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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 <범죄의 재구성>의 최동훈 감독 신작 <전우치>는 내심 기대했던 영화였으나 실망스런 결과물로 모습을 드러냈다.
 
시공간을 자유로이 넘나들고 분신술을 쓰는 도사라는 존재들과 그들이 현대에서 겪는 에피소드, 흥미로운 플롯 장치가 나름 흥미를 유발시키지만 감독의 전작들보다 재미가 훨씬 떨어진다. 게다가 대작 영화로 만들면서 너무 과욕을 부린 듯 어색한 CG와 무리한 액션 연출, 산만한 편집 등 단점들이 너무 많다.
 
할리우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최근 한국 영화에 나오는 특수효과도 많이 좋아졌는데 <전우치>에 나오는 풀 CG 크리쳐들은 결코 칭찬할 수준이 못 된다. 게다가 실사와의 이질감을 감추기 위해 카메라 트릭을 많이 이용했는데 그것이 영 매끄럽지가 못하다.
 
도사들이 원래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현란하게 싸우는 건지, 아니면 내 눈이 못 따라가는 것인지 어지럽기만 할 뿐 짜릿함이나 박력 같은 게 결여돼 있다. 부적과 부채를 이용하는 도술 대결이 신선하긴 해도 관객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추긴 힘들 것이다.

장면과 장면 사이의 연결도 부자연스러워서 ‘방금 어떻게 된 거지?’ 의아하게 만드는 장면들이 계속 나온다. 심지어 영화의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그러니 황당할 따름이다.
 
시사회장이었던 왕십리 CGV라면 극장 시설이 결코 나쁜 곳이 아닌데 배우들의 대사조차 잘 안 들린다. 편집, 사운드 등 후반작업이 덜 된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다.
 
자극적인 소재의 범죄물을 연출하며 강렬한 캐릭터와 대사로 재미를 주었던 최동훈 감독이 이번에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어보려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
(2009년 12월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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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림무비 스탭
애니메이션 번역, DVD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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