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인물, 같은 장소, 다른 이야기 (오락성 6 작품성 8)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 2015년 9월 18일 금요일 | 최정인 기자 이메일

감독: 홍상수
배우: 정재영, 김민희, 윤여정, 기주봉
장르: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21분
개봉: 9월 24일

시놉시스

특강 시간을 착각한 영화감독 함춘수(정재영)는 실수로 수원에 하루 일찍 내려간다. 함춘수는 잠시 들른 복원된 궁궐에서 윤희정(김민희)이라는 화가를 만난다. 둘은 윤희정의 작업실에 가서 윤희정의 그림을 구경하고, 저녁에는 회에다 소주를 많이 마신다. 가까워진 두 사람은 다른 카페로 이동해 술을 더 마신다. 함춘수는 자신의 결혼한 사실을 할 수 없이 말하게 되고, 윤희정은 함춘수에게 실망한다. 두 사람의 비슷한 만남과 헤어짐의 이야기가 다시 한 번 이어지는데 이번에는 윤희정의 목소리가 더 위축되어 있고, 몸도 굽어져 있다. 둘이 돌아다니는 데는 비슷한데, 이번엔 함춘수가 옷도 벗고 그런다.

간단평

데뷔 20주년을 맞은 홍상수 감독의 17번째 장편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구조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영화다. 중간 타이틀을 기점으로 1부와 2부로 나뉘는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대부분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유부남 지식인, 또는 영화감독이 예쁜 여주인공을 만나 술을 마시고 시간을 보낸 뒤 헤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그런데 두 번 담는다. 같은 주인공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말을 반복하는 영화의 1, 2부는 지퍼와 같이 서로 맞물려 있다. 홍상수 감독 특유의 갑작스런 줌인과 패닝이 가미된 롱테이크 미디엄숏은 인물들의 가장 미세한 표정변화까지도 주목하게 하는 힘이 탁월하다. 그리고 이 효과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 유독 크게 발휘돼, 똑같은 인물이 두 개의 섹션 속에서 어떻게 다른지를 감지하게 만든다. 주인공들이 하는 행위는 비슷하지만 두 막의 분위기와 상황은 분명 다른데 함춘수의 나레이션과 함께 시작된 1부 속 인물들은 자의식 과잉으로 비춰지는 반면, 나레이션이 제거된 2부의 인물들은 보다 더 솔직한 편이다. 만일 첫 번째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카메라의 위치나 엑스트라의 모습을 잘 기억할 수 있다면 두 번째 이야기를 관람할 때 그 차이들을 발견하며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보여준 장면을 다시 재생할 때 오는 지루함을 극복하고 구조적으로 흥미롭고 인물과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이 매력적인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홍상수 감독의 작가적 역량과 연륜이 느껴지는 영화다.

2015년 9월 18일 금요일 | 글_최정인 기자(jeongin@movist.com 무비스트)




-같은 이야기를 두 번 하는 새로운 시도.
-이리저리 생각할 수 있는 열린 영화.
-홍상수 감독 영화 애호가.
-영화를 통한 기억력 테스트.
-홍상수 영화 알레르기 있으신 분들.
-아무래도 봤던 이야기를 다시 보는 2막은 조금 지루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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