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콜레트럴> 등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스타일과 비장미는 마이클 만 감독의 전매특허다. 현란하지 않아도 그의 액션은 묵직한 중량감과 함께 쾌감을 선사했다. 말이 없어도 그의 캐릭터들은 증오와 분노를 온몸으로 발산해 보는 이들을 긴장시켰다.
마이클 만 감독의 신작 <마이애미 바이스>는 그만의 전매특허가 고스란히 응축된 작품이다. 1986년 TV 시리즈를 20년이 지난 2006년 영화로 리메이크한 작품인 <마이애미 바이스>는 마이클 만이 TV시리즈의 감독이기도 했다. 때문에 더욱 디테일한 심리묘사와 리얼한 액션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
그 기대치에 영화는 충분히 마이클 만 방식으로 화답한다. 총기액션의 1인자임을 입증하듯, 하늘을 날고 건물에서 추락하는 액션은 없어도, 리얼한 총기액션만큼은 간담을 서늘하게 할 정도다. 감각적인 스타일의 느와르 영화로 정의할 수 있는 마이클 만 감독의 세계에서 남성은 여성보다 미묘한 심리를 가진 인물들로 묘사된다. 복잡하지 않은 스토리를 풍성하게 보이게 하는 것도 캐릭터의 심리에 영화의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들은 <마이애미 바이스>를 리얼리티에 기반 한 액션느와르 영화로 완성시켜 주고 있다.
대사가 치고 들어갈 자리에 카메라는 인물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응시해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을 화면에 가득 채운다. 분노와 질투가 느껴지는 이 정적인 화면은 차곡차곡 쌓여 극도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카메라는 심하게 요동치기보다 주관적인 시선으로 주인공들의 표정에 가까이 다가가 심리를 담아낸다. 주연을 맡은 콜린 파웰과 제이미 폭스는 거친 남성성 안에 나약함을 이런 식으로 카메라한테 들켜 입체적인 인물로 소니와 리코를 완성시켜 나간다.
<마이애미 바이스>를 마이클 만 감독의 스타일이 그대로 이어진 작품으로 보기에는 영화 전반에 전과 다른 변화들이 엿보인다. 도시의 전경을 내러티브 안에 녹여낸 것은 여전하지만 그 도시 안에 사는 인물에 관한 설정은 전보다는 따뜻해졌다. 마이클 만의 세계에서 남성은 폭력의 절대 우위에 있는 존재다. 잔인한 세계에서 그들은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기를 꺼려해 차가운 느낌을 갖게 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마이클 만은 리코(제이미 폭스)의 베드 씬을 상당히 에로틱하게 잡아내고 있다. 소니(콜린 파웰)는 마약갱단 보스의 연인인 이사벨라(공리)와 위험한 관계 또한 마냥 위험하게 카메라에 포착하기보다 좀 더 두 연인의 감정에 충실하려고 한다. 이런 시도는 주인공의 남성성을 거칠고 차가운 혹은 냉혹한 이미지로 한정시키고 않아 잔혹한 액션에 당위성과 극적인 긴장감을 부여한다.
차갑고 비정한 마이클 만의 세계가 다채로운 인간상을 갖추게 된 거다. 감독의 이 같은 변화는 리얼리티한 느와르 세계를 완벽하게 스크린에 담아 보고픈 감독의 묵직한 욕심이다.
글_ 2006년 8월 8일 화요일 | 최경희 기자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