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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의 여인들
그녀들의 매력에 빠져서는 안돼!! | 2004년 2월 23일 월요일 | 협객 이메일

꿍꿍이가 있어 보이는 여인네들
꿍꿍이가 있어 보이는 여인네들
영화 <8명의 여인들>은 사실 꽤 오래 전에 본 영화이다. 이 기가 막힌 영화가 그간에 무슨 사정이 있어 개봉을 1년 정도 늦추고 지금에서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번듯하게 극장 간판이 걸린다는 사실은 영화팬들에게는 다행한 일이다.(한국형 블록버스터에 의해 좋은 영화, 작은 영화들을 만날 기회가 적어지는 현 시점에서 본다면 정말 영화팬들에게는 운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오종의 영화팬이라면 놓쳐서는 안될 영화이고 또한 프랑스 영화라 하면 괜스레 피하게 되는 나약한 심리를 가진 영화팬이라도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오종 감독의 특징은 시니컬한 묘사와 유머인데 이 영화에서도 유감없이 그 실력이 발휘되고 있다. 단, 한가지 조심할게 있다면 8명의 이 아름다운 프랑스 여인들에게 당신은 결코 매료 되서는 안 된다. 왜냐고? 장미의 아름다움은 가시에서 비롯된다는 진리를 생각해 보면 금세 눈치 챌 것이다.

<8명의 여인들>은 연극, 스릴러 그리고 뮤지컬이 혼합된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다.
오종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독특한 위치에 있기도 하면서 그의 여배우 섭외 능력이 돋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 출연진만 보더라도 카트린느 드뉘브, 이자벨 위페르, 뤼다빈 사니에르, 엠마누엘 베아르........................등등.

8명 다 일일이 쓰는 것조차 숨이 벅차고 가슴이 뛴다. 그런데 영화는 한꺼번에 그녀들을 만나게 해주는 것도 모질라 관객들에게 보너스로 그녀들의 노래와 춤 실력까지 보여주니 그저 필자 같은 페티시티들은 침 흘리며 흥겹게 감상하는 꿈결같은 영화와의 조우만 하면 된다.

오호! 다시 한번 경고성 멘트를 날리겠다.
“그녀들에게 매료당하지 말걸!!”

그림 같은 프랑스 상류층 저택에 눈이 내리고 8명의 여인들은 해외유학에서 돌아온 큰딸(스종/비르지니 위도?)을 반기며 행복한 성탄절 아침을 아주 귀족적으로 시작한다.
막내 딸(카트린느/뤼다빈 사니에르)의 투정 섞인 노래와 춤을 감상하고 이모(오귀스틴/이자벨 위페르)의 짜증 섞인 쨍알거림마저도 그녀들의 우아한 크리스마스를 망치는 조건이나 이유가 될 수 없다.

사건은 이 아름다운 집의 주인이자 8명의 여인들과는 핏줄, 육체적 그리고 경제적으로 연결된 집안의 유일한 ‘남자’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시작한다.
누가 죽였을까? 하필 많은 여자들에 둘러 쌓인 유일한 남자(남편, 아버지, 주인, 오빠, 사위, 형부, 연인)를 죽음으로 몬 것은 누구이고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일까?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8명의 여인들은 서로를 의심하고 집안에서의 그 남자와 자신의 위치관계를 노래와 춤으로 본격적으로 설명하고 해명하면서 그녀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관객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거둬들인다.

그렇다면 그녀들의 처지를 노래와 춤이라는 뮤지컬 형식으로 연출한 감독의 의도가 이쯤에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프랑수아 오종은 영화 안에서 동성애와 페티시즘을 적나라하게 또는 은밀히 그리곤 하는데, <8명의 여인들>은 오종 특유의 이런 소재를 연극적인 영화적 연출로 표현한다. 결국 이런 영화의 특성 때문에 관객은 제3자 즉, 관찰자의 위치에서 영화를 보게 된다.

감독은 이런 연출 때문에 오는 관객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그녀들의 아름다움을 매혹적으로 보여주는 춤과 노래를 추가하고 빈틈없는 화면 구성과 중의적인 대사에서 오는 스릴러의 긴장감이 아닌 그녀들의 수다스러운 입씨름으로 갈등을 증폭시키는 고의적 연출로 그녀들 모두에게 살인의 동기를 부여하고 또한 그녀들 모두에게 완벽한 알리바이를 준다.

이럼으로써 관객은 스릴러가 주는 긴장감과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시종일관 유지하면서 8명의 여인들이 주는 유쾌한 즐거움을 관찰자의 입장에서만 볼 수 있는 연극적 연출의 거리감(감독의 의도)이 주는 색다른 매력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영화<8명의 여인들>은 표면상으로 보면 드센 여자에게 억눌린 한 가장의 비참한 말로를 그리는 영화처럼 보인다. 허나, 오종의 전작들과의 연계선상에서 보면 다분히 정치적 권력 이동에 관한 그만의 독특한 사회적 시선이 엿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워터 드랍스 온 버닝 락>과 구성과 연출이 비슷하다. 음, 노래와 춤은 빼놓고)

이 여자들 사이의 가운데는 누가 있었지?
이 여자들 사이의 가운데는 누가 있었지?
관객을 끝까지 관찰자의 위치에만 머물게끔 하는 연극적 영화 구성의 해답은 여기서 나온다.8명의 여인들과 그 집안의 유일한 남성이 연결되어 있는 관계의 고리를 개인별로 따져 본다면 훨씬 이 영화가 가지는 재미를 더 많이 느끼리라 생각한다. 감독 오종은 유일한 남성의 얼굴을 끝까지 공개하지 않는 구성으로 여자 인물들에게 관객의 시선을 모으는 효과와 더불어 미스테리한 요소가 주는 긴장감도 나름대로는 탄탄히 이어가고 있다.

한 남성과 8명이나 되는 여인들은 모두다 다른 관계로 맺어져 있는 인물들이다. 또한 그녀들의 신분과 관계를 결정 짓는 매개체로 의상이 사용된다.(의상은 극 후반부에 와서는 그녀들의 욕망을 표출하고 해소하는 사물로도 쓰인다)

하녀인 루이즈(엠마누엘 베아르)에게는 자신을 고용한 주인이면서 불륜의 관계로 이 집안의 유일한 남성은 연결되어 있다. 투덜이 오귀스틴(이자벨 위페르)에게는 형부이자 다가 설 수 없는 짝사랑의 남성이고, 스종과 카트린느에게는 유일하게 같은 관계로 맺어진 부녀지간인줄 알았는데 스종과의 관계는 그녀가 친딸이 아님이 드러나는 극 후반부에 와서는 또 다른 의미를 형성해 버린다. 친누이인 피에르트(파니 아르당)와는 남매이지만 동시에 피에르트의 정신적 연인이기도 하다.

이런 식으로 각각의 여자들과 이 유일한 남성의 관계를 따지고 들어간다면 하나의 공통 분모를 산출 할 수 있는데, 그녀들에게 한 명의 남성이 가지는 존재 의미는 그녀들의 은밀한 욕망을 해소해주는 성적 상대임이 드러난다.

이 집안의 유일한 남성은 그녀들과는 다른 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그녀들에게 언제나 영향력을 행사는 권력자의 위치에서 있을 수 있었다.

자, 그런데 영화의 이야기 진행사항을 보면 그녀들은 유일한 남성에게 반란을 꾸민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분명 관객들이 모르는 속사정이 있을 듯 하다.
서서히 드러나는 그녀들의 욕망과 질투는 현실의 축소판처럼 사회를 대변하기 시작한다.
좁다면 좁은 집안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통해 감독의 사회적, 정치적 권력 이동 문제에 관해 날카로운 비판 의식이 드러나면서 이 건조한 인물들의 묘사는 관객들에게 훔쳐보는 듯한 구성으로 잘 짜여져 나온다.

영화 <8명의 여인들>은 그녀들이 입은 의상의 쓰임새만 보더라도 전체적인 시점이 페티시즘이다. 그것을 이용하여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여자들끼리의 관계를 남자들의 은밀한 시선처럼 카메라를 이용하여 잡아내고 있는데 동성애에 의한 그녀들의 갈등이 해결되는 마지막에 와서는 절정에 도달한다.

위페르 아줌마에 대한 편견을 버려! 나도 웃길 수 있어~
위페르 아줌마에 대한 편견을 버려! 나도 웃길 수 있어~
동성애와 페티시즘으로 꾸며진 마지막의 반전은 그래서 쇼킹하기보다는 흥미롭다.
영화 <피아니스트>에서 변태적 여성의 욕망을 차가운 표정으로 연기한 이자벨 위페르의 연기가 영화의 재미를 높여주는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하는데 엉덩이에 주사를 맞는 씬은 놓쳐서는 안될 장면이니 꼭 유념해서 보시길 바란다.
아울러 오종의 또 다른 영화 <스위밍풀>에서 관능적인 연기를 선보인 뤼다빈 사니에르의 귀엽고 깜찍한 모습도 영화 보는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이다.


아, 잊지 마시라! 그녀들에게 매혹 당하면 살인범의 정체는 영영 알 수 없을 지도 모른다.그녀들은 가시 돋친 장미들이니.........................

2 )
callyoungsin
8명의 연인들의 매력에 빠져드는..   
2008-05-19 13:19
mckkw
독특한 영화   
2007-11-0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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