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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공세 시달린 PIFF, 규모는 더 커졌다
fornest 2009-09-09 오후 11:58:15 532068   [4]
좌파공세 시달린 PIFF, 규모는 더 커졌다
영화의 바다 부산, 14번째 출항준비 완료...70개국 355편 역대 최대
 
"부산에는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저희 사무실은 수영요트경기장 내에 있는 가건물을 쓰고 있는데요. 바다가 바로 보입니다. 마치 하늘이 뚫린 것처럼 쏟아지는 비는 바다의 표면을 세차게 내려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다 표면은 그렇게 요동을 치지만 저 깊은 바다 속은 잠잠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부산국제영화제는 저 깊은 바다 속을 닮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 7월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부산'이 처한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해운대에 거센 쓰나미가 밀려오듯, 영화계 안팎의 거센 파도에 시달리고 있던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자조적 표현이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일부 원로 영화계 인사들이 주축이 된 '부산 때리기'는 그 강도가 만만치 않았다. 보수 원로 영화인들은 부산을 좌파의 온상이라 규정하며 부산국제영화제 핵심 인사들을 색깔론으로 공격했고, 영화계의 '레드헌트(Red Hunter)'는 부산영화제 흠집 내기에 열을 올렸다. 특히 특별조사국이 투입된 감사원 감사는 이례적이었다. 그것을 단순하게 바라보는 영화계 관계자들은 거의 없었다.
 
일부 인사들은 공공연히 "부산영화제를 없애버려야 한다" "부산영화제를 박살내겠다" 등의 비난을 일삼았고, 이런 언급은 발 없는 말이 되어 널리 퍼져 나갔다. "부산영화제의 죄가 있다면 세계적으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여 놓은 것 뿐인데…"라며 답답해하는 영화계 인사들의 탄식이 나왔지만, 수구 기득권 논리는 더욱 기고만장했다. 현실에 대해 고민하는 영화인들을 밀어내며, 이념의 잣대로만 재단하려는 시선. 부산국제영화제도 그 범주에 포함될 뿐이었다.  
 
칸 베를린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더 커진 부산
 
이리 저리 맘고생이 많았던 부산국제영화제가 영화의 바다를 향한 14번째 출항준비를 완료했다. 잇따른 거센 파도와 흔들림도 아랑곳 않겠다는 듯 부산은 더 커진 규모로 주위의 걱정과 염려를 안심시켰다. 서울 기자회견에는 조직위원장 허남식 부산시장도 참석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산 증인 김동호 집행위원장'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부산영화제의 발전에 대한 의욕을 나타냈다.
 
특히 100억에 5천만 원 모자라는 예산은 이런 부산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년도 89억에서 올해 86억으로 줄었던 예산은 지난 8월 99억5천만 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부산시는 32억이었던 지원예산을 56억으로 대폭 증액했고, 이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 규모도 3억 원 늘어났다. 세계적 경제 불황의 영향으로 올해 칸과 베를린 등이 10~30% 정도 축소된 마당에 부산의 덩치는 더욱 커진 것이다. 
 
영화 메뉴판도 더욱 화려해졌다. 종종 영화제 작품들을 잔칫집 음식상에 비유하는데, 역대 최다 최대 작품이 출품되는 규모는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차려진 산해진미와 같다. 부산의 높아진 규모와 위상이 올해는 더욱 도드라진다.
 
부산국제영화제가 8일 오후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라인업을 공개했다. 70개국 355편이 출품되는 규모는 지난해보다 10% 정도 늘어난 수치다. 개막작으로는 장진 감독의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폐막작으로는 중국 첸 쿠오프 감독의 신작 <바람의 소리>가 각각 선정됐다. 지난 6월 별세한 고(故) 유현목 감독과 얼마전 타계한 영화배우 고(故) 장진영씨의 추모전도 마련된다.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지난해보다 월등히 늘어난 규모와 관련해 "우선 부산시의 뒷받침이 컸다"면서 "코스타 가브라스, 트란 안 홍,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 등 해외 거장 감독들이 참여를 희망한데다 신인 감독들의 작품이 너무 많아 걸러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작고한 영화인들의 유작전과 추모전을 안 할 수 없다 보니 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어 작품들도 예년에 비해 더 늘어났다. 전 세계 최초로 상영되는 월드프리미어 98편에 자국 상영 후 해외에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46편. 도합 144편이 프리미어다. 지난해는 133편이었다.
 
프리미어 작품은 영화제 위상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경 홍콩 상해 등 아시아 영화제들 중 부산이 단연 우위에 있다고 평가하는 이유도 바로 프리미어 작품 수에 있다. 한때 아시아 대표 영화제였던 홍콩국제영화제의 올해 프리미어 숫자는 월드프리미어 19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7편, 아시아 프리미어 33편 등 모두 69편. 이는 모두 합해도 올해 부산의 월드프리미어 숫자에 못 미친다.
 
이와 관련,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아시아 영화제들의 경쟁이 어느 정도 정리된 것 같다"며 "지금은 영화제들이 개설한 마켓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고 말했다. 행사 외형 면에서 경쟁 영화제들이 부산의 규모를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아시아를 넘는 영역 확장, 한국영화 지원군 역활
 
이 같은 자신감은 변화된 부산의 방향에서도 엿볼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영화들이 펼쳐질 부산이 올해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아시아를 넘어서'다. 이제는 유럽과 아프리카까지 그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부산의 위상이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시아 영화의 중심지로 성장한 부산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 영화 발굴과 발견에 초점을 맞춰왔다. 올해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등 소외된 지역의 수작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부산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올해는 플래시포워드(Flash Forward)상을 신설해 비아시아권의 젊은 감독들에까지 수상영역을 넓혔다. 기존 수상이 아시아권 젊은 감독들과 작품에만 한정됐다면, 세계 영화계의 젊고 역량 있는 감독들을 키워내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나타낸 것이다.
 
부산은 이미 2006년부터 PPP(Pusan Promotion Plan. 기획 중인 영화를 선보이는 프로젝트 마켓)에서 아시아 외 지역 프로젝트를 접수하고 있다. 영화제 측은 "올해도 미국, 프랑스, 독일, 이집트, 터키, 러시아 등에서 프로젝트들이 접수됐으며, 이중 터키의 예심 우스타오글루 감독의 신작이 공식 선정됐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도 부산의 관심 지역에 포함됐다. 아프리카 영화 발굴과 네트워크를 위해 영화제 측은 올해 처음으로 이수원 프로그래머를 '부르키나 파소'의 페스파코 영화제에 참가시키기도 했다. 월드시네마에 출품된 케냐 <카메룬의 사랑>은 페스파코 영화제 개막작품으로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미지의 영화 발굴에 최선을 다하자는 목표에 충실하기 위해 아프리카까지 발을 뻗쳤다는 것이 영화제 관계자의 전언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또 다른 특징은 '미래 준비'와 '한국 영화 확대', '학술 비평 강화' 등이다.
 
전환기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 전망을 제시하려는 방편으로, 영화계 시장 재편과 제작 환경 변화에 맞춰 온라인 필름마켓, 아시아 3D 영화 중심기지 구축 작업 등을 펼친다.
 
한국영화 신작을 대거 선보이는 것은 독립 장편영화의 지원군 역할을 맡겠다는 부산의 각오를 보여준다. 개막작을 한국영화로 선정한 것도 이 같은 방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지난해는 여성 감독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2번째 장편을 내놓는 감독들이 많다"면서 "대중적이고 유머스러운 영화가 많다는 것이 이번 작품들의 특성"이라고 밝혔다. 대중과 친근하게 소통하는 한국영화의 여유로워짐과 다양한 장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은 학술 비평 강화를 위해 모든 학술행사를 'PIFF 아카데미'로 통합했다. 세미나와 포럼, 비평집 발간에 '관객심사단'을 운영해 관객들의 비평 참여를 늘릴 예정이다.
 
운영은 계속 불안, 신종플루 대처 시스템 구축
 
하지만 이런 의욕적인 모습에도 부산의 고질적 문제점인 영화제 운영과 관련해선 올해도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70개국 355편이라는 상영작은 부산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훨씬 넘는 규모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영작은 320편이었지만 10건에 가까운 영사사고 등이 발생하며 원성이 높았다. 영화제 운영 인력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됐다. 적정상영작 수가 280~300편 정도로 감안되는 것을 볼 때, 올해도 운영에 무리가 따를 것임은 불가피해 보인다.
 
부산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일부 단기스태프들의 근무기간이 3개월에서 2개월로 줄어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상영작 수가 늘어나 힘들어진 면이 많다"고 전했다. 자원봉사자 수도 지난해와 엇비슷한 수준이어서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상영작은 영화제 운영상 부실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자막팀의 업무가 많아지고 운영에서 과부하 가능성은 있지만 철저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신종 플루 위험과 관련해 "시와 거점 병원이 연계해 대책팀을 마련하고, 그랜트 호텔에 의사가 상주해 진단과 처방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상영관 소독과 8만개의 세정제를 비치하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8일 수영만 야외상영장에서 개막식을 갖고 남포동과 해운대 센텀시티의 상영장에서 10월 16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 개막작 1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장동건 이순재 고두심 주연의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장동건 이순재 고두심 한채영이 주연한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대통령을 소재로 한 영화다. 나이든 대통령과 젊은 대통령, 여성 대통령이 정치적 결단과 윤리적 선택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과정을 보여준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특별한 존재인 대통령에 대한 우화로 기존의 한국 영화가 다루지 못했던 영역을 뛰어넘는다. 그것은 시대정신을 드러내는 대중영화의 사려 깊은 매력이자 장진 감독의 유머다.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이 국민의 가슴 속에 남은 현실에서 대통령을 다룬 영화가 '부산영화제'의 시작을 알린다는 것이 특별하게 보인다. 그 중 한 분은 부산이 기반이었기에.
 
장진 감독은 "대통령 또는 대통령님이라고 표현하면 혹시 깔려고 하는 건가? 아님 권위주의적 요소를 내세우려 하는 것인가로 보는 시각이 있다"면서 "대통령이란 단어에 위압감이 있어 '굿모닝 프레지던트'로 제목을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외피적으로는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알 수 없는 것이 많다. 대통령이 어떤 존재인지 조금만 깊게 들어가면 많은 기대가 있어서 그런지 실망도 많다"면서 "만나고 싶은 대통령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진 감독은 "개막작 선정에 감사하다"며 "부산영화제에서 찾아왔기에 영화만 보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더 글로벌하게 찍을 것을 그랬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너무 편하고 마냥 신나게 재밌게 찍은 영화"라고 말했다.
 
처음 영화를 들고 부산을 찾았을 때를 회상한 장 감독은 "27살 때 철도 없었고 사람 많은 곳에서 상영되는 것이 좋은 데다 내 영화에 영어자막이 붙는 게 신기했었다"고 말하고, "개폐막작이 흥행 징크스가 있지만 부산에서 기분 좋은 바람 타고 관객들과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장진 감독은 3회 때 <기막힌 사내들>로 부산을 찾았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상업영화 성격이 짙은 <굿모닝 프레지던트>의 개막작 선정이유에 대해 "대중 영화적 특성 있지만 상업적 영화로 특징지을 수 없다"면서 "한국영화에 힘을 실어주자는 고민에서 개막작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한국영화와 월드프리미어라는 조건에 맞는 작품이었다"며 올해 개막작 선정에 프로그래머들간 의견이 쉽게 모아졌고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부산의 개막작은 영화제 간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반적으로 초청작품들이 확정된 후 월드프리미어 작품들 중에서 제작 완료 및 필름 수급 상황을 봐서 프로그래머들의 논의를 통해 선정되는데, 후보작이 여러 편일 경우 각자의 생각이 달라 선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폐막작도 마찬가지.
 
이런 경우 최종 결정권은 김동호 이용관 공동 집행위원장이 갖게 된다. 이는 10회 때부터 정착된 구조인데, 집행위원장이 최종 선택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올해 개폐막작은 프로그래머들의 무난한 합의가 도출된 것으로 여겨진다.
 
출처: 오마이 뉴스
 
좌파공세 시달린 PIFF, 규모는 더 커졌다
영화의 바다 부산, 14번째 출항준비 완료...70개국 355편 역대 최대
 
"부산에는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저희 사무실은 수영요트경기장 내에 있는 가건물을 쓰고 있는데요. 바다가 바로 보입니다. 마치 하늘이 뚫린 것처럼 쏟아지는 비는 바다의 표면을 세차게 내려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다 표면은 그렇게 요동을 치지만 저 깊은 바다 속은 잠잠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부산국제영화제는 저 깊은 바다 속을 닮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 7월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부산'이 처한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해운대에 거센 쓰나미가 밀려오듯, 영화계 안팎의 거센 파도에 시달리고 있던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자조적 표현이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일부 원로 영화계 인사들이 주축이 된 '부산 때리기'는 그 강도가 만만치 않았다. 보수 원로 영화인들은 부산을 좌파의 온상이라 규정하며 부산국제영화제 핵심 인사들을 색깔론으로 공격했고, 영화계의 '레드헌트(Red Hunter)'는 부산영화제 흠집 내기에 열을 올렸다. 특히 특별조사국이 투입된 감사원 감사는 이례적이었다. 그것을 단순하게 바라보는 영화계 관계자들은 거의 없었다.
 
일부 인사들은 공공연히 "부산영화제를 없애버려야 한다" "부산영화제를 박살내겠다" 등의 비난을 일삼았고, 이런 언급은 발 없는 말이 되어 널리 퍼져 나갔다. "부산영화제의 죄가 있다면 세계적으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여 놓은 것 뿐인데…"라며 답답해하는 영화계 인사들의 탄식이 나왔지만, 수구 기득권 논리는 더욱 기고만장했다. 현실에 대해 고민하는 영화인들을 밀어내며, 이념의 잣대로만 재단하려는 시선. 부산국제영화제도 그 범주에 포함될 뿐이었다.  
 
칸 베를린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더 커진 부산
 
이리 저리 맘고생이 많았던 부산국제영화제가 영화의 바다를 향한 14번째 출항준비를 완료했다. 잇따른 거센 파도와 흔들림도 아랑곳 않겠다는 듯 부산은 더 커진 규모로 주위의 걱정과 염려를 안심시켰다. 서울 기자회견에는 조직위원장 허남식 부산시장도 참석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산 증인 김동호 집행위원장'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부산영화제의 발전에 대한 의욕을 나타냈다.
 
특히 100억에 5천만 원 모자라는 예산은 이런 부산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년도 89억에서 올해 86억으로 줄었던 예산은 지난 8월 99억5천만 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부산시는 32억이었던 지원예산을 56억으로 대폭 증액했고, 이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 규모도 3억 원 늘어났다. 세계적 경제 불황의 영향으로 올해 칸과 베를린 등이 10~30% 정도 축소된 마당에 부산의 덩치는 더욱 커진 것이다. 
 
영화 메뉴판도 더욱 화려해졌다. 종종 영화제 작품들을 잔칫집 음식상에 비유하는데, 역대 최다 최대 작품이 출품되는 규모는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차려진 산해진미와 같다. 부산의 높아진 규모와 위상이 올해는 더욱 도드라진다.
 
부산국제영화제가 8일 오후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라인업을 공개했다. 70개국 355편이 출품되는 규모는 지난해보다 10% 정도 늘어난 수치다. 개막작으로는 장진 감독의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폐막작으로는 중국 첸 쿠오프 감독의 신작 <바람의 소리>가 각각 선정됐다. 지난 6월 별세한 고(故) 유현목 감독과 얼마전 타계한 영화배우 고(故) 장진영씨의 추모전도 마련된다.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지난해보다 월등히 늘어난 규모와 관련해 "우선 부산시의 뒷받침이 컸다"면서 "코스타 가브라스, 트란 안 홍,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 등 해외 거장 감독들이 참여를 희망한데다 신인 감독들의 작품이 너무 많아 걸러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작고한 영화인들의 유작전과 추모전을 안 할 수 없다 보니 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어 작품들도 예년에 비해 더 늘어났다. 전 세계 최초로 상영되는 월드프리미어 98편에 자국 상영 후 해외에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46편. 도합 144편이 프리미어다. 지난해는 133편이었다.
 
프리미어 작품은 영화제 위상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경 홍콩 상해 등 아시아 영화제들 중 부산이 단연 우위에 있다고 평가하는 이유도 바로 프리미어 작품 수에 있다. 한때 아시아 대표 영화제였던 홍콩국제영화제의 올해 프리미어 숫자는 월드프리미어 19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7편, 아시아 프리미어 33편 등 모두 69편. 이는 모두 합해도 올해 부산의 월드프리미어 숫자에 못 미친다.
 
이와 관련,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아시아 영화제들의 경쟁이 어느 정도 정리된 것 같다"며 "지금은 영화제들이 개설한 마켓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고 말했다. 행사 외형 면에서 경쟁 영화제들이 부산의 규모를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아시아를 넘는 영역 확장, 한국영화 지원군 역활
 
이 같은 자신감은 변화된 부산의 방향에서도 엿볼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영화들이 펼쳐질 부산이 올해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아시아를 넘어서'다. 이제는 유럽과 아프리카까지 그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부산의 위상이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시아 영화의 중심지로 성장한 부산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 영화 발굴과 발견에 초점을 맞춰왔다. 올해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등 소외된 지역의 수작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부산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올해는 플래시포워드(Flash Forward)상을 신설해 비아시아권의 젊은 감독들에까지 수상영역을 넓혔다. 기존 수상이 아시아권 젊은 감독들과 작품에만 한정됐다면, 세계 영화계의 젊고 역량 있는 감독들을 키워내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나타낸 것이다.
 
부산은 이미 2006년부터 PPP(Pusan Promotion Plan. 기획 중인 영화를 선보이는 프로젝트 마켓)에서 아시아 외 지역 프로젝트를 접수하고 있다. 영화제 측은 "올해도 미국, 프랑스, 독일, 이집트, 터키, 러시아 등에서 프로젝트들이 접수됐으며, 이중 터키의 예심 우스타오글루 감독의 신작이 공식 선정됐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도 부산의 관심 지역에 포함됐다. 아프리카 영화 발굴과 네트워크를 위해 영화제 측은 올해 처음으로 이수원 프로그래머를 '부르키나 파소'의 페스파코 영화제에 참가시키기도 했다. 월드시네마에 출품된 케냐 <카메룬의 사랑>은 페스파코 영화제 개막작품으로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미지의 영화 발굴에 최선을 다하자는 목표에 충실하기 위해 아프리카까지 발을 뻗쳤다는 것이 영화제 관계자의 전언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또 다른 특징은 '미래 준비'와 '한국 영화 확대', '학술 비평 강화' 등이다.
 
전환기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 전망을 제시하려는 방편으로, 영화계 시장 재편과 제작 환경 변화에 맞춰 온라인 필름마켓, 아시아 3D 영화 중심기지 구축 작업 등을 펼친다.
 
한국영화 신작을 대거 선보이는 것은 독립 장편영화의 지원군 역할을 맡겠다는 부산의 각오를 보여준다. 개막작을 한국영화로 선정한 것도 이 같은 방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지난해는 여성 감독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2번째 장편을 내놓는 감독들이 많다"면서 "대중적이고 유머스러운 영화가 많다는 것이 이번 작품들의 특성"이라고 밝혔다. 대중과 친근하게 소통하는 한국영화의 여유로워짐과 다양한 장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은 학술 비평 강화를 위해 모든 학술행사를 'PIFF 아카데미'로 통합했다. 세미나와 포럼, 비평집 발간에 '관객심사단'을 운영해 관객들의 비평 참여를 늘릴 예정이다.
 
운영은 계속 불안, 신종플루 대처 시스템 구축
 
하지만 이런 의욕적인 모습에도 부산의 고질적 문제점인 영화제 운영과 관련해선 올해도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70개국 355편이라는 상영작은 부산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훨씬 넘는 규모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영작은 320편이었지만 10건에 가까운 영사사고 등이 발생하며 원성이 높았다. 영화제 운영 인력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됐다. 적정상영작 수가 280~300편 정도로 감안되는 것을 볼 때, 올해도 운영에 무리가 따를 것임은 불가피해 보인다.
 
부산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일부 단기스태프들의 근무기간이 3개월에서 2개월로 줄어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상영작 수가 늘어나 힘들어진 면이 많다"고 전했다. 자원봉사자 수도 지난해와 엇비슷한 수준이어서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상영작은 영화제 운영상 부실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자막팀의 업무가 많아지고 운영에서 과부하 가능성은 있지만 철저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신종 플루 위험과 관련해 "시와 거점 병원이 연계해 대책팀을 마련하고, 그랜트 호텔에 의사가 상주해 진단과 처방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상영관 소독과 8만개의 세정제를 비치하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8일 수영만 야외상영장에서 개막식을 갖고 남포동과 해운대 센텀시티의 상영장에서 10월 16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 개막작 1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장동건 이순재 고두심 주연의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장동건 이순재 고두심 한채영이 주연한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대통령을 소재로 한 영화다. 나이든 대통령과 젊은 대통령, 여성 대통령이 정치적 결단과 윤리적 선택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과정을 보여준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특별한 존재인 대통령에 대한 우화로 기존의 한국 영화가 다루지 못했던 영역을 뛰어넘는다. 그것은 시대정신을 드러내는 대중영화의 사려 깊은 매력이자 장진 감독의 유머다.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이 국민의 가슴 속에 남은 현실에서 대통령을 다룬 영화가 '부산영화제'의 시작을 알린다는 것이 특별하게 보인다. 그 중 한 분은 부산이 기반이었기에.
 
장진 감독은 "대통령 또는 대통령님이라고 표현하면 혹시 깔려고 하는 건가? 아님 권위주의적 요소를 내세우려 하는 것인가로 보는 시각이 있다"면서 "대통령이란 단어에 위압감이 있어 '굿모닝 프레지던트'로 제목을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외피적으로는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알 수 없는 것이 많다. 대통령이 어떤 존재인지 조금만 깊게 들어가면 많은 기대가 있어서 그런지 실망도 많다"면서 "만나고 싶은 대통령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진 감독은 "개막작 선정에 감사하다"며 "부산영화제에서 찾아왔기에 영화만 보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더 글로벌하게 찍을 것을 그랬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너무 편하고 마냥 신나게 재밌게 찍은 영화"라고 말했다.
 
처음 영화를 들고 부산을 찾았을 때를 회상한 장 감독은 "27살 때 철도 없었고 사람 많은 곳에서 상영되는 것이 좋은 데다 내 영화에 영어자막이 붙는 게 신기했었다"고 말하고, "개폐막작이 흥행 징크스가 있지만 부산에서 기분 좋은 바람 타고 관객들과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장진 감독은 3회 때 <기막힌 사내들>로 부산을 찾았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상업영화 성격이 짙은 <굿모닝 프레지던트>의 개막작 선정이유에 대해 "대중 영화적 특성 있지만 상업적 영화로 특징지을 수 없다"면서 "한국영화에 힘을 실어주자는 고민에서 개막작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한국영화와 월드프리미어라는 조건에 맞는 작품이었다"며 올해 개막작 선정에 프로그래머들간 의견이 쉽게 모아졌고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부산의 개막작은 영화제 간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반적으로 초청작품들이 확정된 후 월드프리미어 작품들 중에서 제작 완료 및 필름 수급 상황을 봐서 프로그래머들의 논의를 통해 선정되는데, 후보작이 여러 편일 경우 각자의 생각이 달라 선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폐막작도 마찬가지.
 
이런 경우 최종 결정권은 김동호 이용관 공동 집행위원장이 갖게 된다. 이는 10회 때부터 정착된 구조인데, 집행위원장이 최종 선택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올해 개폐막작은 프로그래머들의 무난한 합의가 도출된 것으로 여겨진다.
 
출처: 오마이 뉴스 성하훈 기자
오마이뉴스 연예 | 2009.09.09 (수) 오후 6:38
 
(총 10명 참여)
kwakjunim
음..그렇군요     
2010-07-25 22:53
probe3kr1
잘봤습니다 ^^     
2010-07-18 03:50
wizardzeen
읽었습니다     
2010-06-18 11:12
dlrltnr1929
잘읽었습니다     
2010-06-16 18:52
mal501
잘읽었습니다     
2010-06-06 16:21
leess417
글 잘보고 가요~     
2010-05-26 17:12
image39
아~그렇군여..     
2010-05-19 19:26
sookwak0710

 제대로된 대처가 없다면.. .. 이또한..

많은.. 실책을 남기는게 되겠군요~
    
2010-04-23 14:56
dndb2ro
최고     
2010-04-06 08:08
l303704
잘읽었어요     
2010-03-11 16:5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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