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와 요괴들의 동거라는 설정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를, 극의 배경인 ‘세토내해’ 섬은 자연스럽게 <벼랑위의 포뇨>를 떠올리게 한다.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은 지브리 애니메이션과 사촌벌인 작품이다. <모노노케 히메 :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작화 감독을 담당했던 안도 우마사시가 참여한 것 만 봐도 지브리의 세계관이 들어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숲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면서 요괴 마메와 다수의 정령들이 한 데 모이는 장면은 여타 지브리 애니메이션과 오버랩된다. 소녀의 성장담을 극의 중심으로 잡았다는 것 또한 일치한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이는 <인랑>의 연출을, <카우보이비밥 : 천국의 문> <이노센스> 등의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를 담당했던 오키우라 히로유키. 그의 전작을 봤을 때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이 과연 그의 손에서 탄생했을까하는 의구심이 먼저 든다. 감독이 다른 노선을 갈아탔다고 해서 아쉬움이 남지는 않는다. 인물들의 사실적인 감정표현, 후반부 태풍을 뚫고 요괴들과 함께 질주하는 역동적인 장면은 전작에서 보여줬던 감독의 장점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아픔을 갖고 있던 소녀가 그 상처를 치유하고,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까지 전한다.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하품만 했던 어른 관객들에게도 반가운 영화가 될 것이다.
2012년 7월 6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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