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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스 페로스-세사람의 '상실의 삶'그려내
2001년 11월 15일 목요일 | 컨텐츠 기획팀 이메일

2001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노미네이트작인 '아모레스 페로스'가 칸(비평가주간 작풍상 관객상), 도쿄(감독상) 시카고(남우주연상 관객상) 등 유수의 국제영화제를 돌아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멕시코시티를 무대로 한 '아모레스 페로스'는 한낮의 자동차 사고에서 마주친 세사람의 삶을 섬세하게 얽어놓았다. 초반의 교통사고를 기점으로,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되는 세가지 이야기를 통해 이들이 소중한 것을 상실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애견을 투견장으로 몰아 형수와 사랑의 도피여행을 떠날 자금을 모으는 옥타비오(가엘 베르날), 교통사고로 모델 경력에 종지부를 찍는 발레리아(바네사 바우체), 반군 게릴라에서 청부살인업자로 살아가는 치보(에밀리오 에체바리아). 이들의 삶은 그들이 키우는 두 마리의 개와 많이 닮아있다. 순수했던 옥타비오는 투견장으로 내몰리는 애견 코피처럼 폭력적으로 변해가고, 발레리아는 쥐떼에 의해 만신창이가 되는 애견 리치처럼 삶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한때 세상의 변화를 꿈꿨던 치보는 코피처럼, 누군가를 죽이라는 명령에만 충실할 뿐이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을 물어뜯는 인간들. 서로 만날 일도 없고, 만날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한 이들이 교차하는 지점은 바로 현대사회의 잔인한 단면을 보여주는 과정이다.

다른 색의 세 이야기에 맞춰 핸드헬드 기법에서부터 스릴러 영화를 연상시키는 정적인 화면 구성까지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감독 알렉한드로 아냐리투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종종 비교되곤 하는데, 타란티노가 데뷔작 '저수지의 개들'에서 보여준 거친 숨결과 칸을 감동시킨 '펄프픽션'의 재치넘치는 구성까지 닮은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147분의 러닝타임이 부담스럽지 않은 작품. 17일 개봉.

<자료제공 :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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