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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수다회] ‘마동석’이라는 하나의 장르! 더 유쾌해진 <범죄도시 2>
2022년 5월 20일 금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목요수다회]는 무비스트 기자들이 같은 영화(시리즈)를 보고 한 자리에 모여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입니다. 관람 후 나눈 대화인 만큼 스포일러가 잔뜩 포함돼 있으니 관람 전 독자는 열람에 주의해주세요!


원 펀치 원 샷, 마동석의 존재감!

재하: 마동석 배우는 주먹 하나로 모든 사람들을 때려 눕히는 묵직함이 있잖아요. (웃음) 그래서 1편인 <범죄도시>(2017)에서 상대역이었던 ‘장첸’(윤계상)은 칼로 빠르게 찌르고 빠지는 속도전이 주력이었죠. 1편은 인물들이 캐릭터화가 잘 되어 있다고 느껴지는 작품이었어요.

그런데 이런 확고한 이미지가 배우에겐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지만, 우리가 이미 몇 년을 마동석 배우를 봐온 만큼 그에 대한 피로도도 있지 않을까 걱정이 있거든요.

금용: <범죄도시>, <악인전>(2018), <성난 황소>(2018) 등 마동석 배우가 한창 국내에서 작품 활동을 많이 할 때 이미지가 소모적으로만 쓰이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잖아요. 그런데 이번 작품이 <백두산>(2019) 이후 첫 한국영화거든요. 몇 년 사이에 소진됐던 이미지가 다시 회복된 거 같다고 할까요. 오랜만에 보니 굉장히 반갑더라고요. (웃음)

은영: 이제는 ‘마동석’이 하나의 장르가 된 거죠. (웃음) 저는 마동석 배우에게 그만의 개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마동석이라는 장르 안에 꼭 액션만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게 있어요. <신과함께> 시리즈나 <원더풀 고스트>(2018) 등을 보면 다정다감한 역할도 잘하는 배우거든요.

재하: 저도 동의해요. 마동석 배우 대표작 대부분이 액션 영화다 보니 역할 역시 대사보다 액션에 치중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대사량도 많더라고요. 그리고 대사를 정말 잘 소화해내는 배우더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꽤 긴 대사를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연기하면서 길지 않게 느껴지게끔 만드는 리듬감이 있어요.

은영: 그리고 대사가 짧다고 쉬운 게 아니잖아요. 그 짧은 대사 안에 임팩트를 실어야 하니까요. 게다가 코믹한 대사가 더 어려운 게 잘못하면 정말 뻔해지고 어거지로 느껴질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마동석 배우만큼 찰지게 대화를 소화해내는 배우는 드문 것 같아요.


가벼운 톤앤매너와 재치만점 대사

금용: 1편에는 밈화된 대사들이 많았어요. 당시 밈 때문에 입소문을 타서 사람들이 더 관심 갖게 되지 않았나 생각할 정도로요. 그런데 2편에선 그렇게 인상적인 대사가 많진 않았던 거 같아요. 전체적으로 재미는 있는데 입에 착 달라붙는 대사가 적다고 할까요.

재하: 저도 1편이 “니 내 누군지 아니?” 같이 밈화된 대사들로 역주행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데 분명히 그때는 그걸 의도하지 않았을 거라고 봐요. (웃음) 조선족 말투와 그걸 찰지게 소화해내는 조연 배우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은영: ‘진실의 방’, ‘들어와’ 등 1편에서 유행한 대사를 오마주한 걸 2편에서도 꽤 여러 개 발견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귀를 잡아 당기면서 “얘는 좀 뜯어도 돼. 좀 많아.”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더라고요.

금용: 전반적으로 굉장히 유머러스하고 가벼워요. 액션이 주가 되지만 코미디 영화로서도 최근에 나온 한국영화 중에서 최상위권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1편은 이만큼 코믹에 치중한 작품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은영: 2편을 보고 1편을 다시 봤는데 제 기억보다 시리어스하더라고요. 웃음기도 별로 없고 상당히 진지하다는 느낌이었어요.

재하: 사실 저는 1편도 진지한 분위기의 액션 누아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표방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마동석 배우의 캐릭터성에 기반한 코믹이라고 봤거든요. 1편에서 코믹적인 요소가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2편은 그런 인기 요소를 더 발전시킨 게 아닐까 싶어요.

금용: 1편은 청소년 관람불가였는데 2편은 15세 이상 관람가로 등급이 낮아졌어요. 관객 확보를 위해 일부러 수위를 낮추고 코미디의 비중을 높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기억에도 1편은 이번 작품에 비해 화면도 더 어둡고, 폭력성도 높았거든요. 물론 1편에도 웃기고 임팩트 있는 대사가 많지만 2편이 훨씬 더 가볍고 오락적이라는 느낌이에요.

은영: 생각보다 일찌감치 후속편의 얘기가 나온 데 비해 개봉까지 오래 걸렸는데, 코로나를 거치면서 스토리는 유지하되 톤앤매너에 변주를 준 게 아닐까 싶어요. 최근엔 사람들이 너무 무거운 영화는 별로 안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좀 더 가볍게 가지 않았을까 싶네요.


15세 이상 관람가, 적합할까?
은영: 1편은 2편에 비하면 액션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1편에서는 주먹이 아니라 뺨을 때리더라고요. (웃음) 반면에 2편은 정말 주먹이거든요. 거기에 큰 타격 효과음을 넣어서 굉장히 시원시원해요. 청량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웃음) 뭔가 히어로 같은 느낌도 들고요.

재하: 마동석 배우는 때린다기보다는 후려친다는 느낌이 강하잖아요. (웃음)

은영: 1편은 청불 등급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폭력이 엄청 자세하게 묘사되지는 않지만 1편의 빌런 ‘장첸’(윤계상)은 아이나 여성에게도 무자비하거든요. 그래서 ‘장첸’이 더 비인간적이고 무섭게 느껴지죠. 그런데 2편은 전혀 그런 게 없어요. 확실히 톤앤매너가 바뀌었다는 인상이었어요. 특히 ‘전일만’(최귀화) 반장은 완전 개그캐가 됐더라고요. (웃음)

금용: 1편에 비해선 낮아졌지만 2편의 폭력 수위 역시 꽤 높다고 봐요. 깜짝깜짝 놀랄 만한 장면이 몇 있었거든요.

은영: 딱 이 작품만 놓고 봤을 때는 15세 이상 관람가 치고 수위가 높다는 생각이 드는데 1편과 비교하면 확실히 약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칼로 베고 도끼로 찌르는 장면은 많이 나오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고 액션의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할까요. 체감상 엄청 잔인하게 느껴지진 않더라고요. ‘강해상’도 막 찐득찐득하게 잔인하다는 느낌은 없는 거 같고요.

금용: 확실히 2편은 폭력적인 장면을 너무 자세히 묘사하는 대신 상상의 여지를 남겨뒀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요즘 미성년자 관객들이 워낙 폭력성 높은 콘텐츠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보니 15세 이상 관람가를 받은 게 납득이 안 되는 건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영화의 톤앤매너가 가볍기 때문에 그와 대비해서 폭력성이 더 높게 느껴진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새로운 빌런,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 ‘강해상’ 역의 손석구

은영: 1편 ‘장첸’의 뒤를 이어 ‘강해상’(손석구)이 빌런으로 등장해요. ‘장첸’만큼 임팩트를 줄 수 있을까가 관건이었는데 못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손석구 배우, 되게 잘 어울렸거든요. (웃음)

금용: 저도 손석구 배우는 굉장히 좋았어요. 다만 1편에선 윤계상 배우와 더불어서 무명이었던 진선규, 김성규 배우가 빵 떴죠. 윤계상 배우는 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면모를 보여줬고요. 그런데 이번 작품에선 빌런이라고 할 만한 인물들이 꽤 많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손석구 배우만 돋보이더라고요. 그 지점이 아쉬워요.

은영: ‘장첸’은 엄한 사람을 막 죽이지는 않잖아요. (웃음) 그런데 ‘강해상’은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는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 그 자체거든요. 정말 나쁜 놈이지만 배우의 매력 때문에 캐릭터까지 매력적으로 보이는데, 거기서 동의되지 않는 양가 감정을 느껴서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 (웃음)


전반적인 연출은?

은영: 일단 액션이 어마어마한 것 같아요. 2편은 배우와 스턴트맨들이 정말 몸을 불살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에스컬레이터에서 굴러 떨어지는 장면에서도 배우 목이 꺾일 것 같더라고요. (웃음) ’강해상’ 집에서 벌어지는 복도 액션도 인상적이었어요. 이번 작품 액션의 엑기스 같은 느낌이었어요. (웃음) 그 장면에선 미술도 정말 좋았어요. 빈티지 블루 색의 벽이나 동남아 특유의 열악한 부엌 환경, 끈끈하고 습한 느낌 전부 잘 살렸더라고요. 정말 명장면인 거 같아요.

금용: 한정된 공간에서 다인원이 싸운다는 점에서 <올드보이>(2003)의 장도리 씬이 연상됐어요. 사운드를 잘 써서 퍽퍽 소리가 날 때마다 자꾸 몸을 움찔움찔하게 되더라고요. (웃음) 로케이션도 잘 설정했다고 생각해요. 베트남을 배경으로 해서 끈끈하고 습해 가만히 있어도 괜히 짜증 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나더라고요.

은영: 그런데 감독님께서 말하길 베트남 로케이션을 많이 못 했다고 해요. 코로나 때문에요. 최소한의 인원만 들어가서 최소한의 장면만 찍어왔다고 하더라고요.

금용: 1편은 가리봉동이 배경이었죠. 그런데 2편에선 갑자기 웬 베트남이지 싶었는데, 세계관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좋은 선택이었던 거 같아요. 생각보다 흐름도 자연스러웠고요.

은영: 소재가 좋았죠. 해외에는 한국인 관광객이나 사업가를 타겟으로 한 범죄가 많으니까요. 또 시기적으로는 1편은 2004년이 배경이고 2편은 2008년이 배경이에요. 장기 프랜차이즈로 기획 중이라는데 지금이 2022년이니 그 시기 사이 얼마나 많은 사건을 작품에서 다룰 수 있겠어요. (웃음)


예상 흥행 성적은?
재하: 1 편인 <범죄도시>는 2017년 추석연휴 기간인 10월 3일 개봉해서 당시 1위였던 <남한산성>를 제치고 그 다음주 1위에 올랐어요. 두 달 가까이 박스오피스 내 머무르며 장기 흥행해서 최종적으로 687만 관객을 동원했어요.

주변 지인이나 관객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범죄도시2>에 걸린 기대가 굉장히 큰 거 같아요. 우선 최근에 볼 영화가 적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게다가 사람들이 OTT에 익숙해져서 극장에 가는 일이 많이 줄었죠. <범죄도시2>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와 함께 극장으로 관객을 유인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전작이 워낙 흥행해서 2편 역시 손익 분기점은 쉽게 넘길 거 같고요.

은영: 알려진 바에 따르면 손익 분기점이 약 150만 명이라고 하니 굉장히 낮은 편이죠. 지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가 개봉 첫 주에 349만 관객을 동원하고 2주 차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어요. 기대에 비해 뒷심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반면에 <범죄도시2>는 언론 시사회와 유료 시사회 직후 상당히 반응이 좋거든요. 그래서 히트는 칠 거라고 예상하고 있어요. 다만 오는 6월 1일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을 기점으로 개봉작들이 줄줄이 포진하고 있어요. 스크린을 뺏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범죄도시2>는 많이 들어도 700만 관객은 넘지 못할 거 같네요.

금용: 아무래도 올해 한국영화 최고 기대작인 만큼 제 생각엔 전편 만큼은 관객을 모을 것 같아요. 700만 명까지는 무난히 가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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