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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할 수 없는 살인게임. 당신은 빠져들고 말 것이다.
시리즈 7 | 2001년 10월 18일 목요일 | 권혁 이메일

TV혼수상태 - 우리는 모두 노예들.

TV혼수상태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부족한 식견이지만, 주어들은 바로는 대강 이렇다.
TV에서 쏟아내는 엄청난 양의 정보와 오락에 끊임없이 얻어맞은 현대인의 뇌는 물렁해지기 마련이다. 때로는 TV를 보고있으면서도 자기가 보는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는 멍한 상태가 된다. 일기예보를 방금 보고 나서도, 막상 내일의 날씨를 물으면 모른다는 것이다. 뉴스를 보면서 보도내용이 나오자마자, 다 듣기도 전에 반사적으로, 입에서 욕부터 나가는 꼰대들의 반응도 이와 연관되어있지 않을까.

카페인 중독, 니코틴 중독, 알코올 중독, 쇼핑 중독, TV 중독까지... 도처에서 당신을 노리고 있다. 모든 것은 중독이다. 당신의 머리가 몽롱한 상태를 피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짐 모리슨은 우리에게 외쳤다. "너희는 모두 노예들이다"

간교한 TV의 사주를 받는 순간, 당신도 킬러가 된다.

무작위로 정한 출연자들을 참가시켜 진행되는 TV 게임쇼 '적수들(Contenders)'. 여기 선발된 사람은 출연을 거부할 수 없고, 한번 참가하면 마지막 생존자가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를 죽이는 것이 게임의 법칙이다. 최후의 승자에게 주어지는 유일한 보상은 자신의 생명 뿐. 이 잔인한 게임은, 24시간 출연자를 쫓는 TV 카메라를 통해 방송된다. 만삭의 임산부인 도온은 함께 출연한 10명의 참가자를 죽이며 우승의 고지에 선다. 그녀는 생존을 위한 최후의 라운드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라운드만 마치면 그녀는 자유의 몸이 된다. '적수들'의 제작진은 이 "일곱 번 째 시리즈"를 위해 5명의 새로운 참가자를 무작위로 선발한다. 실직과 마약 중독으로 가족이 파탄에 빠지게 된 토니. 종교적 신념이 강한 응급실 간호사 코니, 권위적인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18세의 평범한 소녀 린지, 그리고 나이 지긋한 음모 이론가 프랭클린과 예술가이자 반전론자인 제프가 도온의 새로운 적수들로 정해지게 되는데...

참으로 오랜만에, "전율"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작품을 만났다.
'시리즈7'은 메멘토와 견주어도 그 재미와 감동이 절대 뒤쳐지지 않는 문제작이다. 오히려 더 쉽고 명쾌하며, 그래서 더욱 힘있는 호소력을 갖추고 있다.

내가 농담으로 보이니?

’Cops'라는 미국의 TV쇼를 아시는지. 미국판 <경찰청 사람들>이라고 할만한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히트행진을 계속한 바 있다. 심지어 '엑스파일'마저도 시리즈 중 한편을 통째로 ’Cops'를 패러디 하는데 헌사 할 정도이다. '시리즈7'의 감독인 다니엘 미나핸은 바로 이 유명한 타블로이드 TV쇼 ’Cops'의 제작자. 그는 전력을 살려, '적수들(Contender)'이라는 가상의 TV쇼 중 한 편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도저히 가당치 않을 것 같은 이 잔인하고 비도덕적인 가상의 TV쇼는, 그러나 관객의 눈앞에서 생중계 되고, 머지 않은 현실로 다가온다. 그것이 이 영화의 힘이다. 최후의 한사람이 남을 때까지 출연자들이 서로를 죽인다는 설정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 것이다. 영화는 한술 더 떠, 이 끔찍한 TV쇼의 형식만을 빌어 이야기를 진행하고, 결과는 성공적이다. 새롭다면 새로운 이러한 시도는, 리얼한 느낌과 긴박감을 증폭시키며, 관객의 머리칼을 쭈뼛거리게 한다. 그야말로 한편의 생생한 타블로이드 TV쇼를 스크린으로 지켜보는 느낌을 살려낸 것이다. 치밀하게 직조된 화려한 미장센은 애초에 기대할 수 없지만, 장면마다 넘쳐나는 살아 숨쉬는 생동감이 넘쳐나고 있다.

& SHOW MUST GO ON...

이 영화는 살육의 중계를 통해, 미디어와 그 세례에 얻어맞아 뇌가 만신창이가 된 현대인을 비웃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제의식의 묵직함과 형식의 새로움 못지 않게, 드라마의 (극적인) 재미 또한 만만찮다. 이 영화의 경우, 내용에 대해 미리 많은 것을 알수록 영화 보는 재미와 충격은 특히 반감하게 될 터, 나중에 보는 관객을 위해 내용에 대한 언급은 피하는 게 좋을 듯. 한가지, 마지막의 반전은 정말 기대해도 좋다.

사실을 왜곡하고 진실을 조작하는 거대미디어. 그러나 그 무소불위의 권력 앞에서 우리는 거의 무방비 상태다. 영화의 라스트는 이 사실을 확인사살하며 끝을 맺고, 심지어는 이어질 시리즈의 예고편까지 곁들인다. 과연 이 시리즈는 흥행에 성공하고, 속편을 선보이며 계속될 것인가. 그렇게 된다면, 그 사실 자체만으로 하나의 커다란 아이러니이고, 블랙코미디이다. 그리고 현재의 전망으로는, 아마 그렇게 될 것이다. 이 영화엔 몸서리쳐지는 재미와 악 소리 나는 결말이 있으니까.

3 )
ejin4rang
살인게임이라니   
2008-10-16 17:04
rudesunny
너무 너무 기대됩니다.   
2008-01-21 18:08
kangwondo77
거부할 수 없는 살인게임. 당신은 빠져들고 말 것이다   
2007-04-27 15:3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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