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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치매 걸린 엄마의 인생 레시피 <엄마의 공책>
2018년 3월 9일 금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꽃 기자]

<엄마의 공책>(제작: ㈜영화사조아) 언론시사회가 3월 9일(금)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이날 언론시사회에는 김성호 감독, 배우 이주실, 김선화, 이종혁, 김성은, 이준혁이 참석했다.

<엄마의 공책>은 30년 넘게 반찬가게를 운영하던 ‘애란’(이주실)이 치매에 걸리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교수가 되기 위해 기여금이 필요한 시간강사 아들 ‘규현’(이종혁)은 엄마의 반찬가게를 팔아 그 돈을 마련하려 든다. 엄마를 요양원에 모시자는 아내 ‘수진’(김성은)의 뜻도 못 이기는 척 따른다. 하지만 우연히 엄마의 정성스러운 반찬 레시피가 적힌 공책을 발견하고, 엄마 삶 뒤에 켜켜이 쌓인 사연을 깨닫게 된다.

영화는 제3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거울속으로>(2003)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2014) 등을 연출한 김성호 감독의 신작이다.

김성호 감독은 “치매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질병이지만, (영화에서) 치매를 다룰 때는 비극적인 분위기나 신파로 흐르기 쉬웠다. 보는 이를 힘들게 만드는 무거운 작품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누군가의 책임이나 막중한 부담을 그리기보다는, 온 가족이 머리를 맞대고 이 상황을 좋은 변화의 계기로 삼는 슬기로운 이야기를 그리면 어떨까 했다”며 연출 의도를 전했다.

고유한 우리 반찬이나 소박한 음식을 소재로 삼은 이유에 대해서는 “어머니가 주인공일 때에는 그 음식을 먹고 자란 아이들의 이야기도 존재한다. 음식에는 세대를 이어주는 부분이 있다. 내 어머니가 당신의 손녀에게 해주는 참치 주먹밥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주실에 대해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경력이 많은 배우는 이 정도 찍었으면 필요한 장면은 다 나왔다든지, 리허설은 안 해봐도 다 안다든지 하는 경우가 있다. <개를 훔치는 방법>때 만난 김혜자 선생님 덕분에 그렇지 않은 선배도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이주실 선생님도 마찬가지셨다. 그렇게 오랫동안 연기 하셨으면서도 늘 처음 하는 것처럼, 마치 잘 모르는 척하면서 이렇게 연기 하는 게 맞냐고 물어 오셨다. 연기와 인생에 겸손하신 태도가 정말 훌륭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치매 걸린 엄마 ‘애란’역의 이주실은 “자연인 이주실의 나이도 치매에서 자유롭지 않은 때다. 이 역할을 맡아 많은 공부를 했고, 배운 것도 많다”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는 “작품을 하다 보면 여기서는 갈등을 일으키고, 저기서는 눈물을 짜야 한다는 전형적인 틀을 요구하는 감독도 있다. 그러면 그렇게 따라간다. 하지만 김성호 감독은 감정을 넘치게 표현하지 말고 현실적인 연기를 하자고 하더라. 치매는 나도 모르게 스며드는 것이니까 억지 요소를 만들지 말자고 했다. 그 말을 그대로 따랐다”고 말했다.

또 “내 연배 사람들은 한국전쟁을 겪었고 모두 가난한 여건에서 성장했다. 특히 여성은 학교를 졸업하고도 자유롭게 일터로 나갈 수 없었다. 대부분은 괜찮은 남자에게 시집이나 가라는 식의 환경에서 자랐다. 나는 그중에서도 얼마 되지 않는 확률로 연기도 하고 돈도 벌며 지금까지 왔다. 내 연배 분들과 무언가를 나눈다는 마음으로 ‘애란’과 같은 역할을 소화한다”고 밝혔다.

‘애란’과 함께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윤자’ 역의 김선화는 “영화를 찍을 당시 친정엄마가 치매에 걸렸고, 촬영 이후 돌아가셨다. 작품을 찍으며 너무 울어서 사흘간 몸살을 앓은 적도 있다. 온 마음으로 찍었다. 대한민국 모든 분이 이렇게 아름다운 영화를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아들 ‘규현’역의 이종혁은 “작은 영화에 이렇게 많은 기자님이 와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겠다”며 웃었다. 이어 “가정도 짊어져야 하고 부모님도 모셔야 하는 스트레스 많은 요즘 남자들의 모습 잘 보여준다”며 자신의 역할을 소개했다.

‘규현’의 아내 ‘수진’역의 김성은은 “옆집에 진짜 있을 법한 아이 엄마처럼 현실적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규현’의 친구 ‘정호’역의 이준혁은 “간이 세지도 약하지도 않은 참 적절한 영화다. 감독님이 이번에는 개 대신 눈물과 마음을 훔친 것 같다”며 웃었다.

<엄마의 공책>은 3월 15일(목) 개봉한다.

● 한마디

-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 치매 뒤에 켜켜이 쌓인 엄마의 보물 같은 삶과 기록들…
(오락성 7 작품성 8)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8년 3월 9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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