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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이순재 “황혼이혼? 이 영화 봐주십사” <로망>
2019년 3월 18일 월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꽃 기자]

“혹시 황혼이혼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영화 한번 봐주십시오”

원로 배우 이순재가 18일(월)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로망>(제작: ㈜제이지픽쳐스, ㈜메이스엔터테인먼트, ㈜MBC충북) 언론시사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자리에는 이창근 감독, 배우 정영숙, 조한철, 배해선이 함께했다.

<로망>은 한평생 택시 운전으로 가족을 부양했지만 괴팍한 성격 때문에 가족과 소통하지 못하는 할아버지 ‘조남봉’(이순재)이 아내 ‘이매자’(정영숙)의 치매를 알게 된 후 변화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남봉’까지 치매에 걸리자 노부부는 서로의 남은 삶을 지탱하며 견뎌낸다. 조한철, 배해선은 두 사람과 한집에 사는 아들과 며느리 역을 맡았다.

가부장적이고 괴팍한 남편 ‘남봉’역을 연기한 이순재는 “평생 택시기사로 살아온 ‘남봉’은 직업 특성상 아침 일찍 나가 저녁 늦게 돌아오는 삶을 살았다. 자연히 가사에는 관심을 못 가졌을 것이다. 다양한 손님을 접대하는 상황에서 성격마저 거칠어졌다. 아내는 (나와) 일찍 결혼한 까닭에 교육 수준이 낮고 소통이 잘 안 되는 측면도 있다. 열심히 벌어 공부시킨 아들마저 제 벌이를 못 하니 며느리 보기도 미안한 상황”이라며 주인공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순재는 “하지만 가족을 향한 사랑만큼은 분명한 인물”이라면서 “영화는 부부가 결정적인 위기에 닥쳤을 때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서로밖에 없다는 걸 강조한다”고 전했다.

또 “혹시 황혼이혼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영화를 한번 봐주시길 바란다. 만약 당신이 혼자가 된다면 당장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병이라도 들면 결국 누가 책임지겠는가. 자손들에게 끼치는 누가 많을 것이다. 부부가 서로를 챙기는 게 (우리 세대의) 진정한 로망”이라며 웃었다.


‘남봉’과 함께 평생을 살아온 아내 ‘매자’역을 연기한 정영숙은 “극 중 남편은 우리시대에 흔하게 볼 수 있는 가부장적인 사람이다. 고집스럽고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매자’는 남편이 가족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하며 살아왔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를 내조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며 자신이 맡은 역할을 소개했다.

정영숙은 “내 짝궁과도 같은 친구 역시 치매를 앓았다. 혼자 너무 외롭게 지내다 보니 우울증이 생겼고 그 증상이 심해지면서 치매까지 시작된 것 같더라. 그만큼 나이 들어서 혼자 지낸다는 건 악조건이다. 항시 즐거운 맘을 갖고 타인과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이창근 감독은 “기존 치매 영화는 주변 가족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많이 담았지만 <로망>은 동반치매를 겪는 부부의 기억이 사라지는 과정에 중점을 뒀다”며 “젊은 세대가 자식에게 피해주고 싶지 않으려는 부모 세대를 이해하고 위로해드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로망>은 4월 3일(수) 개봉한다.

● 한마디
- 가부장적이고 괴팍한 남편의 식사, 빨래를 평생 책임지고 노년에는 손녀 양육까지 감당하던 여인이 결국 치매에 걸린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딱 여기까지. 흐르는 세월 앞에 노쇠한 남편마저 치매라는 마수에 걸리고 만다. 영화는 노부부가 불완전한 서로를 의지해가며 여생을 버텨내는 과정을 그린다. 치매 환자로 인해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을 묘사하는 방식이 썩 새롭지 않고, 에피소드가 전개되는 호흡도 느린 편이라 종종 지나치게 잔잔한 느낌을 준다는 건 약점이다. 다만 옳든 그르든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에 한평생 충실해 온 두 노년이 자식 세대에 '폐 끼치지 않고' 삶의 마지막을 맞이하려 한다는 이야기는 분명 삶에 관한 묵직한 감정을 남긴다.
(오락성 5 작품성 5)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9년 3월 18일 월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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