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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몰랐다. 이토록 유쾌한 ‘낮술’이 있을 줄은..
낮술 | 2009년 1월 28일 수요일 | 김선영 기자 이메일


아무튼~! 여자가 문제고 술이 웬수다. 아니..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거절이라고는 못하는 우유부단함과 소심함이다.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나는 것 같은 강원도 로드무비 <낮술>은 지지리 복도 없는 남자 혁진의 5박 6일 우여곡절 인생역경을 참으로 다채롭고 위트 있게 담아낸다.

혁진(송삼동)은 지혜라는 여자에게 실연을 당했다. 친구들은 그를 위해 위로의 술판을 벌여준다. 그리고 기분전환을 위해 다음날 강원도 여행을 함께 하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다음날, 정선 터미널에 도착한 사람은 혁진뿐이다. 그때부터 그의 여정은 꼬이기 시작한다. 정선 5일장은 아예 열리지도 않고, 겨우겨우 친구가 연락해 놨다는 펜션을 찾아가지만 다음날 보니 엉뚱한 곳이었다. 더구나 혼자 놀러왔다고 담배를 빌리던 어여쁜 언니는 술도 주고, 담배도 주고, 몸까지(?) 드렸는데, 결국은 자신의 정체도 남기지 않고 모두 다 가지고 사라져 버렸다. 여기에 버스에서 만난 약간 사이코스런 여자, 생명의 은인이지만 눈이 참 끈적이며 애틋한 트럭 운전사 아저씨, 고맙게도 자신을 데리러 정선까지 온, 그러나 지혜랑 사귄다고 하는 친구 새끼. 인생에서 겨우 5박 6일인데... 집에 가고픈 마음은 더욱 간절해진다.

거창한 감독이 연출한 것도 아니고, 완전 빵빵한 배우들이 나오는 것도 아니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외국 여기저기서 상을 받다가 ‘2009년 미국 개봉 확정’을 결정지은 <낮술>. 영화는 대사와 상황, 배우들의 생뚱 발랄, 아리송이 더해져 처음부터 끝까지 호흡을 잃지 않는다. 여기에 영화 속 준혁의 5박 6일을 들여다보면 ‘니가 남잔데.. 술과 이쁜 여자를 거절할 수 있겠냐?’라는 인간 본연의 질문에 대하여 어찌 이토록 솔직하고, 유쾌하고, 처절하게 대답을 만들어 냈는지.. 다분히 현실적이며 현실을 비꼰 상상력에 웃지 않을 수 없다.

<낮술>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우리의 뇌리에 매우 생소한 몽타주지만, 그들이 맡은 한 명 한 명의 캐릭터는 매우 강한 인상을 남긴다.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준혁과 강원도 여행에서 부딪히는 인물들은 대부분 일반적인 범주를 벗어난다. 그렇기에 준혁과의 캐릭터 충돌을 일으키고 술로 인해 더욱이 선택 불가의 상황이 되는 현실은, 캐릭터들의 성격에 따른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며 로드무비의 지루함을 걷어 낸다. 물론 영화에 등장하는 강원도의 모습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 만큼 청정한 기운을 곳곳에서 뿜어낸다.

영화를 만든 노영석 감독은 매우 신선한 뉴 페이스로 <낮술>이 자신의 첫 작품이다. 영화 만들기에 말도 안돼 보이는 단돈(?) 1000만원으로 13일 동안 10회의 촬영으로 만들어진 영화. 그렇기에 스텝도 영화에 출연하고, 강원도에서 직접 출연자를 섭외하는 센스를 보이며, 감독은 무려 각본, 연출, 촬영, 제작, 미술, 음악, 편집, 횟집주인 목소리 연기까지 1인 8역을 해내는 대단한 투혼을 불사 지른다. (개인적으로는 음악이 참 발랄하다 느껴지던데..) 이러한 제작 현실을 알고 나니 수십억 들여서 요란만 할 뿐, 관객들 가슴에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영화들은 ‘반성 좀 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본인의 말처럼 엉성하고 허술한 부분이 영화 곳곳에서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런 부분이 좀 더 나아지길 바라며 그의 두 번째 작품을 기대해 본다.

2009년 1월 28일 수요일 | 글_김선영 기자(무비스트)




-술 좋아하고, 여자 좋아하시나요?
-유쾌한 로드무비를 기대한다면.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자의 최후가 궁금하다면.
-캐릭터의 매력이란 이런 것.
-상영관과 시간을 꼭 확인하시길.
-배우 낯설고, 감독 낯설고, 블록버스터 더더욱 아니고.
-술과 여자에 깊은 상처가 있다면...
-로드무비라는 장르자체를 싫어하는 분도 있을 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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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jilej
반응이 좋더군요   
2009-02-01 00:56
dulcemente
와 ㅋ 기대되네요   
2009-01-30 18:51
podosodaz
재미있겠네염   
2009-01-30 13:35
sinama0613
재밌어요 ㅋㅋ 추천   
2009-01-30 11:39
shelby8318
재밋겠네.   
2009-01-29 17:32
kwyok11
배우 낯설고, 감독 낯설고~~   
2009-01-29 17:06
theone777
쏠쏠한 재미가 있을듯? ㅋ   
2009-01-29 02:21
ooyyrr1004
술 좋아하고, 여자 좋아하시나요? ㅋㅋㅋ   
2009-01-2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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