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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필요해 (오락성 7 작품성 7)
내 아내의 모든 것 | 2012년 5월 17일 목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TV를 보면 부부간의 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많다.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만나 살다보면 싸움은 피해갈 수 없는 법. 대부분 프로그램에 나온 부부들의 문제는 소통 부족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바로 대화다. 그동안 쌓아 놓고 살았던 불평불만을 토로했을 때 비로소 소통의 문이 열리고, 서로에 대한 이해심이 커진다.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는데도 외로움을 느낀다면 대화는 필수 조건이 된다.

결혼 7년차 부부인 두현(이선균)과 정인(임수정)도 대화가 필요하다. 허구할 날 독설을 내뱉는 정인의 입은 휴일이 없다. 그녀의 끊임없는 수다에 귀를 닫고 사는 두현은 아내에게 벗어나고 싶어 안달이다. 하늘이 도왔는지 두현은 강원도로 발령이 나고, 해방의 기쁨을 만끽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지아비를 모시겠다는 사명감에 가득찬 정인은 아예 강원도로 내려와 수다 배틀을 시작한다. 또 다시 지옥을 맛봐야 하는 순간, 두현의 앞에 희대의 카사노바 성기(류승룡)가 나타나게 되고, 그는 성기에게 간절한 도움을 청한다. “제발 제 아내를 바람나게 해주세요!”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이야기는 그다지 새롭지 않다. 영화는 아내와 이혼하고 싶어 미치는 남편이 자유를 얻기 위해 카사노바를 고용, 아내가 바람피우기만을 기도한다는 내용이다. 설정 자체가 특이하지만, 부부간의 갈등이란 소재는 골백번 우려먹은 사골처럼 신선함이 떨어진다. 대신 영화는 코믹한 상황과 현실적인 고민들을 뒤섞는다. 진국은 아니지만 깊은 맛은 제대로인 셈. 특히 민규동 감독이 카사노바 성기를 활용하는 면은 돋보인다. 카사노바 성기는 영화의 중요한 소재인 지진과 일맥상통하다. 느닷없이 찾아와 뒤흔들고, 모든 걸 앗아가는 지진처럼 성기도 7년 동안 이어온 부부관계를 한 번에 무너뜨린다. 또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재건의 꿈을 꾸게 하는 것처럼 성기 또한 이 부부의 진정한 사랑을 다시 쌓아올리게 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영화의 깊은 맛을 더하는 건 극중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배우들의 연기다. 연약하고 사랑스러운 역할을 도맡아왔던 임수정은 보란 듯이 너무 당차서 탈인 정인 역을 소화해낸다. 수다스럽고 시끄러운 캐릭터지만 그럼에도 사랑스러움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성기 역을 맡은 류승룡의 연기는 백미. 느끼한 연기톤을 유지하면서도 사랑의 순정을 갖고 있는 카사노바의 매력을 한껏 뽐낸다. 이들의 과장된 연기에 맞서 영화가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건 이선균의 몫. 그는 두 배우의 연기를 맞받아치면서 현실적 고민을 곱씹을 수 있도록 극의 균형을 잡는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의 흐름자체가 정체되는 듯한 느낌을 받지만, 감동을 쥐어짜는 결말이 아니라는 점에서 보는 재미는 지속된다. 결과적으로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서로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해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부부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영화되시겠다. 가화만사성. 세계 평화 위해 우리 모두 대화하자.

2012년 5월 17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부부간의 갈등을 겪고 있는 커플을 위한 제대로 된 상담 프로그램
-임수정, 이선균, 류승룡의 만남. 최적의 조합.
-디테일한 소품들 보는 재미가 쏠쏠
-러닝타임 꽤 길다
-아내와 이별하기 위해 카사노바를 고용하는 남편, 설마 이런 남편 있을까?
2 )
dhko1119
이 영화 저는 평점 높게 주고 싶어요. 2시간 동안 엄청 웃었어요.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구요. 특히 류승룡씨 연기는 압권이었어요. 아직 미혼이지만 결혼을 간접 경험한 느낌~ 건축학개론을 능가할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순전히 제 생각이지만.. 300만도 거뜬할것 같아요. 유쾌상쾌한 영화^^   
2012-05-21 01:15
killer8919
갱년기 부부에게 권하고픈 영화   
2012-05-20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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