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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파이3
웃다보니 행복한 웨딩마치가 울려 퍼지네 | 2003년 11월 12일 수요일 | 김작가 이메일

배우들은 놀라 자빠지고 관객은 웃다 쓰러진다
배우들은 놀라 자빠지고 관객은 웃다 쓰러진다
파이 하나로 전 세계를 상큼한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녀석들. 1편을 선보였을 때 싱싱한 젊음과 엉뚱함이 맞물려 청량한 웃음을 짓게 했던 상큼한 녀석들. 다소 화장실 유머가 섞여 있긴 했지만 귀여웠던 녀석들이 어느새 성년이 되어 결혼까지 한단다. 2편의 우여곡절을 겪고 진정한 사랑을 깨달은 짐과 미쉘이 결혼하는 것으로 아메리칸 파이 시리즈의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일단은 그렇다. 할리우드는 속편 발굴에 워낙 뛰어난 곳이니 또 어떤 속편으로 튀어나올지 모르지만 적어도 웨딩 팀이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이것이 완결편이다.

영화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를 패러디하면서 시작된다. 미쉘에게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식탁에 앉은 짐이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자 미쉘은 신속 정확하게 테이블 밑으로 기어 들어간다. 이어 샐리가 그랬듯 짐의 신음소리가 식당 안에 울려 퍼진다. 아메리칸 파이 시리즈를 통 틀어 볼 때 남자들이 성적 호기심에 좌충우돌 할 때 여자들은 이미 성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이번에도 남자 친구가 자신의 정조를 결혼 때까지 지켜주겠다는 말에 헤어지고 왔다는 미쉘의 동생처럼 여자들은 한발 더 나가있다. 늘 여자들이 적극적인 반면 남자들은 말로는 떠벌리면서도 육체적으로는 순진한 자세를 취한다. 어쩌면 고등학교 남학생들의 성적호기심으로 출발할 때의 남성적 시각이 굳어진 이유가 아닐까. 굳이 공들이지 않아도 먼저 옷을 벗고 자기를 환대해주길 바라는 남자들의 환타지가 고스란히 스며든 영화라 할 수 있다.

스티플러 도와줘 제발 결혼 좀 하자
스티플러 도와줘 제발 결혼 좀 하자
파이가 어느새 케익으로 대체되는 순간 파이처럼 케익 역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문드러진다. 스티플러와 짐의 사타구니에서 장렬하게 전사한 케익 덕에 여전히 실컷 웃음을 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게 된다. 시리즈가 끝난 지금 생각해보면 스티플러가 없었다면 과연 이 영화는 어떤 영화가 됐을까 싶을 정도로 스티플러의 개성은 강하다. 아무도 결혼 소식을 알리지 않았는데 창문 밖으로 스티플러가 학교 버스를 몰고 나타났을 때 저절로 터지는 웃음. 이미 스티플러는 아메리칸 파이 시리즈를 본 관객들이라면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내는 캐릭터를 구축한 인물이다. (혹 지금 전 시리즈를 보지 않고 이 영화를 보려는 관객이 있다면 먼저 전 시리즈를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는 결혼을 앞둔 짐과 미쉘의 축으로 스티플러를 세운다. 이제 성적 호기심이 사라진 짐만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기에는 부족했던 것이다. 니들이 나 몰래 결혼을 하려했냐고 분노하는 스티플러의 등장은 결혼당사자와 친구들은 물론 영화를 보는 관객들까지 긴장하게 만든다. 도대체 저 악동이 또 어떤 엉뚱한 사건을 벌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스티플러는 악동이지 악당이 아니다. 친구를 위해 벌이는 일들이 엉뚱하게 진행되는 바람에 일이 꼬여버리기에 관객들 역시 그를 미워할 수 만 없는 상황을 연출한다. 짐이 미쉘의 부모에게 점수 좀 따보려고 조용히 집으로 초대해 저녁을 초대하는 날만 봐도 그렇다. 총각파티를 해주겠다고 경찰과 하녀 캐릭터의 창녀들을 집으로 불러들인다. 시원하게 가슴을 풀어헤치는 창녀들 (처음 아메리칸 파이를 봤을 때 청춘물임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의 과감한 노출씬이 의외였었다. 이후 여성들의 노출은 아메리칸 파이 시리즈의 전략이 된 듯하다)이 미쉘 부모와 마주치면서 짐은 절대절명의 위기에 빠진다. 하지만 스티플러의 기지가 오히려 짐의 가치를 더 높여 놓는다. 이처럼 스티플러는 순간순간 상황을 나쁘게 만들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상황을 역전시켜 놓는다. 이런 순간들은 작은 복선이 된다. 악동 스티플러가 한 인간으로 인정받고 거듭나는 결말에 관한. 이것이 아메리칸 파이 웨딩의 미덕이 아닐까. 때문에 영화가 끝나도 스티플러를 물가에 내 놓은 아이처럼 걱정할 필요 없이 흐뭇한 미소를 짓고 나올 수 있다.

드디어 방황이 끝난 청춘들의 결혼
드디어 방황이 끝난 청춘들의 결혼
성적호기심으로 출발한 인생이 결혼이라는 완전한 길에 접어드는 끝맺음이기에 딱히 이야기 전개라고 할게 없다. 짐과 미쉘의 프로포즈와 결혼식까지가 전부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스티플러의 악동기질과 그를 막으려는 짐과 친구들의 노력이 웃음으로 터져 나오는 게 전부다. 진정한 사랑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결말은 여느 로맨틱 코미디랑 다를 바 없다. 아메리칸 파이가 보여줬던 신선함도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느낌도 강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아무 사심 없이 실컷 웃게 해주는 게 어딘가. 가끔 일상이 따분할 때 이 엉뚱한 녀석들이 생각나지 않을까? 그리고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번지지 않을까. 이건 어쩌면 스티플러를 구제한 무난한 결말이 가져온 생각지 못한 수확일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스티플러랑 키스할 그 여인 걱정되네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텐데....

3 )
ejin4rang
그냥 스트레스날리는데는 좋은 영화   
2008-10-16 09:34
callyoungsin
그냥 생각없이 웃으며 스트레스 날리기엔 딱~   
2008-05-22 14:51
js7keien
반복의 역효과, 형만한 아우 없다   
2006-10-03 00: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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