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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귀여운 수다 한 보따리
다이아몬드를 쏴라 | 2002년 4월 17일 수요일 | 우진 이메일

[다이아몬드를 쏴라]의 포스터는 소박하기 그지없다. 흰 바탕에 그나마 반쯤은 공백이고 딸랑 주연 배우 세 명만 나란한 이 포스터를 마주치고 얼마쯤 고개를 갸우뚱거린 것도 사실이다. 스쳐 가는 관객의 뇌리에 콕 박히고자 현란한 광채를 발하는 포스터들이 흥건한 이 시대에 이 영화는 어쩌려고. 세상 물정 안 맞게 검소한 포스터는 그러나, 찬찬히 뜯어보고 있자니 왠지 아련한 향수를 품어내는 것이었다.

영화에는 포스터의 느낌이 물씬 풍겨난다. 킬러 크리티컬 짐(팀 알렌)은 목소리 높여 볼거리에만 치중한 나머지 이야기를 잃어버린 요즘 영화 사정을 개탄하며 '스토리 있는' 고전 영화로의 회귀를 주장한다. 그는 감독의 입을 대신해 [티파니에서 아침을], [서바이벌 게임], [이중 배상], [마지막 총잡이], [선셋 대로] 등 헐리우드 고전 영화들을 줄줄이 찬양한다.

따라서 [다이아몬드를 쏴라] 또한 이야기에 치중한다. 영화에서 강조하는 이야기는 선 굵은 허풍보다는 소담한 수다에 가깝다. 아기자기하게 얽히는 상황들은 시트콤을 연상시킬 정도로 발랄하고, 끊임없이 쏟아져 내리는 재치와 유머는 관객에게 '듣는' 즐거움을 준다. 특히 팀 알렌의 찰진 입담은 약방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다이아몬드를 쏴라]에 등장하는 탈옥수, 킬러, 마피아 등 험난한 인생들도 영화의 기류에 휩쓸려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험악하고 냉정한 표정을 하고 있어야 할 캐릭터마저 코미디에 녹아들어 친근하고 정감있게 그려진다. 그들이 총을 난사하고 있는 장면조차 잔혹함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이렇게 따뜻한 분위기에 달짝지근한 로맨스가 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크리스챤 슬레이터와 그의 팬이었다는 상큼한 금발머리 아가씨 포티아 드 로시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는 관객을 흐뭇하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캐릭터는 뭐니뭐니해도 크리티컬 짐. 엉뚱한 킬러 크리티컬 짐이 풀어놓는 영화 이야기는 [다이아몬드를 쏴라]를 풍성하게 부풀린다. 크리티컬 짐을 맡은 배우는 유명한 TV 시트콤 [아빠, 뭐 하세요]의 팀 알렌.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도 구수한 유머를 쏟아내며 이야기의 맥락을 야금야금 건드리는 노련미를 보여준다.

[다이아몬드를 쏴라]는 깔끔한 웃음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욕심을 절제한 듯 군더더기 없는 구성도, 적재적소에 배치된 캐릭터들도 무난하다. 곳곳에 숨겨진 고전 영화의 '잔재'마저 귀여운, 코미디 소품.

3 )
ejin4rang
기대할게요   
2008-10-16 16:12
rudesunny
너무 너무 기대됩니다.   
2008-01-21 18:25
kangwondo77
리뷰 잘 봤어요..좋은 글 감사해요..   
2007-04-2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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