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업>은 <은행털이와 아빠와 나>의 프란시스 베베의 작품이다. 감독은 자신만의 독특한 방향성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바보 같지만 인간적인 도망자들을 주로 그린다는 것이다. 악당이지만 인간적이고 바보 같지만 너무도 순수한 인간 군상들을 통해 이세상이 밝아지기를 원하는 마음이 뚜렷이 표현된다. 이번에도 감독의 추구는 계속 이어진다. <레옹>에서 냉철한 킬러였던 장 르노는 또다시 킬러 루비로 나온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복수를 위해 철저하게 복수를 하는 전문 킬러다. 그러나 바보 같은 수다맨 퀸틴을 만나게 되면서 루비의 메마르고 복수에 불타던 인간성은 서서히 따스하게 본 모습을 찾아온다.
<셧업>은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퀸틴의 수다를 견디지 못하는 주위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현대사회의 수많은 힘없고 선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그저 작은 혼잣말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힘으로 퀸틴을 제압하려는 상대방들이 달려들지만 장면이 바뀌면 역전을 당해 퀸틴의 괴력으로 당해있는 모습은 선의 승리를 원하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감독은 루비를 통해서 메마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과묵을 선택했다. 세상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한곳만 응시한채 말을 하지 않는 루비는 자신의 이익과 목표를 위해 집중하면서 주위를 살피지 않는 인간상을 나타내고 있다. 그밖에도 <셧업>은 각각의 캐릭터별로 의미 있는 모습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은행털이와 아빠와 나>처럼 메시지와 따스함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았다. 코믹이라는 요소를 전면에 배치시켜 영화의 재미를 포함시키고 있다. 프랑스영화 특유의 언발란스한 버디무비 형식을 이용하고 있으며 퀸틴의 슬랩스틱성 연기를 통해 강한 웃음을 보여주고 있다.
감독의 이러한 방식은 <셧업>을 보는 관객에 따라서 전형적인 코믹 버디무비로 느낄 수도 있을 것이며 혹은 의미 있는 블랙코미디로 생각 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