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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엄마’라는 허구와 현실이 맞닿는 곳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
2021년 10월 21일 목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꽃 기자]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제작: ㈜모쿠슈라)가 21일(목)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시사회를 열고 영화를 공개했다. 이날 자리에는 신동민 감독, 배우 김혜정, 노윤정, 신정웅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간단한 인사말을 전했다.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는 홀로 지내는 엄마 ‘혜정’과 그런 엄마를 찾아간 아들 ‘동민’ 사이에 벌어지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담는다. 오래전 남편과 헤어진 ‘혜정’은 홀로 노래방을 운영한다. 아들 ‘동민’은 과거 암을 앓았던 엄마 ‘혜정’이 못내 마음에 쓰인다.

신동민 감독이 앞서 ‘엄마’를 소재로 연출했던 단편 3편 <군산행>(2015) <태평 산부인과>(2017) <희망을 찾아서>(2018)를 장편 영화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평범한 가족 이야기에 머물 뻔한 작품을 비범하게 만든 건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오가는 듯 연출된 독특한 결과물이다. 신동민 감독은 연기 경험이 없는 자신의 친엄마 김혜정에게 직접 극 중 엄마 ‘혜정’을 연기하도록 권했다.


김혜정이 연기한 1부의 ‘혜정’은 어느 시점 배우 노윤정이 연기하는 2부의 ‘혜정’으로 이어지고, 두 사람은 새로운 관계로 3화에서 마주한다. ‘엄마’라는 소재를 두고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오가는 신선한 형식 안에서 자신의 엄마를 바라보는 감독의 어떤 시선이 묻어난다.

신동민 감독은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로 기획한 영화가 아니라 내가 겪은 시간을 하나하나 쌓아가듯 만든 영화다. 그때그때 내가 필요한 걸 담다 보니 완성되는데 5년 정도 걸렸다”고 연출 과정을 전했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한 데 관해서는 “영화 제작을 도와준 많은 사람에게 보답할 수 있어 고마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극 중 엄마 ‘혜정’역을 직접 연기한 김혜정은 “(처음에는) ‘아들이 부탁하는데 뭐 어떻게 하나’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내 모든 인생을 사실적으로 담고 있는 영화에서 연기를 하다 보니 (진짜) 감정이 생겨나더라. 연기하면서 혼자서 웃다가도 어떨 때는 눈물이 났다. 보통 엄마들처럼 잠을 자기도 하고 애 아빠 생각을 하기도 하면서 영화에 충실하게 연기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TV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대부분은 큰 아파트에 사는 귀부인 같은 마님들이 나오는데, 이 영화는 힘든 상황에서 혼자 허덕거리며 아들 둘을 키우는 엄마의 모습이 나온다. 그렇게 살아가는 우리나라 여자들의 모습을 담은 영화로 이해해주면 고마울 것 같다”고 말했다.


2부에서 ‘엄마’ 역을 맡은 노윤정은 “2부 <태평 산부인과>를 찍고 시간이 한참 흐른 뒤 3부 <희망을 찾아서> 촬영을 요청받았다. 처음에는 (영화의 형식이) 혼란스러웠지만 감독님 말씀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내가 연기한 모습을 보니 진짜 자기 엄마인지 모르겠고 (그렇게 믿을) 자신도 없어서 실제 엄마를 (다시) 촬영했다고 하시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뒷부분에서는 그냥 나 자신인 ‘윤정’ 역으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들 ‘동민’역을 맡아 연기한 신정웅은 “실존 인물인 감독님과 배우인 나 사이의 접점을 찾아 연기했다”고 말했다.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는 오는 28일(목) 개봉한다.


● 한마디
‘엄마’라는 존재의 허구와 현실이 절묘하게 맞닿는 지점, 신동민 감독이 품고 있던 엄마 ‘혜정’에 관한 짙은 시선이 묻어난다. 수십 년간 단련한 전문배우의 기술과 감성을 뛰어넘는 어떤 경지를 보여주는 ‘혜정’역의 김혜정의 연기는, 그야말로 놀라울 따름이다. 진솔하고 과감한 캐스팅과 실험적인 구상이 맞물려 빚어낸 돋보이는 결과물이다. 최근 주목할 만한 한국 작가주의 영화를 이야기할 때 결코 빠져서는 안 될 작품이다.
(오락성 6 작품성 7)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21년 10월 21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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