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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은 양념, 그럼에도 보통의 비빔밥 (오락성 8 작품성 6)
챔프 | 2011년 9월 5일 월요일 | 유다연 기자 이메일

“네가 태어날 때 천둥이 치길 잘했지, 우박이라도 내렸으면 어쩔 뻔 했어, 안 그래 천둥아?” <각설탕>에서 시은(임수정)이 자신의 말(馬), 천둥이에게 하는 말(言)이다. 이 같은 대사와 함께, 동일한 감독이 연출하는 말(馬) 영화라는 점, 윤 조교사(유오성)가 재등장한다는 점에서 <챔프>는 이환경 감독의 전작 <각설탕>과 자연스레 크로스오버 된다.

잘나가던 기수 승호(차태현)는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딸 예승(김수정)과 남겨진다. 설상가상 사고 당시 시신경을 다쳐 시력마저 잃어간다. 이후 퇴물기수로 전락해 생활고에 시달리던 승호는, 경주마 우박이를 만난다. 그는 우박이를 어렵사리 길들여 경마에 출전, 기적 같은 승리를 이끌어낸다. 하지만 점점 떨어지는 시력은 그를 옭죄고, 세간에도 사실이 알려진다. 우박이도 더는 무리하면 안 되는 상황.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출전한 경마에서 승호와 우박이는 서로를 의지한 채 경기를 치른다.

적당한 유머와 휴머니즘을 기대하고 보기에 <챔프>는 크게 무리가 없다. 굵은 이야기가 있고,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으며, 뜨거운 감동도 있으니까. 그러나 실화에 기인한 절름발이 경주마와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로만은 영화적 요소가 부족했던 걸까. <챔프>는 기수에게 어린 딸을 돌보는 홀아비라는 설정을 덧댄다. 거기에 사설경마 사기꾼 일당에게 쫓긴다는 갈등요소까지. 이쯤 되자 영화에는 의도한대로 긴장감이 형성되지만, 작위성 또한 함께 드러난다. 귀엽고 연기 잘하는 아역배우가 극 후반에 이르러 거의 매 씬 울음을 터뜨리는 것 또한 다소 과하다는 인상을 주며, 오히려 감정이입을 방해한다. 영화의 감동이 100%로 차오르지 못하는 건 이런 부분들 때문이다.

승부를 가르는 스포츠정신, 가족애를 필두로 한 휴머니즘, 감동과 재미 등 영화 곳곳 다양한 소스가 보이는 <챔프>. 각각의 요소들은 제몫을 다하며 추석극장가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게 만든다. 허나 그렇게 갖은 양념을 다 넣었으면 아무래도 특식이 나오겠거니 기대하게 되는데, <챔프>는 그저 무난한, 보통의 비빔밥으로 상에 올랐다는 점이 아쉽다.

2011년 9월 5일 월요일 | 글_유다연 기자(무비스트)    




-차태현표 휴머니즘 드라마 기다리신 분들!
-영화보다 더 감동적인 ‘루나’의 실제 은퇴경기 영상!
-차태현을 ‘딸바보’로 만든 수정양의 똘똘한 연기, “정답입니다~”
-실화에 근거한 거 맞아. 맞는데, 클라이맥스로 가는 갈등구조에서 드러나는 작위성이 다소 진하다는
-동물이 어떻게 연기를 해, 라는 편견을 가진 분들
-웃겼다 울렸다, 들었다 놨다~ 확실한 한 가지만 원하는 분들
1 )
ldk209
<각설탕>을 보고... 다음부터 이 감독 영화는 가급적 안 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억지로 말을 죽음으로 몰아 넣고는 흘리는 악어의 눈물이라니...   
2011-09-1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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