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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기발한 상상력에 비해 진부한 성장 동화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 | 2007년 12월 17일 월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소득계산서도 없고, 세금계산서도 없는 장난감 가계. 그곳엔 수북이 쌓인 장난감만큼이나 아이들로 가득할 뿐이다. 장난감 가계에 아이 많은 것이 무슨 대수라지만 그곳은 장난감 가계라기 보단 아이들을 위해 마련된 놀이터처럼 산만하고 어지럽다.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작동하는 장난감들로 가득한 그곳은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존재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마냥 해맑고 즐겁다. 어른들이 그곳을 그냥 가계(just store)라고 치부하고 지나치는 것과 달리 아이들은 그 곳의 진짜 마술(magic)을 본다. 아이들만이 볼 수 있는 신비로운 세계가 그 안에 있다.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이하, <마고리엄>)은 아이들을 위한 세계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어른들에게 무언가를 들려주기 위해 마련된 아이들의 세상이다. 천재적인 음악 재능은 있지만 자신의 재능을 믿지 못하는 몰리(나탈리 포트만)는 마고리엄(더스틴 호프만)의 장난감 백화점에서 지배인으로 일한다. 그녀는 라흐마니노프 제1교향곡 외에 제대로 연주할 수 있는 곡이 없지만 언제나 자신의 곡을 완성시키고 연주하길 갈망한다. 그녀에게 마고리엄의 장난감백화점은 일상의 공백을 채우는 위안이자 자신의 재능이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삶의 대안이다.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은 그녀의 내면에 스스로 봉착시킨 핸디캡을 풀어내는 심리적 요양소이자 한 성인의 내면적 성숙을 촉매하는 공간이다.

<마고리엄>은 몰리의 내면적 성장과 동시에 동심을 믿지 않는 회계사, 헨리(제이슨 베이트먼)의 심리적 변화를 묘사하며 성인 동화의 면모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동시에 그의 순수한 믿음을 이끌어내는 인물이 9살 소년 에릭(자크 밀스)이란 점에서 <마고리엄>은 아이로부터 깨닫게 되는 어른의 성장기의 주제의식을 견고히 다진다. 또한 허무맹랑하게도 나폴레옹의 선물을 마련하고 링컨을 땅따먹기로 이겼다는 243살의 노인이자 살아있는 장난감백화점의 주인 마고리엄(더스틴 호프만)은 동화의 순수한 믿음에 이미지의 논리를 나열하고 비현실적인 신뢰감을 부여하는 인물이다.

<마고리엄>은 비현실적인 믿음과 현실적인 변화를 이미지로 전시하고 텍스트로 풀이한다. 그건 동화의 삽화이자 동시에 나레이션이다. 마치 미쉘 공드리가 이미지를 매개로 상상력을 구현하듯 텍스트를 통해 상상력을 구현하는 자크 헬름 감독은 자신이 집필했던 <스트레인저 댄 픽션>의 각본처럼 <마고리엄>에서도 소설적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문체적 기반을 염두에 둔 상상력을 펼쳐 보인다. 하지만 <마고리엄>은 현란한 이미지에 비해서 텍스트의 깊이가 얕다. 어른들의 내면적 성숙과 순수로의 회귀라는 이상적 본질을 이야기함에 있어서 시선을 끄는데 성공하지만 이야기의 뼈대에 붙은 살이 앙상해 보인다. 상상력은 눈길을 끌지만 주제 의식이 평면적이다. 결국 이는 변화와 성숙을 거쳐가는 캐릭터의 매력을 평면적으로 나열하는 수순에 그칠 뿐, 내면적인 깊이를 끌어내는데 다소 실패한 모양새를 띤다. 특히나 자크 헬름이 각본을 썼던 마크 포스터 감독의 <스트레인저 댄 픽션>과 비교했을 때, <마고리엄>은 상대적으로 부풀어진 모양새에 비해서 내구력이 튼튼해 보이지 않는다.

물론 <마고리엄>은 시각적인 묘미로 다가오는 상상력 자체만으로도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다. 살아 움직이는 장난감으로 채워진 백화점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동심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유년 시절의 순수했던 유희적 향수를 심정적으로 되새기게 한다. 놀이를 잃어버린 어른들의 삭막한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마고리엄>의 이야기는 순수한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반짝거리는 기발한 상상력에 비해 잿빛처럼 진부한 이야기와 캐릭터 변화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이야기를 표현하는 방식은 흥미롭지만 그것을 재연하는 방식은 다소 밋밋하다. 감정적으로 감동이 느껴지기 전에 그것을 이미지와 나레이션으로 풀이하는 방식에서 묘한 반감이 느껴진다. 결국 자연스런 정서적인 몰입보단 극적 감동을 강요하는 듯한 제스처가 감상을 훼손하는 모양새다. 한편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는 호감이 가나 캐릭터의 모호함을 확실히 풀이하지 못하고, 나탈리 포트만과 제이슨 베이트만은 캐릭터의 평면성에 묻히는 기분이다. 다만 깊이를 잴 수 없는 창의력을 상징하듯 다양한 모자를 쓰고 등장하는 에릭 역의 자크 밀스는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극적 분위기를 가장 잘 대변하는 듯 하다.

2007년 12월 17일 월요일 | 글: 민용준 기자(무비스트)




-장난감이 살아있다! 다양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채워진 토이 스톨(store)이 단연 볼거리!
-나탈리 포트만과 더스틴 호프만의 출연만으로도 기대된다.
-놀이를 잃어버린 어른들의 삭막함에 유희적 향수를 자극한다. 일시적인 순수로의 회귀.
-연말연시,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왠지 그럴듯해 보이는데?
-이미지에 비해서 이야기가 다소 밋밋하다.
-평면적인 성인 캐릭터. 그 변화조차도 진부해보인다. 때론 해명도 불확실하다.
-이건 성인용도 아니고 아동용도 아니여~
27 )
rudesunny
기대됩니다.   
2008-01-14 13:27
gt0110
나중에 TV에서나 봐야겠네요   
2008-01-14 02:29
iamjo
기발하지만 평범한 영화란 말이군요   
2008-01-11 19:05
ewann
좋아요   
2008-01-11 13:00
jswlove1020
아이들이 좋아할듯!   
2008-01-11 09:11
modu61
장난감이 살아있다는 상상력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으나 너무나 밋밋한 스토리의 전개는 실망감을 느꼈다.그러나 잊어버리고 있던 동화적인 감성은 다시 한 번 끄집어내어 볼 수 있었다 그점에서는 한표를 주고싶었다.   
2008-01-10 12:51
egg2
아이들만이 볼 수 있는 신비로운 세계   
2008-01-07 01:14
gt0110
밋밋한 스토리? 좀 실망이네   
2008-01-06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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