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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군납 비리를 고발한다, 故 홍기선 감독의 <1급기밀>
2018년 1월 12일 금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1급기밀>(제작 미인픽쳐스) 언론시사회가 1월 11일 오후 2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이날 시사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후반 작업을 담당한 이은 감독, 최강혁 총괄 프로듀서, 주연배우 김상경, 김옥빈, 최무성, 최귀화, 김병철이 참석했다.

<1급기밀>은 군대 내부에 만연한 비리를 목격한 내부자의 폭로를 담은 범죄 드라마로 방산비리를 최초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1997년 국방부 조달본부에 근무했던 군무원의 전투기 부품 납품 비리 폭로,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 2009년 ‘김영수’ 소령의 군납비리 폭로, 세 가지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 2016년 영화 촬영을 마치고 안타깝게 타계한 故 홍기선 감독의 유작이다.

김상경은 국방부 군수본부 항공부품구매과 과장으로 부임한 ‘박대익’ 중령으로, 군수본부 외자부장 ‘천장군’ 역의 최무성, 군수본부 소속 대령 ‘남선호’역의 최귀화와 대립각을 세운다. ‘박대익’의 내부고발을 지원하는 탐사 보도 전문기자 ‘김정숙’은 김옥빈이, 항공부품구매과의 실세 ‘황주임’은 김병철이 맡았다.

영화의 후반 작업은 <오! 꿈의 나라>(1989)부터 故 홍기선 감독과 함께했던 영화적 동반자이자 후배인 이은 감독이 맡았다. 이은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2000)를 비롯하여 <카트>(2015), <건축학 개론>(2012) 등 다수의 작품에서 제작과 제작투자를 담당해 왔고,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1999)을 연출한 바 있다.

이은 감독은 “故 홍기선 감독이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독립영화 시절부터 함께했던 후배로서 선배라면 이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 했을지를 생각하며 작업했다”고 전했다.

최강혁 총괄 프로듀서는 “<1급기밀>에는 세 가지 군 비리 관련 폭로가 담겨있다”며 “조사할수록 두렵기도 했지만, 최대한 진실과 가깝게 담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군대 내 내부고발자를 연기한 김상경은 “말투, 동작 등 약간 딱딱한 느낌을 주려 했고 군인으로서의 자세에 신경 썼다”며 “드라마임에도 다큐멘터리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군납 비리 척결 문제는 현 정부, 전 정부 그리고 거슬러 올라가자면 조선 시대에도 있었던 일로, 공론화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하며 “보수나 진보, 진영논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얘기”라고 못 박았다.

<소수의견>(2013)에 이어 두 번째 기자 역할을 맡은 김옥빈은 “극 중 ‘정숙’은 <소수의견> 보다 좀 더 성장한 캐릭터라 생각했다”며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이 좋았고 이전보다 좀 더 능숙한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연기톤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그녀는 “준비하는 과정에서 최승호 PD(현 MBC 사장)님을 만나서 ‘김영수’ 소령님의 내부고발을 처음 접했을 때 느낌과 당시 험악한 외부 분위기 등에 대해 전해 들었다. ‘군피아’라는 말이 있듯이 쉽지 않았다고 하셨다”고 전하며 “극 중 ‘김정숙’의 실제 모델은 최승호 PD”라고 밝혔다.

“부패의 온상”이라고 ‘천장군’을 소개한 최무성은 “엘리트형 악인은 항상 명분을 중시하는 거 같다. 그래서 그도 나름의 명분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택시운전사>(2017)에 이어 다시 악역으로 등장한 최귀화는 “ ‘천장군’이 잘 부패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돕는 인물이다. 내가 더 나쁘게 나와야 극의 맛이 살기에 최선을 다해서 악역을 연기했다”고 전했다.

비리에 무감각한 황주임을 연기한 김병철은 “극 중 ‘황주임’은 어떻게든 살아 남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인물”이라며 “자기 밥그릇을 뺏길 처지에 놓이면 그가 어떻게 반응할지가 흥미로웠다. 이 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상경은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아주 굵은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생전의 감독님은 정말 너무 편한, 이웃집 쌀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모습이었다”고 추억했다. “현장에서 잠시 앉아 쉬는 걸 못 볼 정도로 항상 부지런히 이일 저일 하셨던 분이다. <1급기밀>을 보니 저 안에 감독님이 계시구나 그대로 느껴져 너무 좋았다”고 그리움을 전했다.

한편, 故 홍기선 감독은 원명희의 소설 ‘먹이사슬’과 1987년 태풍으로 새우잡이 선원 80여 명이 목숨을 잃었던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데뷔작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로 제13회 영화평론가협회 각본상과 신인 감독상을 받았다.

<1급기밀>은 세계 최장기 정치범으로 기록된 비전향 장기수 ‘김선명’의 삶을 극화한 <선택>(2003), 1997년 이태원의 패스트푸드 가게 화장실에서 한 남자 대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두 명의 한국계 미국인이 처벌받지 않은 미제 사건을 다룬 <이태원 살인 사건>(2009)에 이은 ‘사회고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은 감독은 “선배는 시나리오로, 나는 공동 연출자 중 한 명으로 참여한 독립영화 <오! 꿈의 나라로>에서 선배와 처음 만났다”고 故 홍기선 감독과의 인연에 관해 이야기하며 “영화패 ‘장산곶매’에서 함께 활동하다 선배는 상업영화 내에서 진보적인, 인간의 이야기를 하겠다고 상업 영화로 건너가셨다. 이후 <1급기밀>을 포함하여 네 편의 작품을 내놓았다”고 故 홍기선 감독의 영화 인생을 간략히 소개했다.

이어, “상업영화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한 우리 시대의 리얼리즘 감독이라 칭하고 싶다”고 소회를 전하며 “단순히 재미보다는 용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며 보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강혁 총괄 프로듀서는 “<1급기밀>은 홍기선 감독의 마음이 담긴 작품”이라며 “생전에 대중과 많이 소통하길 희망하셨었다. 이 영화를 보고 방산비리와 내부고발자 관련해 많은 담론이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1급 기밀>은 1월 24일 개봉한다.

● 한마디

- 더 이상 성역은 없다. 군피아 관련 공론화의 방아쇠를 당긴다
(오락성 6 작품성 6 )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18년 1월 12일 금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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