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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북한 선전영화 기법을 만나다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
2018년 9월 11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수입 독포레스트) 언론시사회가 9월 10일 오전 10시 대한극장에서 열렸다. 시사 후에는 영화를 연출한 안나 브로이노스키(이하 안나) 감독과의 간담회가 진행됐다.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는 대규모 탄층 가스 채굴의 위협이 시작된 호주 시드니에 살던 영화감독 안나가 자신의 가족과 마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선전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선전영화를 제작하기로 유명한 평양으로 향하면서 시작한다.

감독, 배우, 촬영가, 작곡가 등 북한을 대표하는 영화 예술인의 도움을 받으며 영화광 김정일이 쓴 영화 교본 ‘영화와 연출’의 규칙에 따라 선전영화 제작을 시도한 ‘안나’의 기상천외한 경험을 코믹하게 그린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2012년 9월 평양에서 21일 동안 머물면서 감독이 체험한 북한 영화계 현실을 담고 있다.

북한 영화계 원로 박정주 감독과 북한의 올리버 스톤이라 불리는 리관암 감독이 등장하여 연기지도와 조언을 아끼지 않고, 북한을 대표하는 배우 윤수경, 작곡과 배용삼까지 총출동한다.

또, 조신인민군 4.25 예술영화촬영소의 세트장과 시사실, 평양국립교향악단의 사운드트랙 연주 등 베일에 가려졌던 북한 영화 제작 현장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연출을 맡은 안나 감독은 1995년 일본 오타쿠 문화를 다룬 <HELL BENTO!!>로 영화계 입문 이후 감독, 제작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7년 작 <포비든 라이즈>는 호주 극장 개봉 다큐멘터리 역대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들며 흥행에 성공했다.

안나 감독은 1998년 서울올림픽 당시 주한 호주대사였던 아버지 리처드 브로이노스키를 따라 한국, 필리핀, 베트남, 버마, 이란에서 성장했다.

그녀는 “어렸을 때 DMZ에 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 덕”이라며, “아버지조차 북한에 가본 경험이 없기에 북한에 방문한 나를 부러워하셨다”고 말했다.

<안나, 평양에서 만나다>는 ‘안나’가 북한을 방문했던 21일간의 기록과 호주에서 선전영화 <가드너>를 촬영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와 김정일의 영화 지침에 따라 완성한 단편 선전영화 <가드너>로 구성된다.

안나 감독은 “2010년 즈음 김정일의 영화 지침서를 흥미롭게 읽었다. 사회주의 영화기법을 강조하고 자본주의 타파를 주장하는 김정일이 서구 영화를 매우 사랑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며, “마침 당시 초등학생인 딸 학교 근처에 탄층 가스 채굴이 시작되려고 했다. 이에 북한식 영화 기법으로 탄층 가스 채굴의 위험성을 고발하는 영화를 제작한다면, 이 프로파간다 영화가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이어, “김정일이 영화를 사랑하는 독재자라는 시각은 이미 밝히고 시작했다. 김정일의 영화 지침을 패러디가 아니라 진정성 있게 접근하고 싶었고, 삶을 사랑하는 영화인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또, “기자가 아니라 영화감독으로서 좀 더 복잡한 뉘앙스를 담고자 했다. 그간 서양 미디어가 담았던 북한에 대한 기존의 시선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통해 그들도 보통 인간임을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제작 후에는 국적과 사상을 떠나 같은 영화인으로서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북미회담이 없었다면 개봉하기 했들었을 거로 생각한다. 북한 주민들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 민간인으로서 외교 관계에 도움 된다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는 9월 13일 개봉한다.

● 한마디
-시드니 파크의 탄층 가스 개발 저지를 위해 선전영화 제작을 목표로 한 감독 '안나'가 선전영화에 일가를 이룬 김정일식 영화제작을 배우고자 북한을 방문한다. 21일간 머물며 영화 제작 현장 방문과 영화인과 만남 등 그곳에서의 경험과 북한 선전영화 지침에 따라 환경 단편 극영화 <가드너>의 제작 과정을 평양과 시드니를 교차하며 담는다. 장막에 가려졌던 영화 제작 환경, 감독, 배우, 촬영가, 작곡가까지 북한 영화 현실을 유머러스하게 전하는 영화가 새롭고 놀라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시종일관 희화화 분위기는 국적과 이념에 상관없이 ‘영화인’으로 하나 될 수 있다는 인류애적 메시지를 담은, 반복되는 내레이션에 크게 힘을 싣지 못하고 때론 방해로 작용한다.
(오락성 7 작품성 6 )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18년 9월 11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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