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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종횡사해, 도둑질도 품위가 있어야 한다.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 2000년 3월 20일 월요일 | 진해동 이메일

1. 이 영화는 무슨 영화란 말이더냐?

막강한 캐스팅(아~르네 루소라니..그 매력적인 여인네를 또 만날 수 있게 되다니!!), 나름대로 탄탄할 수 있었던 시나리오, 어쩌면 한번은 제대로 영화를 찍을지도 모르겠다고 기대했던 감독 존 맥티어넌.

어디서 본 듯하고 고전적인 도입부의 여유로움도 괜찮았지요. 어설프고 나사가 빠진 듯하지만 트로이의 목마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형사반장의 말대로) '유머러스한' 도둑의 '출현'도..뭐 좋습니다. 박물관에서 건초그림만 주구장창 들여다 보고 있던 주인공 토마스의 행위와 나사가 맞을 법도 하게 충분히 예상가능하도록 영화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샴페인을 너무도 빨리 터트려 버린 것 같습니다. 꽉 조이는 심리 서스펜스로 몰고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일찌감치 깨주었으니 관객에겐 친절한 영화인 셈이지요. 여성의 육감, 혹은 경험이 풍부한 자로서의 육감으로 도둑을 금방 찍어버린 르네 루소의 비법도 몇마디의 대사로 간단히 설명해 버리고 범인은 너무도 순순히 범행을 자백하고 맙니다. 관객은 그야말로 떠먹여 주는 밥만 받아먹으면 되는 거죠. 르네 루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인가요?

결국 우리의 레밍턴 스틸 혹은 007아저씨는 주름살을 한 사발 들여 마시고 빈약한 털투성이 가슴을 드러낸 채, 이제는 목주름을 감출 수 없는 르네 루소 아줌마를 계단바닥에 뒹굴게 마법을 걸어버립니다. 오호~~르네 루소 아줌마는 또 왜 이 아저씨에게 홀라당 넘어갔을까..? 정작 설명해주어야 할 부분은 입을 꽉 다물어버린 맥티어넌. (뭐? 피어스 브러스넌, 이 이름외에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냐구?)

갑작스럽게 이영화는 멜러가 되어버리네요. 돈은 많지만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만 하는 고독한 남자와 아름답고 지성적인 캐리어 우먼이 뱅기타고, 썬탠하고, 쇼핑하고...별장으로 밀월여행가고... 오해가 생기고, 남자 떠나고 여자 후회하고, 떠난 줄 알았던 남자가 곁에 돌아오고, 오해는 풀리고 자시고 할 것도 없고...이..이..뭐엿??

2. 어설픈 종횡사해? 도둑질도 품위가 있어야 한다.

영화<종횡사해>에서 주윤발과 장국영은 대범하지만 장난같기도 하고, 하지만 결코 품위를 잃지 않고 명화들을 훔쳐냅니다. '도둑질'이 아니라 '명화'에 방점이 찍힌 것이지요. 그 명성에 맞는 품위로 작품들에 손을 댄다 이겁니다. (물론 윤발/국영오빠는 팔아치우지만, 토마스는 소장을 하지요. 어쩜 토마스가 더 품위있다고 하는 분이 있을지도...)

토마스가 사주한 루마니아 도둑단들의 수법은 종횡사해로부터 어설프게 카피를 뜬 듯합니다만, 품위를 갖추진 못했어요. 허겁지겁 그림을 챙겨 달아나는 토마스의 행동도 기발하긴 하지만, '초짜'의 어설픔이 남아있지요. 토마스가 박물관에 기증한 그림속에 모네의 그림이 들어있으리라는 걸 짐작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좋다구요. 토마스의 대사처럼 원하는 것 은 다 얻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셈이니까요.

하지만 엔딩의 그 또 다른 그림..그것도 모네인가...?(그림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그건 또 어떻게 훔쳤을까요? 작품실은 폐쇄되어 있었고, 사람들은 깔려 있고, 혼란을 틈타 잠입했을때 그때 훔쳤나요? 점프~!!! 컷이 점프했나 봅니다. 하여튼, 이 영화에 나오는 몇가지 트릭들은 새로울 것도 없는 몇몇 영화의 카피이며, 충분히 살리면 영화의 재미가 몇배는 더 할 것 같은 복선들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맥티어넌은 역시 촘촘히 엮어가는 재주는 약간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 가는 세월 누가 막으리오.

유머와 폼에 죽고 사는 우리의 피어스 브로스넌도 많이 늙었지요? 선배 007 숀 코너리에 비하면 아직 청년이긴 하지만, 너무 볼품없어져서 맘이 아팠답니다. 선글래스를 폼나게 낀 르네 루소도 이젠 섹시한 맛이 없어요. 파티장에서의 그 뇌쇄적이어야 할 춤도 "가는 세월 막아보세~~"하는 몸부림 같았구요. 오~글을 쓰다보니 이 놈의 영화를 고통스럽게만 보고 나온 것 같이 흘러버렸네요. 그렇진 않답니다. 르네 루소를 오랫만에 보게 되어 감격했고, 맥티어넌이 이제 <로켓 맨>같은 영화를 만들지는 않겠구나..안심이 되었고, 그림을 돌려주러 갈때 그 회색모자의 무리들이 오고가는 장면은 정말 즐거웠답니다. 지루하지 않고 신나게 봤어요. 시간이 아깝지 않다는 것도 대단한 성과거든요.

3 )
ljs9466
기대되는 영화!!   
2008-01-14 15:16
rudesunny
기대됩니다.   
2008-01-14 13:41
ldk209
어설픈 종횡사해.. ㅋㅋㅋㅋ... 맞다...   
2007-01-23 17:1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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