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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스런 마츠코’ 할머니 버전 (오락성 6 작품성 7)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 2021년 7월 13일 화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감독: 오키타 슈이치
배우: 다나카 유코, 아오이 유우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138분
개봉: 7월 15일

간단평
‘모모코’(다나카 유코)는 도쿄 교외에 혼자 사는 75세 할머니다. 정략결혼을 피해 고향 이와테로부터 도망쳤던 젊은 날의 그는 숙식을 제공하는 도시의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고 친구를 사귀며 자기 힘으로 오롯한 인생을 살아냈다. 우연히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자식을 낳고 남들처럼 정신없이 삶의 시간을 지나 보낸 그는 이제, 자식을 독립시키고 오붓한 노년을 보낼 시점. 하지만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다시금 홀로 남게 된다. ‘모모코’는 그제야 고요한 침묵만 맴도는 어두운 방 안에서 자신의 지난 인생을 떠올리며 여러 생각에 잠긴다.

여기까지만 읽고, 이 영화가 그저 혼자 남아 울적한 장년층의 삶을 다루는 작품일 거라는 손쉬운 예단은 하지 말 것.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는 마치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2006)의 ‘할머니 버전’처럼 주인공의 지난 삶을 극적인 방식으로 재현한다. ‘모모코’ 곁에 불쑥 나타난 세 명의 친구들은 잊고 지내던 고향 사투리로 수다를 떨고, 젊은 시절 연애담을 물으며 호들갑을 떨어대고, 현란한 악기를 연주하고 춤추며 ‘모모코’의 이야기를 끌어낸다. 그 친구들이 실존 인물이든 아니든, ‘모모코’ 삶에 독특한 생기를 불어넣으며 이야기를 진척시키는 건 분명하다.

고향을 떠나 도시에 정착하고, 사랑 ‘때문에’ 가족 ‘때문에’ 그럭저럭 흘러흘러온 나이 지긋한 일본 여인의 삶을 특별한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는 따뜻한 상상력과 유머를 곳곳에 배치하고, 어느 순간 잔잔하지만 짙은 여운을 안기는 데 성공한다. 노년 부부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모리의 정원>(2017)을 연출한 바 있는 오키타 슈이치 감독은 아내, 엄마, 할머니 역할을 지나 ‘나 자신’으로 다시 남게 된 ‘모모코’의 지금과 앞으로의 날들에 애정어린 태도로 귀 기울인다. 아오이 유우가 ‘모모코’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고, 일본의 대표적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에서 강단 있는 ‘에보시’의 목소리를 연기한 다나카 유코가 할머니 ‘모모코’역을 맡았다.

2021년 7월 13일 화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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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아 도쿄 외곽에서 살아가는 75세 할머니 ‘모모코’, 그 인생 어땠을까? 한 사람의 삶 돌아보는 은근한 재미를 즐길 줄 아는 당신이라면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할머니 버전’일 수도, 상상력과 유머를 발휘한 극적인 인생 재현 끝에 남는 짙은 여운 기대한다면
-작정하고 외롭고 쓸쓸하게 하려는 작품은 아니지만, 어쩐지 마음이 구슬퍼질 수도… 깔깔 웃게 할 발랄한 리프레시 필요한 순간이라면
-특별하고 독보적인 인생 꿈꾼다면, 지극히 평범하게 나이 들어 혼자 남은 주인공 인생에 아직은 마음 주기 어려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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