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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목]"참을수없는시나리오의허술함" 화성으로 간 사나이
rose777 2003-05-14 오후 6:49:48 1592   [12]
결과론적으로, 화성으로간사나이(이하 "화성..")의 주된 실패요인은 완벽하게 장진(영화의 시나리오를 장진감독이 집필했다.)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정권감독은 전작[동감]의 매너리즘에서 여전히 벗어나고 있지 못하지만 그의 연출은 작품의 흐름을 방훼하진 않으며 김희선의 연기는 여전히 아무런 생명력이 없지만 늘 그래왔던 것처럼 아무런 기대치 없이 본다면 놀랄일이 아니며, 신하균의 연기는 늘 그래왔던 것 처럼 뛰어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캐릭터가 신하균에게 잘맞는다거나, 캐릭터가 매력적이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다만 연출자와 영화의 흐름에 충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해냈다는 뜻이다.)

그러나 영화는, 골조공사의 중요성을 완전히 망각한 채 수입재 대리석으로 현관앞을 치장하고 오래되서 쓰지못할 레드카펫을 깔아 배우들의 이미지메이킹의 기대치만을 기대했으며, 고급엔틱가구를 즐비하게 늘어놓고 사랑의 순수함에 젖어보라는 식의 이해할 수 없는 억지로 가득차있다. 즉, 영화의 골조공사를 담당했던 시나리오의 부실함으로 인해 감정선은 모조리 끊기고, 개연성은 완전히 상실되며, 캐릭터는 비현실적(이것이 창조성에 기인한 비현실성이라면 얼마나 반갑겠는가. 그러나 결과는 오히려 그 반대다.)으로 가고있는데 상황은 알 수 없는 사건들로 이미 엔딩을 향해가고 있는 당혹스러운 이야기구조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영화는 주인공 소희(김희선)와 승재(신하균)의 어린시절부터 지금의 이야기 전부를 아우른다. 물론 스토리야 새롭지 않지만, 이러한 스토리일수록(소나기, 클래식등속의 사랑의 순수성을 어루만지는 우산속판타지 이미지의 차용.)구조만 단단하다면 더욱 큰 진심을 움직일수 있다. 왜냐하면 이곳은 대한민국. 한국이라는. 최루성에 약하고 지나간 옛이야기에 충분히 감정을 떨구어주는 착한 관객들이 존재하는 훌륭한 토양의 지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렇게 좋은 토양 위에 단비를 뿌려 좋은 식물의 성장을 촉진시키지 못한다.



관객의 감정선은 절반도 따라가지 못했는데 단한울의 눈물도 나오지 않아서 좋은 토양에 단비를 뿌려줄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는데, 이미 배우들의 눈물엔 눈물이 맺혀있고 여배우는 이상한 상황에서 이해할수 없는 표정으로 구구단을 외우는 당혹스러운 장면을 연출(이순간 관객들은통곡하는 것이 아니라 경악한다.)한다.


승재를 좋아하는 약사나, 소희가 좋아하게 된 이사에 대한 설명은 지나치게 부족하며(이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식의 플롯을 가지고 승부를 내려고 한다. 이정도의 노출로 관객은 충분히 공감하고 동의하고 슬퍼하고 눈물흘리겠지 그것은 지나친 오만이며 자만이다.)

훌륭한 국보급조연배우들은 구석에서 병이들어 입에 거품을 물고있거나(이재용씨) 머리를 반으로 가르고 어정쩡하게 서있을뿐이다.(이원종씨).
물론, 이러한 결과는 시나리오의 맞지않는 얼개 때문이다. 영화의 주된 스토리가 소희와 승재의 사랑이야기라면 이영화의 주인공은 소희가 아니라 승재여야 맞다. 설득력을 갖추었었더라면 소희가 구구단을 외는게 아니라 승재가 절규했어야 했으며, 어정쩡한 귀마개와 더듬거리는 말투가 아니라 사건을 주고 심리묘사를 노출하여 승재가 얼마나 소희를 사랑하는지에 대한 개연성과 진심을 깊이 부여했어야 옳다. 승재가 말을 더듬거리거나, 우체국국장의 등에 파스를 붙여주거나, 두손에 화분을 들고 수많은 드라마에서 지겹도록 봐온것처럼 대기업에 다니는 소희를 만나기 위해 경비아저씨와(왜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는가? 이런식으로 이야기와 인물을 인위적으로 가두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실랑이를 하고, 눈바람을 맞으며 콜라와 햄버거를 우그적우그적 먹는다고 해서 그 캐릭터가 순수해지고 또 변함없는 진실의 뉘앙스를 풍기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이영화는 완벽하게 잊고 있다. 이에 이야기를 덧붙이기 위해, 생태계를 파괴하는 위협적인 댐공사를 막기 위해 몸부림치는 주민들의 이야기나 조연들의 이야기는 완벽하게 소희와 승재의 러브스토리와 분리되서 존재의 가치를 전혀 부여할 수 없다.

영화는 이토록 허술한 구조로 승부착의에서 승리하고자 했다면, 그랬다면, 소희와 승재의 사랑이야기에 절절한 감정들을 구겨넣고 우리들의 진심이라도 꿰찼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하다. 두사람은 아무런 사건도 과정도 없이 (눈덮인 산위의 세트오두막집마저 이질적으로 형식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에는 더 이상 이영화에 대한 1%의 기대조차 하지 않게 된다. "감정"과 "느낌"이 상실된 영화에 울어주고 공감해줄 관객을 찾기란 지구를지켜라와 오세암이 전국 수백만의 흥행기록을 강타한다는 감격스런(?)가상설정의 가능성과 맞먹는다.)가까워진다. 물론 어린시절의 순수한감정과 야릇한 순간에 이끌린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수 있지만, 조악한 씬연결과 편집은 그조차 남아있던 가능성의 감정을 완전히 절단시킨다. 산위에서 갑작스레 소희를 업고 내려오는 승재의 장면과 바로 이어지는 우체국내의 난로앞의 두사람의 씬연결등은 이해가 불가능하다. 키스직전의 씬연결이 그토록 무미건조하고 허술하게 이어진다는 것은 어떤면에서건 이해하기 힘들다.


소희가 회사에서 만나는 이사와의 러브라인은 더욱 지켜보기 힘들다. 어떻게 좋아하게 됬는지 도대체 무슨일로 그렇게 떠나버리는지(갑작스런 부도소식을 전하는 장면에서는 자리를 키고 앉아있는 것이 드디어 고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알수 조차 없는 순간에서 소희는 구구단을 울먹이며(어떠한 노력으로, 어떠한 기회로도 창조되지 않는 김희선의 감성과 생명력. 노력으로 되지 않는 한계의 정점.) 여전히 남겨진다.


이순간 참기 힘든 작품의 의도는 관객에게 다시한번의 불쾌감을 던져준다. "선물"과 "죽음"의 알레고리를 드러내고자 하는 그 과욕. 이해될수 없는 부분에서 드러나는 의도와 욕심은 용납하기 힘들정도다.

결국 이삿짐차뒤에 앉아 쓸쓸히 자신의 과거.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는 승재의 과거비젼장면에서조차 관객은 눈물을 흘리지 않으며, 분노를 참기 힘든 엔딩의 에피소드는 김정권의 전작 [동감]이 얼마나 잘만든 작품인가에 대한 재고찰을 하게 만들정도다.

멈추어야 할 부분에서 앞서나가고, 더이야기를 풀었어야 만 하는부분에서 소홀히 넘어가는 이야기 방식은 이영화의 가장 큰 실패원인이다. 장진은 창조성이 필요없는 소재의 영화라는 약점과 자신의 재능을 지나치게 믿는 커다란 실수를 저질렀다. 뛰어난 배우 신하균의 입에서 대사를 없에고 사랑하는 남녀의 진심앞에서 억지스러운 설정만을 덧붙이고 뛰어난 조연들의 숨통을 잘라버리는 조악한 이야기 구조는 오세암의 진심을 1/10도 따라가지 못하며 클래식이 얼마나 잘만든 상업영화인가를 깨닫게 만든다.(나는 비슷한 구조의 영화 클래식을 보며 분명히 그 작위성과 상투성에 심한 싫증을 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화성..]을 본후 곽재용을 심하게 존경하게 됬다.)

[화성...]은 멜로드라마가 가지는 전형적인 맹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동시에, 드라마가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플롯의 전형마저 상실된 조악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승부착의에 도전한 것 같다. [아리랑]을 보고 주저앉아 울고 싶을만큼 눈물을 쏟았던 내가 단한방울의 눈물도 쏟지 않은 것은 실로, 안타까운 사실일 뿐이다. 김희선의 연기반성자세에 대해 호감을 드러내는 언론도, 병구(지구를지켜라의 신하균)가 말못하는 승재오빠로 변신한것도, 노력으로 되지 않는 자신의 한계에 자꾸만 반복된 걸음질을 채는 김희선도 모두, 너무나 쉽게 가려고만 했다. 세상은 그리 만만치 않다. 관객은 더욱 만만치 않다. 완성도를 떠나 감정마저 상실된 이영화를 어떤방식으로 이해해야 할지 난감할뿐이다.

덧붙이기 : 유일하게 호감가는 장면은 승재가 소희를 찾아갔다가 거절을 당한후 배가고프다고 반복하는 장면이다. 이런 명장면이 가득차있는 새로운 멜로영화가, 순간. 그리워졌다.

http://www.onre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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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으로 간 사나이(2003, A Man Who Went to Mars)
제작사 : 디토 엔터테인먼트 / 배급사 : 영화사청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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