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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고 궁금하고 재미있다 (오락성 7 작품성 8)
애플 | 2021년 5월 27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크리스토스 니코우
배우: 알리스 세르베탈리스, 소피아 게오르고바실리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90분
개봉: 5월 26일

간단평

‘쿵, 쿵, 쿵’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남자는 혼자 남겨진 것으로 보인다. 공허한 눈빛과 체념한 듯한 표정의 ‘알리스’(알리스 세르베탈리스)는 집을 나선다. 꽃을 사서, 어딘가로 향하던 그는 그만 버스에서 최근 유행하는 ‘기억상실’ 병에 걸리고 만다.

며칠이 지났지만, 아무도 알리스를 찾지 않는다. 병원에서는 그에게 자립을 위해 ‘인생 배우기’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병원이 마련해 준 집에서 알리스는 숙제하듯이 매일의 미션을 수행한다. 오래된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를 누르면 나오는 정중한 남자의 목소리가 제안하는 대로 거리에 나가서 새로운 일을 경험한다. 즉석 카메라로 그 현장을 촬영해 한 장 한 장 경험노트를 채워간다.

기억 상실 병이 만연해진 사회, <애플> 속 세계는 지역도 시기도 특정하기 힘들다. 디지털 문화로 넘어가기 전의 언제 즈음으로 보이기도 한편으론 과학 기술력이 제거된 미래의 어디쯤 같은 인상이기도 하다. 현실에 발을 딛고 있으면서도 현실 너머 다른 세상을 접하고 있는 듯한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영화는 일단 독창적인 정서를 확보한다.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한 뒤에는 그 안에 정체성, 사랑, 이별, 상실, 그리움 등을 기저에 녹여내 보편적인 감정을 파고든다. 때때로 유머인 듯 아닌 듯한 엉뚱한 언행으로 슬며시 미소 짓게 하는가 하면, 기억의 조각을 두서너 곳 뿌려 놔 궁금증과 호기심을 높인다. 덕분에 설명과 대사도 간결하게, 매우 말을 아끼면서도 영화는 관객의 주의를 효과적으로 잡아 둔다. 올해 전주영화제에 공식초청 된 것을 비롯해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받았다. 그리스 출신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이끄는 제작사 ‘더티 필름’이 해외 배급을 맡았다.


2021년 5월 27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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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거장(?) 대접받는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특히 <더 랍스터>와 코드가 잘 맞았다면
-왜 제목이 ‘애플’일까? 기억 상실병에 걸린 남자가 좋아하는 과일인데 애플에 담긴 의미는? 직접 보는 수밖에, 한 줄로 설명하기 힘들다는
-제2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음...<더 랍스터>만큼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캐릭터 + 출연진 +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기대했다면. 상대적으로 단출하고 사적인 이야기라는
-공간적, 시간적 배경이 도무지 가늠되지 않네? 귀에 익숙하지 않은 그리스어와 낯선 배우들, 예열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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