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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wind는 이제 그만..
비디오를 보는 남자 | 2004년 1월 17일 토요일 | 이선영 이메일

비디오를 보는 남자
비디오를 보는 남자

남자(장현성)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혼 한 후 비디오 대여점을 운영하고 있다. 빌려간 비디오를 회수해 오고 되감기한 테이프를 다시 진열하고... 매일 똑같은 일상 속에 지내던 남자에게 어느 날 편지 한 통이 날아든다. 처음엔 잘못 온 것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아 했던 것이 두 번 세 번 이어지며 남자는 점점 호기심을 느끼지만, 정작 공중전화 뒤에 놓아두라는 답장에서만은 번번이 망설인다. 한편, 회수함에 잘못 반납된 홈 비디오 하나가 남자의 마음을 휘젓기 시작하는데...


편지, 공중전화,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
이제는 낡은 추억 속의 물건이 되어 버린 것들..
이메일 청구서가 생긴 덕분에 며칠씩 집을 비워도 우편함 가득 우편물이 쌓일 일 없고, 핸드폰 배터리가 나가면 저장된 번호를 알지 못해 눈앞의 공중전화도 무용지물이며, 영화관에서 개봉도 하기 전에 다운 받아 본 영화는 괜찮다면 화질 좋은 DVD로 구입하고...

디지털 환경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영화 <비디오를 보는 남자>는 무척이나 낡았다. 그도 그럴 것이 95년에 나온 임영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저예산 독립영화의 운명이 다 그러하듯 기획 후 우여곡절을 겪는 지난한 산고 끝에 빛을 보게 되었던 것이다. 허나 차용한 소재가 낡았다고 이야기의 주제도 낡은 것은 아닐 터..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욕망과 거기서 오는 소외감이라는 현대인의 외로움, 그리고 일상의 어느 한 부분을 표현하고자 했던 김학순 감독의 진득한 뚝심은 영화 여기저기서 확인할 수 있다.

남자가 영화 속에서 보고 또 보고, 손님에게 권하고, 심지어 같은 이미지의 꿈까지 꾸게 되는 영화는 바로 빔 벤더스 감독의 <베를린 천사의 시>. 영화 속 영화의 내용처럼 남자는 심심한 비디오 가게를 과감히 떨치고 벗어나게 해 줄 만한 운명적인 그 무엇을 꿈꾸었을지도 모를 일. 똑같은 영원을 사느니, 삶과 죽음 그리고 희로애락이 있는 인간의 삶을 택한 다미엘 천사처럼 말이다. 하지만, 주인공 남자의 표현처럼 모든 첫 정사는 운명이지만, 두 번째부터는 일상이 돼버리듯 모든 일은 시작, 혹은 시작 전의 과정만 드라마틱할 뿐, 그 후엔 모두 똑같은 일상의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덕분에 남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익명의 편지는 남자와 아주 사소한 스쳐지나감만이 존재했을 뿐인 동네 단골 아줌마나, 까페 종업원, 혹은 치한을 피해 가게 안으로 피신한 여자까지 모두를 용의 선상에 올려놓으며 평범한 일상에 잠시 색다른 눈을 뜨게 하지만, 결국 편지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게 된 다음엔 아무 의미 없는 똑같은 일상에 지나지 않을 뿐인 일이 된다.

이렇게 되면 좋았으련만....
이렇게 되면 좋았으련만....

편지와 함께 또 하나 남자의 일상을 파고 든 한편의 홈 비디오는 남자의 욕망을 좀 더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비디오 속 여자의 행복한 일상을 훔쳐보면서 그가 꿈꾸었을 것과 그 꿈이 현실로 이루어질 목전에서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릴만한 그의 실수. 이 영화의 영문제목처럼 모든 사건이 Rewind된 남자의 일상은, 또다시 새로운 무언가를 꿈꾸고, 시작되며 다시 원점회귀 하는 쳇바퀴 같은 우리네 인생의 드라마틱할 뻔한 어느 한 시점을 발췌한 듯 그렇게 담담히 보여준다. 마치, 모든 일상은 한편의 비디오를 끊임없이 돌려보는 것과 같다는 듯이...

2 )
ejin4rang
지루한감이 있다   
2008-10-15 17:19
callyoungsin
지루하다...   
2008-05-1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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