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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수다회] 공중파와 뭐가 다르지? 디즈니+ <너와 나의 경찰 수업>
2022년 2월 10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목요수다회]는 무비스트 기자들이 같은 영화를 보고 한 자리에 모여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입니다. 관람 후 나눈 대화인 만큼 스포일러가 잔뜩 포함돼 있으니 관람 전 독자는 열람에 주의해주세요!

이번 기사는 <너와 나의 경찰수업> 1~4편을 보고 난 감상을 토대로 진행했습니다. 작품은 1/26(수)부터 디즈니+에서 매주 수요일 두 편씩 공개 중입니다.


#유치 올드 진부한 캐릭터, 그래도!

박은영 디즈니+ 첫 한국 오리지널에, 강다니엘의 첫 주연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인데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유치하고, 진부하기가…. (웃음) 어떻게 보셨나요?

이금용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장르인 데다 풍문으로 편견이 쌓여 있는 상태로 봐서 그런지 생각보다 볼 만했지만요. 정의감 넘치는 왈가닥 ‘고은강’(채수빈), 츤데레 경찰청장 아들 ‘위승현’(강다니엘)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튀어나온 듯한 ‘우주영’(민도희) 등 캐릭터가 너무 전형적이고 올드하다고 느꼈어요.

박꽃 경찰대생으로 돋보일 비주얼과 피지컬이기보다는 오히려 청춘 드라마에 걸맞은 캐릭터가 많았고 적합한 배역이였지 싶어요. 아주 예쁘고 블링블링하게 나오잖아요. 전체적으로 화면이 뽀샤시한 톤이기도 하고요.

이금용 저 역시 경찰대생이라는 걸 감안하면 엄청 어울린다는 느낌은 아니었던 게 여성 배우들이 너무 여리여리해서… 엄격한 신체검사를 거치고 고된 훈련을 받는데 (현실적으로) 과연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박은영 청순미로 인기있는 채수빈 배우의 새로운 모습, 그러니까 짧은 헤어스타일의 보이시한 매력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했어요. 제복 입은 모습도 잘 어울렸고요. 반대로 주연 롤인 강다니엘의 경우는 활약이 생각보다 적다고 느꼈어요. 물론 아직 이야기가 많이 남았으니 후반부로 가면서 그 진가(?)가 드러나겠죠.

박꽃 채수빈 배우가 연기를 잘하더라고요. 좀 모자란 듯한 표정도 잘 짓고(웃음), 또 정의롭게 나서는 모습도 그렇고 캐릭터를 무난하게 잘 표현했어요.

이금용 강다니엘의 연기는 괜찮았어요. 사실 ‘위승현’ 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연기력이 그렇게 필요한 역할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흔히 말하는 츤데레에 무뚝뚝한 캐릭터라는 게 연기를 깊게 진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느낌을 받아서 그런지도요. 앞으로 역할은 엄청 커질 것 같아요. 비리의 온상인 경찰청장(손창민)의 아들로 나오잖아요. 숨겨진 음모 같은 게 밝혀지면서 비중도 높아질 거고요, 또 배우 본인이 액션에 엄청 공을 들였다고 얘기했으니 진행되면서 액션 연기도 나올 거고요.

박은영 ‘우주영’을 연기한 민도희 배우의 사투리 연기는 정말 친근하다 못해 식상하다는 느낌이었어요. 또 전라도 사투리가 있으니 짝으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캐릭터 ‘김탁’(이신영)을 등장시킨 점도 그렇고요.

#공감은 저 멀리로…비현실적!

박꽃 보면서 타깃층, 그러니까 누구를 위한 드라마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주인공들이 나누는 정서 같은 걸 봐서는 젊은 층의 타깃을 노린 것 같은데 좀 애매하다는 느낌이었어요. 저렇게 빡센 경찰대에서 강다니엘같이 앞머리로 눈가린 머리가 허용 가능할까요? 고된 훈련을 받는데 볼터치까지 한 풀메이크업이 어울리나요? 경찰대 생활을 실감나게 보여준다고 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너무 비현실적인 건 아닌지...

박은영 저도 비슷하게 느꼈어요. 과연 이 드라마를 보고 좋아할, 재미있어야 할 층이 어딜지 말이죠.

박꽃 거의 모든 드라마를 섭렵하고 계신 저의 어머니를 보면, 중년 여성분들은 좀 찐한 로맨스가 있는 걸 좋아하시더라고요. 드라마 <설강화>가 논란이 많았지만, 남녀 주인공인 정해인 배우와 지수 배우의 러브라인을 좋아하셨어요. 이런 애틋한 러브라인이 중년 여성의 마음을 완전히 끌지 않을까 싶은데 이런 면에서 연령대가 높은 분들은 별로 볼 것 같지 않고요. 이야기가 20대의 성장담인데요, 확실한 기준을 지닌 20대들이 경찰대라는 조직 안에서 성장하는 내용인데 과연 MZ나 20대한테 인기가 있을 만한 전개인가라고 할 때 글쎄요, 갈등이 너무 평평하고 극단적이라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네요.

이금용 주제 자체가 성장담이니까 20대를 타깃으로 하는 건 맞다고 봐요. 대학생들이 주로 공감할 법한 캠퍼스물이잖아요. 드라마 팬 커뮤니티를 살펴보니 내부적으로는 평이 꽤 괜찮더라고요. 다만 20대 후반 이상의 시청자들은 되게 유치하게 보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 주로 좋아하는데, 중간이 없고 호와 불호가 강하게 나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예쁘고 잘생긴 배우들이 나와서 풋풋한 연애선을 살리는 점이 좋게 평가되는 지점인 것 같아요.

박꽃 그간의 한국 드라마 계보를 거슬러 가자면 모델부터 카이스트 학생을 주인공으로 하는 등 청춘드라마와 시트콤이 꾸준히 있어 왔는데 최근에는 거의 없었어요. 장르에 대한 유효성, 즉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인정해요. 그 포인트가 아마도 첫 번째는 풋풋함과 설레임, 두 번째는 성장담일텐데 두 가지 요소 모두 충촉시켜주기에는 약하다는 느낌을 4화까지 보면서 받았거든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텐데 개인적으로 캐릭터가 크게 소구하지 못했어요. 또 연기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시선을 잡아끌 만한 배우는 없었어요. 그리고 진한 화장을 한 채 훈련을 받는 등 현실감이 떨어진다고 느꼈어요.

박은영 전 보면서 2화가 고비이겠다 싶었어요. 청람교육단 단장을 비롯해 선배들이 본격적으로 고함치기 시작하는데… 이게 절도에 맞는 구령이나 명령이 아닌 일방적으로 소리지른다고 느꼈거든요. 나중에는 듣기 괴로울 정도였어요. 분노조절장애처럼 느껴지기도요. (웃음) 선배가 후배에게 ‘학생은’이라고 지칭하면서 보이는 고압적인 자세도 그렇고요. 가혹한 얼차레 등 현실에서 모티브를 얻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보면서 공감이 안되더라고요. 또 한 사람의 잘못을 전체에게 책임 묻고, 어떤 항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태도 등 가학적이라는 느낌마저 들더군요. 20대라면 이런 군대식이랄지 강압적인 문화에 거부감이 크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금용 실제로 있었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주변 남학교에서 엄청 폭력적으로 기강을 잡았는데요. 한 번 환경이 그렇게 조성되면 요즘 세대나 나이에 상관없이 받아들이는 게 있어요. ‘나 혼자 튈 수 없다’는 집단심리가 발휘되는진 모르겠지만, 은연중에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근데 전 그런 일련의 시퀀스가 폭력적이라 불편했다기보다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떠오르면서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웃음)

박은영 뭔지 알아요. 고은강이 교육단 단장에게 정면으로 맞서고, 위승현이 동조하잖아요. 두 사람은 명령을 거부하고 동기들은 엎드려뻗쳐 등 기합받은 상태로 계속 시간이 흐르고요. 버티다 버티다 고은강이 엎드리려는 순간 위승현이 경찰의 사명 같은 걸 읊기 시작하자, 기합받던 학생들이 한 명씩 일어나 같이 목소리를 내는 시퀀스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학생들이 책상 위로 올라가는 씬이 연상되죠.

이금용 맞아요! 그래서 전 부당하다고 반기를 드는 고은강이 드라마적인 캐릭터다 싶더군요. 과연 현실에서 저럴 수 있을까 하고 말이죠. 연대책임도 있고, 한 명이 반항하면 나머지 동기들이 더 힘들어질 수 있어서 쉽게 하기 힘든 행동이잖아요. 그래서 그 장면 전체가 너무 극적이고 좀 납득이 안됐어요.

박꽃 저도요. 드라마에 왜 공감이 안 되는지 그 이유가 바로 그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경찰대 안에서 이런 류의 모순이 있겠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공감이 가지만, 이게 현실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지점에서 갈등이 벌어져야 하는데 너무 극단에 극단인 거죠. 후배는 선배한테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며 매번 치받는데, 이렇게까지 번번이 자기 불만을 드러내며 조직 생활 하는 사람 있을까요? 또 선배는 후배를 거의 죽일 것 같이 대하는 데 이렇게 단편적으로 갈등하는 모습에서 심정적으로 공감할 지점을 못 찾겠더라고요.

#디즈니+의 색은 과연…

박은영 차태현, 진영, 정수정 주연의 드라마 <경찰수업>이 지난해 8월 방영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경찰대를 소재로 한 드라마라 신선감이 떨어지는 점도 있어요. 게다가 제목도 정말 유사하잖아요. 그럼에도 경찰대라는 소재와 청춘드라마가 크게 히트치는 아이템과 장르는 아니지만, 그래도 두 요소를 결합한 시도는 다양성 측면에서는 인정하고 싶어요.

박꽃 보면 경찰대가 지닌 여러 가지 이슈들이 등장하잖아요. 경찰간부로 승진하는 건 대부분이 경찰대 출신이라는 점, 일반 순경 공채로 들어가서는 승진이 힘들어 내부적으로 불만이 많은 점 등 경찰대가 처해있는 현재의 문제점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는 공감하고 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부분을 완전히 무마해놓고 청춘드라마만 쓰는 게 아니라 실제 경찰의 상황과 문제점, 이에 대해 내부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그래도 마음을 붙이고 볼 지점인 것 같아요.

박은영 디즈니+의 색을 가늠할 첫 작품인데 사실 특별한 점을 찾지 못하겠더군요. 솔직히 디즈니+가 지닌 색이 아직까지는 확실하게 체감되지도 않고요. 쿠팡플레이의 <어느 날>의 경우 확실한 19금 요소가 있었고, 애플TV+의 <닥터 브레인>은 김지운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로 나름 시네마틱 드라마 같은 면이 있었거든요.

박꽃 지금으로서 디즈니+라는 플랫폼의 효용은, 그들 전작과 스타워즈 시리즈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서 헤매지 않고 바로 볼 수 있다는 점 정도인듯해요.

이금용 디즈니 콘텐츠의 특징을 적용해 본다면요, 덜 자극적이라고 할까요. 듣기로는 성인 코미디인 ‘심슨 시리즈’가 디즈니에 편입되면서 많이 순화됐다고 들었어요. 말로 정의하기는 힘든데 각 OTT 플랫폼 별 특유의 느낌이 있거든요. 넷플릭스는 넷플릭스 같은 느낌, 애플TV+는 재미보다는 작품성을 찾는 느낌이에요. <너와 나의 경찰수업>이 자극이 좀 덜하고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디즈니+ 답다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론 KBS 드라마라고 해도 되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박은영 동감요. 지상파를 통해 방영되는 드라마, 소위 TV 드라마와 다른 점이 뭔지 생각하게 되더군요. 한편으로는 TV 채널을 통해 방영되든 OTT 플랫폼에서 스트리밍되든 콘텐츠에 있어 차별화가 필요한지 생각도 들고요. 그간, 어느새 (웃음) 넷플릭스 전편 공개에 익숙해진 터라, 티빙과 디즈니+, 애플TV+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매주 2회씩 공개하는 방식이 오히려 새롭게 느껴지는데요. 아무래도 전편을 몰아 볼 때보다 집중력과 관심이 흩어지는 건 사실이에요.

박꽃 넷플릭스 같은 경우는 이미 구독자를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한 방에 공개해도 봐줄 파이가 있지만, 다른 플랫폼은 구독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전략적인 선택인 것 같아요. 나눠서 공개해서 재미있다고 입소문 나면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거죠.

이금용 유입을 꾸준히 끌어가려는 이유가 클 거고, 또 화제성 측면에서도 한 번에 공개해 버리면 너무 단발적이잖아요. 확보한 콘텐츠 수가 많지 않은데 단발적인 화재로 끝나버리면 짧은 주기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계속 내지 않는 이상 파급력이 약할 거고요, 그렇기에 주 단위로 끊어서 공개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박꽃 요즘 각종 OTT에서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시리즈를 보면 드라마와 아무 차별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 단위로 끊어서 공개하는 것도 그렇고, 연출자나 작가도 대부분 드라마를 하시던 분들이라 콘텐츠 자체에서도 OTT 오리지널만의 차별성을 느끼기 어려워 보여요. 지난번 <지금 우리 학교는>의 목요수다회를 진행하면서 한편당 60여분 내외, 총 12회로 왜 이렇게 길게 했는지 저희 모두 궁금해 했잖아요. 이번 이재규 감독님 인터뷰하면서 물어봤거든요. 처음에 드라마로 편성할지, OTT로 내보낼지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작업했다고 해요. 열어 두고 작업했기 때문에 나중에 덜어내더라도 일단은 공중파 드라마에 맞게 60분 내외로 찍어놓는 그런 고민을 좀 하셨다고 해요. 사실상 최종 계약을 거쳐서 공개만 OTT였을 뿐이지, 처음 기획 단계에서는 TV를 통해 방영돼도 지장 없도록 한 거죠. 이번 <너와 나의 경찰수업>도 그럴 수 있고요.

# ‘마의 2화’만 넘으면...

박은영 총 16부작에서 이제 겨우 4화까지 왔으니 아직 갈 길이 멀죠. 개인적으로 2화, 마의 고비를 넘으니 좀 재미있어지는 듯하더군요. 드라마라는 게 대체로 익숙해지면 그렇잖아요. 1화 오프닝에서 벌어진 추격전도 그렇고, 또 그때 죽은 형사가 ‘김탁’의 형이라는 점 등 음모가 밝혀지면서 흥미로워질 거 같아요. 그래서 초반보다는 좀 나은 평가를 받으며 마무리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금용 뒤로 가면 갈수록 이야기가 복잡해지면서 재미는 초반보다 있을 거 같긴 해요. 다만 그 재미도 초반 진입 장벽을 넘어야 즐길 수 있는 건데 2화 안에 많은 시청자들이 떨어져 나가서….(웃음) 드라마 갤러리 내에서나 화제가 되지 않을까 해요. 특히 공중파는 아직도 TV로 송출된다는 장점이 있는데 이건 디즈니+를 통해서만 볼 수 있잖아요. 청춘물이 드문 이유가 시청자들이 크게 매력을 못 느끼는 장르에 또 현재의 트렌드는 아니라는 생각이에요. 결국 지금처럼 좋아하는 분은 계속 좋아하겠지만, 새롭게 시청자가 유입될 것 같지는 않아요.

박꽃 일단 진입장벽을 넘어야 하는데, 저희처럼 의무감을 가지고 4화까지 보는 사람은 없을 거기 때문에. (웃음) 이제는 피디나 감독도 OTT로 간다는 게 다 좋은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할 때쯤에 온 것 같아요. 공중파에서 방영됐다면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라도 볼 수 있고, 그러면 중간에 시청자가 새로이 유입되어 ‘볼만하네’ 이렇게 될 수도 있거든요. 한데 OTT는 직접 들어와서 선택해야 하는 콘텐츠라 처음에 이렇게 화제성이 없어 버리면 그다음에 들어와서 보기는 참 어려운 면이 있어요. 이제 감독들도 이런 걸 경험할 만큼의 시간을 어느정도 겪었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니 OTT가 공개가 꼭 최선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시점이 아닐까 싶어요.


사진제공_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2022년 2월 10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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