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배우: 타카하시 잇세이, 릴리 프랭키, 사이토 타쿠미, 마츠오카 마유
장르: 가족,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71분
개봉: 7월 4일
시놉시스
‘코지’(타카하시 잇세이)의 아버지(릴리 프랭키)는 오래전 담배 사러 간다고 나간 후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이후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게 된 엄마와 형(사이토 타쿠미)과 함께 힘든 생활을 했지만, 번듯한 어른이 된 ‘코지’. 마작판에 살다시피 한 아버지는 빚쟁이들이 집으로 찾아오는 등 가족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지만, 가끔 어린 ‘코지’에게 야구를 가르쳐주곤 했었다. 어느 날 집을 나간 지 13년이 지난 아버지의 소식을 듣는데…
간단평
바로 옆에 위치한 두 장례식장, 그곳의 주인은 ‘마츠다’로 성이 같은 고인이 나란히 잠들어 있다. 조문객이 빈소를 잘못 찾아오길 수차례, 접수를 맡던 젊은 여성은 일일이 객들에게 고인의 풀네임을 확인하기에 이른다. 고인을 애도하는 조문객이 운집한 화려한 옆 장려식장과 달리 초라하기 짝이 없는 이웃 빈소에는 몇몇 객만이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상주는 ‘코지’(타카하시 잇세이)와 형 ‘유시오카’(사이토 타쿠미)로 제멋대로 살다가 집을 나간 후 소식이 끊긴 아버지의 빈소를 지키는 중이다.
가족이 몰랐던 아버지의 13년의 세월을 반추하는 <13년의 공백>은 조문객들의 기억을 통해 그 시간을 드러내는데, 추모사를 읊는 이들의 면면이 매우 다채롭다. 트랜스젠더, 경마 동료, 마작 상대, 술집 직원, 깡패로 주로 사회적으로 소외되거나 낮은 위치에 자리한 이들인데, 하나같이 아버지가 ‘좋은’ 사람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시선을 끄는 것은 추모하는 이들을 바라보는 두 형제와 ‘코지’의 여자친구, 세 인물의 반응을 포착한 카메라의 앵글로 추모사가 이어질 때마다 변모하는 감정을 전한다.
<우리 가족: 라멘샵>(2018), <평일 오후 3시의 연인>(2017) 등으로 친숙한 배우인 사이토 타쿠미의 감독 데뷔작으로 2017년 작이다. 너무 싫어했던 아버지를 조금은 좋아하게 되기까지, 13년의 시간을 71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 농축하는 데 성공한 사이토 타쿠미는 연기뿐 아니라 연출에도 뛰어난 역량을 지녔음을 입증했다.
2019년 7월 4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