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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적 장치와 인간 심리의 만남 (오락성 6 작품성 6)
8번 출구 | 2025년 10월 27일 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카와무라 겐키
배우: 니노미야 카즈나리, 고마츠 나나, 코치 야마토, 아사누마 나루, 하나세 코토네
장르: 스릴러, 공포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95분
개봉: 10월 22일

간단평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출근길 만원 전철 안. 한 남자가 울고 있는 아기를 어르는 여자를 향해 고함을 지른다. “아침부터 아기를 데리고 타다니!” 남자의 거친 말은 이어지지만, 주변 사람들은 침묵과 외면으로 일관한다. 주인공 남자(니노미야 카즈나리)도 그중 한 명이다.

2023년 출시된 동명 게임을 원작으로 한 <8번 출구>는, 숨은그림찾기 식의 탈출 게임을 어떻게 영화적으로 풀어낼지 관심을 모았다.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의 흥행 프로듀서이자 소설 ‘이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의 작가이기도 한 카와무라 겐키 감독은, 두 번째 장편인 이번 작품에서 ‘아기’를 핵심 테마로 설정했다. 주인공은 전철에서 내려 출구로 향하던 중, 전 여자친구로부터 아기가 생겼다는 전화를 받는다. 그 순간 문득 미로에 갇히게 된 그는 일명 ‘헤매는 남자’가 된다. 미로에서 남자는 반대 방향에서 걸어오는 ‘걸어가는 남자’(코치 야마토)와 소년(아사누마 마루), 여고생(하나세 코토네)을 만나게 된다.

주인공이 마주하는 미로의 규칙은 단순하다. 이상현상을 발견하면 돌아가고, 발견되지 않으면 계속 직진한다. 만약 룰을 어기면 리셋되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0부터 8까지 도달해야 탈출구인 8번 출구를 만날 수 있는 구조다. 미로 속에서 나타나는 이상현상은 주로 주인공의 심리적 공포에서 비롯된다. 때때로 숫자가 거꾸로 바뀌어 있거나 물건의 위치가 변하는 것 같은 단순한 이상 현상도 등장한다. 요는 이상현상인지 아닌지 발견하고 간파해 내는 것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처음에는 혼자 헤매던 주인공이 나중에는 소년과 함께 미로를 탐색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 소년 역시 극의 주제를 관통하는 ‘아기’의 연장선에 있는 존재라 하겠다. 공포·호러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그 강도는 높지 않은 편. 영화는 단순히 공포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인간 심리와 책임, 관계의 무게까지 엮어 내려 한다. 맥락 있는 서사와 의미를 중시한 시도가 돋보인다.



2025년 10월 27일 월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공포 영화에 취약한데…생각만큼 무섭지는 않으니 도전! +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반복되는 미로 탐색과 리셋, 보다 보면 살짝 지루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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