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내장객 1억5000만명 시대다. 이제 영화 관람은 가장 대표적인 여가생활로 자리잡았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의 문화는 예나 지금이나 거의 달라진 점이 없다. 영화관 종사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무리한 요구를 하고, 상영관에서 눈치 없는 행동을 하는 등 오히려 그 강도는 예전보다 세졌다.
극장 체인 관계자들은 “고객들의 유형이 다양해진만큼 이들을 응대하는 메뉴얼도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며 “무조건 우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어떤 상황에서도 정해진 규칙을 따르기 때문에 예외는 없다”고 강조했다. 30여 편의 영화가 개봉하는 6월, 성수기를 맞은 극장가의 다양한 진상 관객 사례를 모아봤다.
▶“김치맛 튀밥 주세요”-막무가내형
극장 관계자 입장에서 가장 처치 곤란한 관객은 뭐니뭐니해도 터무니 없는 요구를 막무가내로 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이미 시간을 초과해 환불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제일 흔한 사례는 욕설을 퍼붓는 것. 최근 한 영화관에서는 환불이 안 되자 남자 손님이 화를 못 이기고 티켓 판매 데스크를 넘어가 젊은 여성 스탭에게 욕설을 퍼부은 일이 있었다. 협박도 자주 나오는 메뉴다. 환불이 안된다고 하면 정신적 피해보상비, 평생 영화 관람권, 시간 낭비에 대한 비용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걸겠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 이로 인해 회사 업무에 지장을 받았다며 승진이 안 될 경우 책임을 지라고 으름장을 놓는 관객도 있다.
영화관 매점에서 없는 음식을 주문하는 황당 관객도 많다. 주로 나이 든 관객들이 많은데 팝콘이라는 단어가 익숙치 않아 튀밥, 강냉이를 달라는 경우는 애교에 속한다. 체인 영화관에서 일하는 한 관계자는 “얼마 전 한 아주머니가 와서 김치맛 튀밥을 주문하더라”며 “달콤한 맛과 고소한 맛의 팝콘 밖에 없다고 말씀드렸는데도 전에 먹어봤다며 계속 우기시는 바람에 당황했던 적이 있다”고 밝혔다.
▶‘영화관을 내 집처럼’-안하무인형
상영관을 마치 내 집 안방처럼 여기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음료와 간단한 음식 외에는 반입이 안되지만 도시락, 떡볶이, 순대, 족발을 넘어 맥주, 소주 등 주류까지 들여와 먹고 마셔 다른 관객들에게 불쾌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일부 관객들의 거침없는 행동은 상상을 불허하는데, 아기를 데려와 기저귀를 가는 사람도 있다. CGV의 한 스태프는 “기저귀를 갈고 구석에 숨겨놓아 청소 때도 발견을 못했다”며 “다음 시간에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의 항의 때문에 찾아보니 냄새나는 묵직한 아기 기저귀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휴대폰을 큰 소리로 받는다거나 잡담을 할 경우 현장에 있던 스탭이 제지를 할 수 있지만 특히, 젊은 연인들의 애정행각은 도를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직접 가는 것도 민망하다. 이 관계자는 “잔잔한 영화여서 영화관이 조용했는데 젊은 연인이 매우 장시간 동안 애정행각을 하고, 그 소리가 너무 커서 몇몇 관객들이 화를 내며 도중에 나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커플은 꿋꿋이 할 일(?)을 계속하더라”고 토로했다.
▶“우리 아들 찾아주세요”-읍소형
영화 관람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대중화되면서 각종 해프닝도 무수히 벌어진다. 영화관은 연인들의 필수코스인 만큼 애인 몰래 다른 이성과 왔다가 발각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장에서 마주쳐 다짜고짜 싸우는 것은 이제 옛 말이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애인의 멤버십 카드를 가져와 관람한 영화들을 알려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영화관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보니 가출한 청소년들이 자주 찾는다. 최근에는 집 나간 자녀들을 잡기 위해 오는 부모들도 늘었다. 부모님 카드로 티켓을 지불할 경우 내역이 휴대폰으로 가기 때문에 이를 보고 찾아오는 것.
한 영화관 관계자는 “카드 내역을 갖고 오셔서 티켓을 끊은 시간과 좌석을 물어 상영 도중 찾겠다고 하는 부모님들이 계신데 해드릴 수 없는 부분이라 이런 경우 제일 안타깝다”고 말했다.
동전의 양면처럼 모든 일의 장ㆍ단점은 함께 공존하는 법. 영화관 스태프들을 힘들게 하는 고객이 많은 반면, 감동을 주는 사람들도 있다. 같은 영화관을 자주 찾는 단골 고객들은 스태프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종종 간식거리 등을 사다주고 응원을 한다.
여러분 위의 예 말고도 여러분이 지니고 있는 관람 유형이나 아니면 친구,지인이 지니고 있는 특별한 관람 유형 있으면 말씀 해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