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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달콤살벌한 그녀들의 전쟁
신부들의 전쟁 | 2009년 3월 27일 금요일 | 박정환 객원기자 이메일


절친한 두 친구, 리브(케이트 허드슨)와 에마(앤 해서웨이))는 소녀시절 뉴욕 플라자 호텔의 결혼식을 보면서 결혼에 대한 로망을 가슴 속에 품고 자란 죽마고우다. 세월이 흘러 장성한 이들은 남자친구들로부터 프로포즈를 받고, 어릴 때부터 동경해오던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축복 받는 결혼식을 하기 위해 웨딩 플래너 계의 거물 마리온(캔디스 버겐)을 찾는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변곡점이자 사건의 시발점은 웨딩 플래너 직원의 업무착오로부터 시작된다. 결혼식 날자가 겹치게 되자, 평소 자신의 생각대로 매사를 주도해오던 리브는 양보심 많은 친구 에마가 이번에도 결혼식 날짜를 본인에게 양보해 주길 기대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에마 역시 일생일대의 결혼식을 리브의 의도대로 양보하지 않음으로 둘 사이의 우정은 금이 가고 그녀들의 치열한 전쟁이 시작된다.

로맨틱 코미디의 소재로는 대개 연인들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와 밀고 당기는 시소게임이 단골소재로 많이 사용된다. 이 영화는 특이하게도 사랑에 관한 소재는 결혼이라는 완성형으로 단정지음으로, 연인들 간의 달콤한 러브라인은 프로포즈라는 초반부 시퀀스에서만 잠시 나타난다. 대신 치열한 신경전으로 치닫는 살벌한 결혼식을 통해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즉, 남-녀 간의 러브라인이라는 시소게임 공식이 아니라 여-여 간의, 달콤살벌하게 변형된 우정이라는 공식으로 풀어간다. 캐릭터들의 대립각은 15년 이상 쌓아온 우정보다, 일생에 단 하나 밖에 없는 결혼식의 주인공으로 만인에게 축복 받고픈 캐릭터들의 주도권 쟁탈 경쟁이 우선함으로 인해 벌어지는 해프닝의 연속으로 대체된다. 결혼식 디데이를 위해 벌이는 맹주권의 해프닝들은 염색약 바꿔치기, 태닝 망치기 등의 갖가지 기발한 형태로 표출된다.

영화 속 두 신부들의 총성 없는 전쟁은, 결혼식 준비를 함에 있어 여성들이 실제 직간접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리브와 에마의 대립각을 통해 대리투영 해낸다. 즉 ‘브라이드질라(Bridezilla)’라는 신조어는 결혼을 앞둔 신부가 스트레스로 인해 예민해진 상태를 일컫는 말로 신부를 의미하는 Bride와 영화 속 괴수 Gozilla의 합성어인데, 영화는 브라이드질라라고 표현되는 예비신부들의 심리상태를 리브와 에마라는 대립항을 통해 투영해서 보여준다는 말이다. 다른 시각으로 이 영화를 보노라면 사랑의 종착점인 결혼이라는 예식 판타즘에 대한 기민한 영상 풍자극이기도 한데, 이는 베라왕 웨딩 드레스와 티파니 반지, 뉴욕 플라자 호텔 등을 통해 관찰 가능하다. 왕눈이배우 앤 해서웨이는 이 영화를 위해 그간 다른 출연작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망가지는 연기를 파격에 가깝게 수행해낸다.

하지만 영화의 미덕은 여기까지가 전부라는 한계상황을 지닌다. 웨딩 플래너의 무능한 직원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더라도, 진화생물학의 화두 중 하나인 ‘생존을 위한 협동’을 이들 두 캐릭터가 조금만 일찍 깨달았더라면 그녀들의 우정에 금이 가는 달콤살벌한 경쟁은 모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슬랩스틱이라곤 고함소리 밖에 기억나는 게 없을 정도며 결말은 충분히 예측 가능할 정도로 상투적이다. 또 하나, 결혼식의 신성함은 캐릭터들의 결혼 준비 과정 가운데 비성화(非聖化)한다.

* 참고
결혼을 앞두고 여성들만 스트레스 받겠는가. 결혼을 앞둔 예민한 예비신부를 ‘브라이드질라’라는 용어로 비꼰다면, 이에 상응하는 예민해진 예비신랑을 비꼬는 신조어는 따로 있다. 바로 ‘프랑켄그룸(Frankengroom)’라는 단어로, 신랑을 의미하는 Groom과 우리가 익히 아는 Frankenstein의 합성어이다.


2009년 3월 27일 금요일 | 글_박정환 객원기자(무비스트)




-정형화된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에서 벗어난 영활 원하는 관객
-결혼을 코앞에 둔 관객. 예비신부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서라도
-앤 해서웨이의 파격적인 혹은 망가지는 연기를 원하는 관객
-정형화된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에 익숙한 관객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눈치 빠른 관객. 결말이 예측 가능하다
24 )
kisemo
잘 읽었습니다 ^^   
2010-04-07 17:29
nada356
잘 읽었어요.   
2009-12-07 21:24
shiho
그럴줄알았다   
2009-08-09 13:38
inferior1004
유쾌한영화였어요   
2009-08-07 22:35
hyosinkim
잼있을것 같네요   
2009-04-07 22:49
kiki12312
두 배우 모두 예뻐요 > <   
2009-04-07 15:33
rnrbrn
앤은 볼때마다 너무 이쁜거 같아요 ㅠㅠ   
2009-04-06 20:26
ldk209
플라자 광고 영화...   
2009-04-0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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