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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장단점이 극명한 주목할 만한 데뷔작 <환상속의 그대>
2013년 5월 7일 화요일 | 서정환 기자 이메일

이별을 준비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환상속의 그대>(제작 크라켄) 언론시사회가 6일 오후 4시 30분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강진아 감독과 주연배우 이희준, 이영진, 한예리가 참석했다.

<환상속의 그대>는 연인 차경(한예리)과 혁근(이희준), 그리고 차경의 오랜 절친 기옥(이영진) 세 사람에게 갑작스런 차경의 죽음이후 벌어진 일들을 담은 멜로영화. 강진아 감독은 2011년 미쟝센단편영화제 사랑에관한짧은필름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던 자신의 단편 <백년해로외전>의 장편 버전으로 <환상속의 그대>를 기획, 연출했다. 올해 전주영화제 한국장편경쟁부문에 초청되어 32초 만에 매진을 기록한 화제작으로, CGV 무비꼴라쥬상을 수상했다.

강진아 감독은 “<백년해로외전>으로 수상도 하고 칭찬도 많이 받았지만 영화에 담긴 내 생각이 잘못됐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어떻게 도망가야 할까, 라는 불순한 생각도 들었지만 정면 돌파로 극복하고자 장편 초고를 준비했다”고 영화를 기획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강진아 감독은 “큰 상실, 큰 아픔을 겪은 사람들은 즐거운 와중에 슬프고 우울해보이거나 슬픈 와중에 실실 웃음을 짓기도 한다. 얼마나 힘든지, 왜 상황에 맞지 않는 감정을 표출하는지 그들 머릿속에 들어가 보고 싶었다”며 “혁근과 기옥 두 사람의 머릿속을 유영하는 영화”라고 연출 의도를 덧붙였다.

<환상속의 그대>는 오는 16일 개봉 예정이다.

● 한마디

죽음 뒤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그리고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이를 다큐멘터리적 접근으로 다룬다. 관찰자의 시선으로 남겨진 자들의 삶을 바라봄으로써 그 상처의 깊이를 헤아리게 만드는 것이다. 반면 강진아 감독의 <환상속의 그대>는 관객들이 보다 직접적으로 남겨진 이들의 마음에 다가가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영화는 차경의 죽음으로 삶이 잠식된 두 남녀 혁근과 기옥의 마음 깊은 곳을 시적 이미지로 표현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상실의 아픔의 크기를 관객들도 체감하길 바라는 감독의 진심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다만 인물의 심리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서사적인 완결성을 일정 부분 포기한 점은 아쉽다. 때때로 인물들의 행동이나 심리 상태가 개연성이 부족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마음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강진아 감독의 삶과 죽음을 넘어선 인간관계의 일관된 주제, 인물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그 인물에 담긴 감정의 진폭, 과감한 이미지의 활용 등은 이번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확장된다. 하지만 단편에서의 장점이 장편으로 넘어오며 단점으로 치환되는 약점도 노출한다. 시청각을 자극하는 과도한 도구들은 인물의 감정을 오롯이 관객들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종종 부유하고 만다. 자의식의 과잉 혹은 첫 장편에 임하는 신인 감독의 불안이 야기한 패기 넘치는 치기. 그만큼 영화와 인물에 감독의 애정과 진심이 투영된 방증이다. 장단점이 극명한, 그래서 더 주목할 만한 데뷔작이다.
(무비스트 서정환 기자)

2013년 5월 7일 화요일 | 글_서정환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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