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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는 선택과 투쟁이 아닌 당위 (오락성 6 작품성 6)
갈매기 | 2021년 7월 29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김미조
배우: 정애화, 이상희, 고서희, 김가빈, 김병춘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74분
개봉: 7월 28일

간단평
‘오복’(정애화)은 몇십 년 동안 자신은 먹지도 못하는 생선을 시장에서 팔아 세 딸을 모두 대학까지 공부시킨 엄마다. 철거가 예정된 시장 상인들은 힘을 모아 이전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첫째 딸(고서희)의 상견례를 잘 치러 기분 좋은 그는 귀갓길에 두런두런 모여 한잔하고 있는 시장 사람들의 술판에 합류한다. 그날 밤 험한 일을 당한 오복은 덮고 넘어가려던 애초의 생각을 바꿔 가해자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다.

<갈매기>는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세상의 편견에 맞서 목소리를 내는 오복을 응시하는 작품이다. 극 중 등장하는 ‘한강에 배 한 번 지나간 게 뭔 대수냐’는 표현이 낯설지 않듯이, 중·노년 여성을 향한 성폭행은 잘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강하고 또 드러낸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덜 심각하게 치부되는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 그렇기에 평생 자신을 뒷전에 두고 살아온 여성이 자존을 위해 내는 목소리에 더욱 주목하게 된다. 영화는 가족 내에 빚어질 수 있는 갈등보다 사실을 공론화하기로 한 오복과 그 딸들이 시장 상인을 비롯한 외부인들과 부딪히며 접하는 무관심 비겁함 위선과 이로부터 길어진 감정과 행동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오복과 딸들이 성폭행의 폭로에 합의하기까지 갈등 요소가 약한 면이 없지 않아 있으나, 한편으론 ‘미투’란 선택이나 투쟁이 아닌 당위라는 인식의 반영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김미조 감독이 손수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장편 데뷔작으로 지난해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을 비롯해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바르샤바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진출하며 주목받았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제작지원을, ㈜영화사 진진이 배급과 투자를 맡았다.


2021년 7월 29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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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복’을 연기한 정애화 배우, 영화와 연극을 넘나들며 이력을 쌓아온 그의 첫 주연작으로 극 중 치매에 걸린 엄마와 전화하며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에서 연기력 폭발
-<바보선언>, <꼬방동네 사람들> 등 70~80년대 한국 영화가 지닌 거친 에너지에 반했다는 김미조 감독. ‘패기’ 넘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데… 패기가 가장 넘치는 장면은?
-큰딸의 결혼식을 앞둔 엄마가 과연 자신이 당한 일을 공론화할 수 있을까? 결정까지 번민의 흔적이 약해 보이기도
-제목이 ‘갈매기’? 안톤 체홉의 희곡에서 따온 것은 맞지만, 그와 유사한 서사와 분위기를 예상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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