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인 굿 컴퍼니
아버지의 고독을 빗댄 남성용 로맨틱 코미디. | 2005년 8월 27일 토요일 | 이희승 기자 이메일


<어바웃 어 보이>를 통해 인간사이의 ‘섬’을 이야기 하던 폴 웨이츠 감독의 신작 <인 굿 컴퍼니>는 할리우드 영화지만 왠지 할리우드적이지 않은 엔딩을 보여준다. 실제 조연이지만 주연처럼 둔갑된 스칼렛 요한슨을 흥행 코드로 내세운 만큼 남자주인공인 토퍼 그레이스와 의 로맨스를 기대했던 팬들이라면 실망이 클 것이다. 말 그대로 좋은 회사(good Company)란 무엇인가를 다룬 남자들의 영화인 만큼 늦둥이를 임신한 댄(데니스 퀘이드)의 아내나 뉴욕대에 편입한 딸 알렉스(스칼렛 요한슨)의 비중은 크게 다뤄지지 않는다.

회사가 모기업에 흡수되면서 인사합병이 단행되고, 운 좋게 퇴출되진 않지만 직급이 강등 당한 댄은 초고속 승진한 아들뻘 이사를 모시게 된다. 잘 나가는 광고영업 계의 이사였던 댄의 위치가 흔들리는 순간 이 젊은 이사 듀리아(토퍼 그레이스)는 자신의 오른팔로 댄을 지목한다. 그리고 개인적 갈등을 뒤로 하고 인사조치를 단행하면서 크고 작은 잡음들을 처리해 나가는 모습이 담담하게 펼쳐진다.그 사이 아버지란 위치의 댄은 20년간 몸담은 회사에서의 위치를 적절히 조율하면서 고독을 느낀다.

아버지의 고독이란 다른 도시로 떠난 어린 딸의 전화를 기다리고, 인간적인 관계보다는 실적 위주의 성과제를 개탄하며 가족같이 이끌었던 회사동료들을 내보내면서 점차 절망에 빠지면서 극에 달한다. 그 사이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패기 만만한 듀리아는 정작 가족이란 없고 성공의 외면에만 치중하며 직장 부하인 댄의 딸과 사랑에 빠지는 등 겉으로는 성공한 어른이지만 소소한 일상조차 챙기지 못하는 유아적 생활모습을 보여준다. 다행히 더불어 보여지는 젊은 두 남녀의 사랑은 각자의 ‘미래’와 ‘믿음’이란 선택의 기로에서 정통 가치관과 사회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젊은 군상들을 모습을 보여주며 무게 감을 덜어냈다.

자신이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에 발등을 찍히는 조직내의 비애를 가장 사실적으로 다룬 <인 굿 컴퍼니>는 그렇게 청춘 로맨스를 살짝 얹은 리얼 드라마적인 요소를 갖춘 보기드문 수작으로 거듭났다. 실직문제를 다루면서 부부 문제를 언급하고 회사내의 인간관계를 다루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역설하는 폴 웨이츠의 연출력은 가볍지 않게 흘러간다. 장유유서(長幼有序)의 가치관에 반하는 스토리는 결국 모든걸 잃은 듀리아가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실내용 런닝머신 대신 실제조깅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의미심장하게 끝난다. 그는 젊기에 새로 시작 할 수 있고 이 장면이야 말로 감독이 전통적인 가치관은 유지시키면서 아름다운 보수주의를 주입시키는 전형적인 형태로 해석된다.

겉으로는 젊은 상관과 연애하는 딸에 대한 배신감을 다룬 듯 하다가도 그가 “영업이란 인간의 신뢰에서 비롯된다”라는 철학으로 의욕만 앞장선 경험 전무한 듀리아를 감동 시키는 장면은 서로에게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와 영화 속 메시지인 시너지(synergy)를 가장 사실적으로 보여주는것이다. 댄은 연륜에서 비롯된 익숙함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반대로 듀리아는 아무것도 모르기에 더 자신만만하게 이뤄냈던 얄팍한 지식을 부끄럽게 만들어 둘만의 우정까지 창출한다.

현실적으로 가장 많이 이뤄지는 이별공식을 덤덤히 연기해 낸 젊은 두 배우의 연기력과 영화전반에 무게중심을 잡은 데니스 퀘이드의 연기는 생존과 속도에 허덕이는 젊은 도시인들에게 사회인의 진정한 비애를 맛보게 해준다는 게 유일한 단점이랄까? 그러기에 고만고만한 로맨틱 코미디를 벗어난 <인 굿 컴퍼니>는 확실히 매력적인 영화다.

10 )
sw830501
ㅎㅎ 참 인생이란..... 앞날이어떻게변할지모르면서...참 급하게들 살져^^*   
2005-09-05 01:09
whiteseun
영화보는데 옆에 계시던 아저씨가.. " 아.. 딱 내얘기네.." 라고..하시며..공감하시는데.. 맘에 쫌.. ㅎㅎ;;   
2005-08-29 13:59
1 | 2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