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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쓴 장동건의 얼굴만 기억에 남는다 (오락성 5 작품성 4)
워리어스 웨이 | 2010년 11월 29일 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언제부턴가 한국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스피드 레이서>로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던 정지훈(비)은 <닌자 어쌔신>에서 주인공을 맡아 가수와 더불어 배우로서의 역량을 펼쳤다. 이병헌은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에서 스톰 쉐도우 역을 맡으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첫 진출, 두 번째 시리즈의 출연도 확정했다. 하지만 이들보다 먼저 할리우드 영화를 찍은 배우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장동건이다. 그의 첫 번째 할리우드 진출작인 <워리어스 웨이>는 4년 이란 긴 제작기간을 거쳐 이제야 관객을 만난다.

마지막 남은 적을 단칼에 벤 후, 최고의 일인자가 된 전사(장동건). 그러나 유일하게 남은 적의 혈육인 아기를 죽이려 할 때 그는 칼을 내려놓는다. 아이를 죽이지 않는 대가로 자신의 조직원들에게 쫓기는 몸이 된 전사는 서부의 외딴 마을로 향한다. 그곳에서 자신의 친구가 운영 했던 세탁소를 연다. 마을에서 부모의 원수를 위해 매일 칼 던지기 연습을 하는 린(케이트 보스워스), 술주정뱅이 론(제프리 러쉬) 등을 만난 전사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린의 부모를 죽인 미치광이 대령(대니 휴스턴)이 마을을 습격하고, 전사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칼을 든다.

<워리어스 웨이>는 동양인 배우를 내세운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하지만 여타 동양인이 주인공인 영화와는 차별성을 갖고 있다. <닌자 어쌔신>의 정지훈이나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의 이병헌은 닌자 캐릭터로 분해, 보기만 해도 입이 딱 벌어지는 근육과 현란한 액션을 보여줬다. 장동건도 최고의 전사로 이 두 캐릭터처럼 칼을 들기는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상체를 드러내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는 동양의 액션영웅과는 다르게 지극히 평범함 모습으로 나온다. 그 대신 한 가지 표정으로 일관하는 모습과, 단칼에 상대편을 제압하는 액션을 보여준다. 이는 힘껏 미간을 찌푸리다가 총알 한 방으로 승부를 결정짓는 카우보이들과 같은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처럼 전사의 표정과 액션은 동양의 액션 캐릭터와 동시에 서양의 카우보이 캐릭터를 합쳐 놓은 듯한 모습으로 차별성을 둔다.

영화가 갖고 있는 큰 장점은 영상미다. 거의 세트장에서 촬영이 이뤄진 <워리어스 웨이>는 판타지적인 느낌이 강하다. 영화는 동양인 전사가 서부 시대로 간 설정부터 판타지의 문을 연다. 이후 수많은 적을 단칼에 없애는 다양한 검술 액션의 쾌감을 전해준다. 이는 CG의 힘으로 완성된다. 그린 스크린 앞에서 펼쳐진 배우들의 액션은 CG를 통해 현란함이 강조되고, 판타지의 느낌을 살린다. 특히 적들이 전사의 칼에 베어 피가 솟구쳐 오르는 영상이나, 자객들의 빠른 움직임 등 놀라울 만한 영상은 이를 잘 나타낸다.

하지만 <워리어스 웨이>는 오랜 제작 기간 동안 영상미에 주력했는지 스토리의 흡입력이 떨어진다. 영화는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서부로 간 전사가 잊었던 사랑을 깨닫고, 마을 사람들을 위해 다시 칼을 든다는 단순한 내용이다. 그러나 장면과 장면을 잇는 연결고리가 다소 헐겁다. 특히 한 가지 표정으로만 일관하는 장동건의 연기는 캐릭터의 감정을 읽어내기 어렵다. 그는 린과의 멜로라인을 형성하지만, 어느 장면에도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없다. 그와 함께 연기한 케이트 보스워스와 제프리 러쉬의 연기도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또한 CG로 도배된 듯한 영상을 계속해서 보고 있자니 배경과 캐릭터의 이질감이 생기고, 후반부에 계속되는 검술 액션 때문에 눈이 아프다. 결국 영화는 장동건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이라는 수식어만 남기고 말았다.

2010년 11월 29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정말 오래 기다렸다. 장동건의 첫 할리우드 영화.
-현란한 검술 액션은 눈요기가 되네.
-100분 동안 장동건의 찡그린 얼굴만 봐야 된다니.
-제프리 러쉬와 케이트 보스워스의 단선적인 연기는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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