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욱(송중기)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선물로 남긴 강아지 마음이(달이)를 애지중지 아낀다. 마음이가 새끼 3마리를 낳자 동욱은 강아지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쏟는다. 마음이를 돌보느라 공부가 뒷전인 아들이 불만인 동욱 엄마는 결국 마음이와 새끼들을 봉구(동욱 외삼촌, 권해효)에게 보낸다. 그러던 중, 훔친 다이아몬드를 동물 박제에 숨기려는 보석털이범 ‘필브라더스’(성동일, 김정태)에게 달이의 새끼 한 마리가 납치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에 마음이가 자식을 구하기 위해 필브라더스를 쫓으면서, 도둑들과 마음이의 ‘두뇌 싸움’이 시작된다.
성장 드라마와 로드 무비가 결합된 <마음이 2>의 이야기는 그리 새로울 게 없다. 머나먼 길을 떠났다가 종국엔 집으로 돌아오는 개의 여정은, 멀리 <래시>에서부터 가깝게는 애니메이션 <볼트>까지 많은 애견 영화들이 차용한 방식이다. 이러한 기시감을 피하기 위해 <마음이 2>는 ‘덤 앤 더머’ 형제를 내세워 코믹을 적극 끌어안는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전략은 나쁘지 않다. 억지스러운 눈물 강요가 부담이었던 전편의 불편함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 어리바리 형제의 웃음코드가 지나치게 단순한 게 흠이기는 하지만, 성동일, 김정태의 물 오른 연기가 시나리오의 단점을 일부분 상쇄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유머가 유치하다고 느껴진다면, <마음이 2>가 가족 단위 관객을 노린 전체관람가 영화임을 염두 해 둘 필요가 있겠다. <마음이 2>는 거창한 야심이 있는 영화라기보다, 소소하게 감정을 파고드는 영화이니 말이다. 관객의 감정을 보다 효과적으로 건져 올리기 위해 영화는 감동코드도 빼놓지 않는다. 납치당한 새끼를 구하기 위해 헌신하는 마음이의 모성애는 꽤나 눈물겹다. 마음이와 새끼가 만나는 장면들에 사용된 슬로우모션이나, 클로즈업 화면 처리도 감정을 끌어올리는데 효과적으로 쓰인 느낌이다.
한편 영화는 시나리오 단계서부터 중국 북경금전영업유한공사로부터 20만 달러를 투자 받아 제작됐다. 덕분에, 이미 중국 내 200개 이상의 상영관을 잡았는데, <해운대>에 이어 두 번째로 중국 흥행 수익을 돌려받는 ‘분장제’ 방식으로 상영 될 예정이다. 영화에 중국 배우 장한이 등장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 중국인 유학생 짜오밍으로 출연한 장한은 중국판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 역할을 했던 스타로, 중국 개봉을 위한 카드로 보인다. 다만, 장한의 국내 팬들이라면, 실망할 공산이 크다. 한국에서 개봉하는 버전과 중국 개봉 버전이 다르니 말이다.(중국 버전에서는 장한의 비중이 크다.) 아닌 게 아니라, 시사회 이후, “그 중국 청년(장한)은 도대체 왜 나온 거야?”하는 볼멘소리가 많이 들리는데, 버전이 다르다는 걸 알아두면 불만이 덜 할 듯하다.
2010년 7월 16일 금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