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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촬영현장 공개
‘무등산 타잔’ 박흥숙을 아십니까? | 2003년 7월 28일 월요일 | 서대원 이메일

백상시네마의 창립작인 <형>의 촬영지를 방문했다. 악천후로 인해 어렵사리 뱅기를 타고 답사한 영화의 촬영지는 전남 순천. 영화는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 무작정 가벼움만을 추구하는 코믹극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한 채 어두운 시간 속에 묻혀 있던 실존 인물 ‘박흥숙’의 이야기를 다룬 장쾌한 액션 드라마다.

이른 아침에 도착해 여장을 풀고 현장에 나가 본 결과, 전체 분량의 40% 정도가 진행된 <형>의 로케이션 장소인 전남 순천은 때 이른 장마로 인해 촬영되어야 할 분량 일정이 하루 이틀 미뤄지며 난항을 겪고 있는 악조건 상태였다. 하지만 서서히 날이 개이자 감독 및 스탭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순천 역을 배경으로 한 촬영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 날 촬영분은 무등산 중턱에 모여 사는 빈민자들을 돕다 뜻하지 않게 철거원들을 살해하고 사형선고를 받은 박흥숙이, 옥중살이를 하던 중 교도소를 탈출해 그를 잡고자 광주 역에 형사들이 검문을 나온 장면. 영화는 8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하기에 복장에 상당한 신경을 쓴 듯 역사의 계단을 오르내리는 학생들과 시민들은 촌스러운 의상으로 다들 꼼꼼하게 매무새를 잡고 있었다.

영화는 이 외에도 없는 자들의 영웅이라 불렸던 ‘무등산 타잔’ 박흥숙이 그들을 도우며 같이 생활한, 수억 원의 돈을 들여 제작한 세트인, 무등산 허리에 자리 잡은 마을을 불태우는 멋들어진 장관 신도 예정돼 있었지만 이 역시 비로 인해 촬영을 감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무비스트 출장 전문요원들은 그 스펙터클한 장면을 담고자 그곳까지 급파됐지만 어찌할 도리 없이 공들여 지어놓은 그 세트장을 영화사 측의 도움을 받아 방문하는 걸로 쓰린 속을 달래야만 했다. 대신, 박흥숙(고주원)과 가슴 시린 사랑을 나누는 장연신(김규리) 사이에서 악역으로 분한 정두수(이종수)가 고위층에 있는 아버지와 노발대발하며 싸우는 신을 담아낼 수 있었다.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연출해왔던 박우상 감독과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정광석 송행기 두 촬영 감독이 손을 잡고 신인 고주원과 청춘배우 김규리, 이종수, 이재은 등이 출연해 한창 작업 중인 <형>은 대략 올 가을에서 겨울쯤 사이에 개봉될 예정이다.

* 이미지 설명(위에서부터 아래로)
1. 80년대 광주 역을 재현한 장면으로 엑스트라들이 잠시 막간을 이용해 쉬고 있는 모습
2. <형>의 박우상 감독이시다. 기장이 심하게 짧은 바지를 보면 아시겠지만 여러모로 범상치 않은 인물이었다.
3. 앞서 말씀드렸던 세트장이다. 솔직히, 불태워버리기에는 아까운 구석이 많은 곳이었다.
4. 비 오는 가운데 인터뷰 준비를 하고 있는 배우 이종수
5. 무비스트 촬영맨 이기성씨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군분투?하며 촬영에 여념이 없는 자신의 모습을 사장님이 꼭 보셔야 한다고 박박 우기기에 이렇게까지 하며 공개하게 됐다. 별로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될 듯싶다.

*고화질로 제작된 촬영현장 동영상을 보고자하시는 분들은 여기를 누르시면 된다.

취재: 서 대원
촬영: 이 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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