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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여전히 사랑스런 ‘홍상수표 캐릭터들’ <북촌방향>
2011년 8월 22일 월요일 | 유다연 기자 이메일

22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북촌방향>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홍상수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유준상, 송선미, 김보경, 김의성 등이 참석했다. 홍상수 감독의 12번째 장편영화인 <북촌방향>은, 서울 북촌 일대를 배경으로 모든 씬을 촬영한 흑백영화다. 영화는 전직 영화감독 성준(유준상)이 영호 선배(김상중)를 만나러 서울에 올라와 지내는 동안 사람들을 만나며 벌어지는, 소소하고도 기묘한 이야기를 그린다.

한편, 이날 영화 시사 직전에는 작은 소란이 있었다. 시사회 영화 티켓이 매진되는 상황이 발생, 표를 구하지 못한 기자들이 항의하며 대기하는 일이 벌어진 것. 배우 송선미는 이를 염두에 둔 듯, “오늘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처럼, 영화 속 예측할 수 없는 송선미의 모습을 봐 달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 한마디

매번 직설적이고 솔직하며 친근한 화법을 구사하는 홍상수 감독은 <북촌방향>에 이르러 영화 배경에까지 그의 숨을 불어넣는다. 정독도서관으로 향하는 언덕배기, 예스러운 느낌의 인사동 골목길, 카페인지 술집인지 모를 친근한 공간들… 여름철 개봉과 상관없이 <북촌방향>은 눈 내리는 겨울의 북촌 거리를 생각나게 하는 영화다. 찌질하지만 사랑스런 ‘홍상수표 캐릭터들’은 여전하고, 문득 문득 튀어나오는 카메오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는 우연하고 기묘한 사건들은 사건 자체로는 작을지언정, 개개인에겐 더없이 중요한 일일 터. 영화 보는 내내 소소한 일에 흥분하고 감정적으로 동요되며 얼굴 벌게지는 인물들이 귀엽고 안쓰러워 혼났다.


(무비스트 유다연 기자)


“얌전하고 조용하게, 깨끗하게 서울을 통과할 거다. 그리고 집으로.” 하지만 알 사람은 안다. 그 작자가 결코 얌전하고 조용하게, 깨끗하게 서울을 통과하지 않을 것을. 홍상수의 열두 번째 장편 <북촌방향>은 어느 영화감독의 서울 상경기를 그리는, 여전히 찌질한 굴레를 쳇바퀴처럼 돌고 도는 남자의 궁색한 일상을 그리는 또 한 번의 수기다. 도돌이표처럼 되돌아가는 동선 속에서 메트로놈의 리듬처럼 반복되는 일상, 홍상수 감독은 비슷하지만 명확히 다른 대구의 거울을 통해서 거듭되는 우연의 체감을 통해서 의미를 얻어나가는 ‘생활의 발견’을 또 한 번 이룬다. 하지만 <옥희의 영화>에서부터 느껴지던 싸늘한 냉소가 <북촌방향>에서도 예사롭지 않게 감지된다. 여전히 제 버릇 개 못 주듯 자신의 다짐이 무색하게 일상에 치근덕거리는 남자의 일상적인 소비는 더 이상 연민이나 추억으로 언급될 수 없는 싸늘한 한기로 둘러쳐진다. <옥희의 영화>와 <북촌방향>은 홍상수의 겨울영화다. 계절이 겨울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고드름처럼 얼어붙은 냉소가 선명한, 북서풍 고기압성 결말, 더 이상 희희낙락하게 방관할 수 없는 그 남자들의 겨울이 예사롭지 않다.

(beyond 민용준 기자)


2011년 8월 22일 월요일 | 글_유다연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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