에 그를 통해 자신를 바라보는 거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복수를 시도하려고한다. 그러나 이 복수의 칼날은 분명 개인적인 복수라는 것이다. 빌더부처가 없어야 제니를 자유롭게 놓아주고, 사랑하고 또한 그를 죽여야 아버지의 복수가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그런 개인적인 복수는 실패함과 동시에 자신을 배반한자에게는 너무나도 잔인한 빌더부처의 본모습을 확인함으로써 그의 복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개인적인 복수에서 이민자들을 위한 민족적항쟁으로 바뀌는 암스테르담의 심리변화는 이렇게 이루어진다.
이것은 암스테르담 자신이 대의를 찾는것이고 또한 신를 다시 찾는 일이었다.
첫장면에서 아버지가 말한 "칼날의 피를 닦지 말아라"는 이 말을 기억하는가?
답은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의미심장한 말의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자신의 뿌리를 잊지 말라는 뜻이었다. 결국 자신이 어디에 살든 어떤 조건으로 생활을 하든 자신의 뿌리는 잊지 말고 행동하고 신념을 지키라는 말이었던 것이다.

자 그럼 암스테르담과 빌더부처의 마지막 파이브 포인츠의 혈전을 구경하러 가보자. 뿌리를 다시금 기억한자와 자신의 뿌리를 이 파이브 포인츠(뉴욕)이라고 생각하는 자와의 대결은 분명 첫장면의 파이브 포인츠의 혈전만큼 성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마틴스콜세지는 드래프트 폭동과 그들 각각의 기도하는 장면를 교차편집형식으로 보여주면서 이 혈전이 의미없는 폭력이라는 것을 다시금 환기시켜주는 잔인한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링컨에게 반발하는 뉴욕시민들 그리고 두들겨 맞거나 불타는 흑인의 모습들, 고위급 정치인의 안락한 아침식사광경, 그리고 떠나는 제인의 모습등.. 뉴욕의 모습은 분명 급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암스테르담과 빌더 부처의 모습은 왠지 정지되어 있는 듯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생존의 존폐여부가 결정되어지는 파이브 포인츠는 뉴욕에서 동떨어진 듯한 기분마저 준다. 막상 혈전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북군의 총과 폭력앞에서 무너지는 이들의 모습은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싸우고 버텨왔는가?하는 의문을 제시한다. 이들이 주체적으로 만들었다고 보였던 뉴욕의 거리(역사)는 그저 시대의 큰 흐름에 흘러가는 작은 조각배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일까? 빌더 부처는 죽는 순간에 암스테르담의 손을 놓치 않았고, 또한 암스테르담의 얼굴에서도 복수의 성공보다는 이런거였구나?하는 허탈감이 먼저 느껴지니 말이다.

영화 <갱스오브뉴욕>은 마틴스콜세지가 지금까지 만들었던 갱스터영화의 근원적인 폭력를 다룬 영화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미국에 대한 허상을 그리는 작업이니만큼 그의 개인적인 가치관이 상당히 많이 표현되었다. 솔직히 그전의 영화에서는 그의 그런 개인주의적 폭력의 미학에 쉽게 감동하고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갱스오브뉴욕은 그 개인주의적 색깔에 미국의 근대사를 끌어들임으로써 오늘날의 미국이 왜 전세계의 보이지 않는 적이 되었는가?를 보여줌으로써 폭력의 원초적인 해명을 하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보면, 나는 빌더부처의 모습에 공포감과 연민을 동시에 느꼈다. 그가 곧 미국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의 자조적인 고백과 그의 신념이 아무리 허상이라고는 하지만 그는, 자신도 모르게, 시대적 흐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될수 밖에 없다는 설득력이 영화안에서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신마저 버린 파이브 포인츠는 지금의 미국의 근간이 되기도 하면서 마틴 스콜세지가 미국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으로 쓴 반성문일지도 모른다. 프란시드 포드 코풀라 감독은 이태리인들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표현하는데 반해 마틴은 언제나 흔들리는 정체성를 보여준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그가 "나는 뉴욕에서 태어났다"라는 말을 하듯이 그의 개인적인 역사는 미국안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의 흔들리는 정체성이라는 말 보다는 객관적으로 미국을 볼 수 있는 미국인의 정체성이라고 표현해야 되지 않을까?.

크나큰 역사의 변화에서 자신들만의 세상(파이브포인츠)에서 혈전을 하려는 그들의 모습은 이런 객관적인 마틴 스콜세지의 의식의 세계를 엿볼수 있다. 폭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걸 무시한건지 아니면 몰랐던 건지,관객에게는 우스워 보이기까지 하는,파이브 포인츠의 혈전을 맞이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현재 미국의 우매함과 독선을 감독은 날카롭께 꼬집고 있었다. 미국은 커다란 대의 앞에서 이룩한 역사를 소유한 나라가 아니라 아주 개인적인 이득이나 신념에 의해서 그것을 폭력이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건립되어진 역사를 소유한 나라라는 것을 감독은 말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빌더 부처, 암스테르담 이 두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서 나는 미국의 진정한 탄생과 또다른 미국의 모습을 보았다. 두 주인공은 각각 현재의 미국, 과거와 미래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마틴 스콜세지가 스스로 미국에 대한 반성문을 쓴 작업은 분명 그 효과를 보았을 것이다. 나 스스로 그들의 모습에 연민을 느끼고 있고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맹목적으로 가지는 좋다 싫다의 감정이 아니라 거기에서 또 다른 뚜렷한 주체를 찾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허나 분명한 것은 비열한 거리 뉴욕은 아직까지 그대로 거기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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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스 오브 뉴욕(2002, Gangs of New York)
제작사 : Miramax Films, Cappa Production / 배급사 : 코리아 픽쳐스 (주)
수입사 : 코리아 픽쳐스 (주) / 공식홈페이지 : http://www.gangsN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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