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천자문>의 모티브는 중국 4대 고전 중 하나인 서유기다. 천방지축 손오공과 보리선원 최고의 우등생 삼장, 천하태평 돈돈이 한자 수련을 통해, 마법천자문 조각을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혼세마왕에 맞선다는 게 주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만화는 두려움에 굴하지 않는 마음 勇(용기 용), 끊임없는 배움 學(배울 학), 참을 줄 아는 자세 忍(참을 인), 믿어주는 마음 信(믿을 신), 변하지 않는 우정 友(벗 우)등의 한자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한다. 주인공들이 風(풍)자를 쓰면서 “바람 풍!”을 외치면 바람이 불고, “열려라, 개(開)”라고 외면 닫혀있던 문이 활짝 열리는 식이다. “받아라, ‘불화’(火)!”, “어림 없다 ‘물 수’(水)!” 등 한자가 무기로 그대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처럼 한자의 뜻과 소리 모양을 하나의 이미지로 구현, 거부감 없이 전하는 게 <마법천자문>의 숨은 포인트다. 원작 만화를 교육적 효과를 겸비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 entertainment +education)’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법천자문>의 최대 장점은 아이들의 시선을 고정시키는 검증된 원작의 힘이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제작된 작품이라도 대상의 흥미를 끌어내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는 건, 당연한 이치. 그런 점에서 이미 다수의 고정 팬을 보유한 <마법천자문>은 매우 유리한 지점에서 출발하는 애니메이션이다. 특히 이번 극장용에서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측면을 더 살려 재미를 더했다. 원작을 읽지 않았던 아이들도 끌어들이겠다는 시도로 보인다. 여성스러운 캐릭터였던 삼장을 질투심 많은 소녀로 바꾸고, 조연에 머무르던 돈돈을 주연으로 신분 상승 시킨 것도 재미를 더하기 위한 일환이다. <원더풀 데이즈> 감독이자 미국에서 <배트맨> <이온 플럭스> 등의 TV애니메이션 레이아웃을 담담해 온 윤영기 감독과 <애니 매트릭스> <천년여우 여우비>등의 작업에 참여한 스태프들이 이 국산 애니메이션의 탄생에 함께 했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미취학 혹은 초저학년용이라는 게 <마법천자문>에게 던져진 숙제다.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어른들이 극장에서까지 굳이 이 만화에 돈을 지불할지는 의문이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는 2D 그림체와 쉬운 스토리 라인이 빈약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2010년 8월 13일 금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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