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보자마자 한마디! 영화적 요소보다 문학적 요소로 완성된 <카페 느와르>
카페 느와르 | 2010년 12월 16일 목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15일 수요일 2시 CGV 용산에서는 <카페 느와르>의 언론시사회가 있었다. <카페 느와르>는 영화 평론가로 유명한 정성일 평론가의 감독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을 모았다. 게다가 이미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여러 해외 영화제에 초청돼 좋은 반응을 얻은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기대가 남달랐다. 시사회를 앞두고 정성일 감독이 트위터를 통해 나름의 설렘과 기대를 보이기도 했던 <카페 느와르>는 3시간이 넘는 긴 상영시간을 자랑한다. 시사회 중간 중간 모 평론가의 작위적인 웃음과 비명이 정적을 깨며 관람을 방해하기도 했지만, 상영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는 감독 정성일의 영화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카페 느와르>는 내러티브를 갖추고 있지만 형식적인 면에서 새로운 영화다. 불륜과 짝사랑, 과거의 사랑, 헤어짐과 죽음 등 상투적인 소재들이 나오지만 이를 통한 이야기 구성은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영화는 예술 그 자체에 대한 접근이 독특하다. 오롯이 문학적인 세계관으로 영화를 만들어서 모든 대사가 문어체라든지, 시대적인 특징과 공간적인 의미를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의미를 끄집어내게 한다. 물론 3시간 18분이라는 시간은 물리적인 압박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거기에도 의미가 있으니 천천히 곱씹어봐야 할 요소가 있는 작품이다.

● 한마디

정성일 평론가가 감독으로 데뷔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뜨거운 기대를 모은 <카페 느와르>는 분명 대중적인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엿볼 수 있는 영화이며, 동시에 영화를 문학적으로 풀어낸 독창적인 시도가 엿보이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러한 예술적인 요소들 틈에서도 사회와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녹아 있다. 경천동지할 데뷔작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데뷔작임엔 분명하다.

(무비스트 김도형 기자)

<카페 느와르>는 정성일 감독의 말처럼 ‘교양의 영화’다. 괴테와 도스토예프스키를 전제에 깔아둔 뒤, <살인의 추억> <괴물> <극장전> <올드보이> 등을 직접 인용하는 한편, 고다르, 허우 샤오시엔, 챠이밍량, 오즈 야스지로 등의 흔적이 보이는 영화를 읽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교양과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카페 느와르>는 ‘인용의 영화’이기도 하다. 동시에 <카페 느와르>는 철거와 재개발이 반복되는 서울에서 희망을 찾다 끝내 체념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정치적인 영화’이기도 하다. 정성일 감독은 자신의 평론처럼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구조의 영화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를 관객 스스로 해체하고 읽어내길 바란다. 영화에 대한 깊은 열정이 마침내 완성시킨 데뷔작. 그런데 궁금하다. 과연 교양과 지식이 없는 관객은 이 영화를 볼 자격이 없는 것인가. 견고한 인용의 그물처럼 짜인 영화에 이런 의문 자체가 소용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2010년 12월 16일 목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0 )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