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익준 단편(2012)





<바라만 본다> (2005)

준호는 성희에게 사진을 가르쳐 주고 있다. 내심 성희를 좋아하지만 변변한 고백 한번 못한 채 친구로 곁을 지키던 준호는 어느 날 자신을 통해 알게 된 선배 형과 성희가 이성으로 가까워졌음을 알게 된다. 친구보다는 가깝고 애인보다는 먼 사이, 가장 가까운 곳에 있지만 멀기만 한 이의 곁을 지키는 한 남자의 애틋함과 쓸쓸함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 감독 겸 배우 양익준의 섬세하면서 현실감 넘치는 연기는 사랑 앞에 서툰 남자를 묵묵하게 그려낸다.

<낙원> (2005)

짧았던 하룻밤, 지난 밤 무심히 찾아왔던 여자는 남자를 남겨둔 채 그렇게 무심히 떠나간다. 밤사이 내린 비로 촉촉이 젖은 시골길을 걸어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쫒아 불편한 다리를 절뚝이며 걷는 남자. 어쩌면 잠시 찾아왔다 떠나기를 반복했을 여자와 언제나 그 자리에 남아 그녀를 기다렸을 남자, 초라하지만 그래서 더욱 애틋한 사랑 혹은 이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는 오래 된 시간의 무게, 떠나는 자와 남겨진 자의 상념으로 가득한 단편.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 (2005)

수기 회사의 영업사원 영은은 매사에 눈치 없는 피아노 조율사 용희를 싫어하지만 정수기 판매를 위해 친한 척 한다.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두 사람이 친한 사이로 보일까 걱정하던 영은은 문득 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적당히 가식적이고 계산적인 영은의 모습은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일 터, 애써 외면하던 가식과 외로움을 들킨 순간 찾아오는 당황스러움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영화. 착하지만 눈치도 없고 이유없이 싫은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 용희를 100% 그려낸 배우 양익준의 매력으로 충만한 영화.

<드라이버> (2006)

어두운 골목길, 쓰레기 봉지를 뒤지던 한 남자가 드라이버를 발견한다. 알 수 없는 욕설을 뱉으며 드라이버를 휘두르던 남자. 그리고 허공을 향해 있던 남자의 드라이버는 골목길을 지나던 한 여인에게로 향한다. 흑백의 강렬한 이미지와 흔들리는 카메라, 비선형적인 시간구조를 통해 ‘분노’라는 감정과 순환되는 폭력의 작용을 다섯 개의 컷으로 담아낸 작품. 정서의 감식가, 김종관의 또 다른 면모와 불현 듯 터져 나오는 분노를 온몸으로 표현한 배우 양익준의 강렬한 연기가 형식적인 실험 이상으로 돋보이는 작품.

<바람이 분다> (2006)

공장에서 일하는 기석은 같은 회사의 이주노동자 레띠하를 좋아한다. 주말을 맞은 기석은 레띠하와 식사약속을 하고 드라이브도 제안한다. 기석은 레띠하와 둘만의 드라이브를 생각했지만 레띠하의 남자친구가 나타난다. 공장 노동자, 이주민, 남자와 여자. 정도만 다를 뿐 사회와 성별, 국적 같은 사회적 잣대 앞에서 결국은 모두가 상대적 약자이며 사랑 앞에서는 무력한 개인에 불과한 이들. 그들 모두의 가슴 속에 불어오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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