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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경계를 지워버린 스릴러
형사스릴러 ‘H’ 언론 시사회 | 2002년 12월 6일 금요일 | 구교선 이메일

5일 형사스릴러 < H >의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국내에서는 흔하지 않은 장르인 형사스릴러에 과감한 도전장을 던진 < H >는 최근 떠오르는 스타 지진희와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은 조승우, 염정아 등이 가세해 더욱 기대가 높았던 작품. 특히 한일합작드라마 출연으로 일본에서 먼저 스타로 떠오른 지진희는 이번 < H >로 스크린 데뷔를 치른다.

<반지의 제왕 : 두개의 탑>과 같은 주말에 개봉하는 부담 때문일까. 긴장한 내색이 역력한 이종혁 감독은 “떨려서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배우, 스텝들 모두 고생했고 열심히 만들었으니 재밌게 봐달라”며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한 < H >에 대한 애정과 격려를 부탁했다. 영화 속에서 강력계의 ‘박형사’ 역으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성지루 역시 이번 출연작은 코미디가 아니라며 대박 행진을 이어가게 많이 도와주시길 바란다는 개봉 소감을 밝혔다. 시사가 끝난 후에는 배우와 감독들과 함께 짧은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Q. 각자 맡은 배역을 소개한다면?
지진희 : 머리보다 주먹이 먼저 앞서는 ‘강형사’ 역이다. 다혈질이고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전형적인 강력계 형사이다.
염정아 : 강력반 팀장 ‘김미연’ 역을 맡았다.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강형사와 고군분투하는 여형사이다. 전에는(<텔미썸싱>) 범인이었는데 이번에는 정의의 편에 서서 기쁘다. 이제는 착한 애로 봐주시면 좋겠다. (웃음)
조승우 : 연쇄살인범 ‘신현’ 역을 맡았다. 6건의 살인사건을 저지른 후에 자수하여 수감되어 있는 사형수이다. 굉장히 지능적이고 선함 속에 악함이 있는 캐릭터로 사건을 미궁 속으로 빠뜨리는 인물이다.

Q. 영화를 본 소감은?
지진희 : 찍을 땐 전혀 몰랐는데 찍고 나서 보니까 이런 게 영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래서 영화를 예술이라고 하는 것 같다.
염정아 : 아직은 잘 모르겠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 재밌게 보셨는지 궁금하다.
성지루 : 내가 맡은 역이 강력반의 두 사람을 도와주는 ‘박형사’ 역으로 인간적이고 의리를 중시하는 역할이었다. 역할이 잘 표현됐다고 느끼시는지 궁금하다. 롱런할 수 있으면 좋겠다.

Q. 국내 영화에 흔하지 않은 연쇄살인범 역이다. 어떤 준비를 했는지?
조승우 : 굳이 악역의 이미지를 부각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일부러 다른 영화들도 보지 않았다. 감독님이 매우 평화스러운 마음을 유지해달라고 요구하셨고 악당이라는 구분을 두지 않으려 했다.

Q. 영화의 가장 중요한 인물일수도 있는데 ‘신현’ 은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했는가?
조승우 : ‘신현’ 은 쉽게 애기해서 예수 같은 존재이다. 원래 컨셉은 미소년 이미지로 전혀 살인을 저지를 것 같지 않은 인상을 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두 가지의 상반된 캐릭터가 숨어있는 인물로 선함 속에 늘 악함이 숨어있고, 악함 속에 강렬함이 있는 인물이다.

Q. < H >의 연출 의도와 주제는 어떤 것인가?
이종혁 : 누구나 죄를 지으며 살고 있다. 이야기 전체가 기존 다른 영화들처럼 선악의 경계가 그어지지 않는다. 보통의 스릴러는 선악이 분명히 구분되어 그로써 치밀한 긴장감을 유발하지만 이 세상을 전부 그렇게 규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그 반대, 선과 악이 정확히 구분되지 않는 상태에서 긴장감을 끌어내고 싶었고 결과적으로 선악이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의 숨을 죽이게 하고, 마지막 반전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까지 ‘H’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영화 속의 인물들과 함께 두뇌게임을 펼치게 하는 < H >. 사건 해결에 따른 긴박감과 동시에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한국 스릴러의 새로운 이름이 되겠다고 거듭 다짐하고 있는 < H >는 12월 19일 공개된다.

취재 : 구교선
촬영 : 오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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