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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두기봉! 그 이름에 값하는 작품!
매드 디텍티브 | 2008년 8월 27일 수요일 | 김시광 기자 이메일


[내용공개 있습니다]

번형사(유청운)는 두 가지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내재된 다양한 인격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이고, 둘째는 사건을 재연함으로써 진상을 알아내는 능력이다. 이 두 가지 능력은 경찰에게 요구되는 더 바랄 나위 없는 것들로, 아마도 능력면에 있어서는 번형사를 능가할 이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을 보는 능력은, 그에게 장점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타인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벗어나기에 흡사 미친 사람으로 보인다. 타인과 다름으로 인해 사회에서 배제되어버린 것이다. 설사 사회가 그를 배제되지 않았다고 해도 그가 사회에서 어긋난 것은 필연이다. 선과 악을 모두 명확히 판단하는 이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사회 전체를 감싸안을리는 만무하니까. 그는 자신이 결혼한 부인과도 결별했다. 마음에 드는 그녀의 인격만 따로 떼어 동거할 뿐이다. 그렇게 자신의 공간에 칩거한 번형사(유청운)에게 호형사(안지걸)가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며 영화는 시작된다.

[매드 디텍티브]는 스릴러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보편적인 스릴러물들이 추구하는 퍼즐 따위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어 보인다. (퍼즐에 관심이 없다고 해서 장르적 연출에도 관심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몇몇 장면은 근사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예를 들자면 그는 사건현장에서 한 번의 재연만으로 실상을 그냥 알아버린다.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애당초 이 사건에서 범인이 누구인지 모르기가 더 어렵다. 게다가 중반 이전에 이미 영화는 범인을 공개한다. 즉, 정교한 퍼즐의 재미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의 초반부는 조금 모호할 수 있는데, 그것은 번형사가 보는 인격들을 관객도 서로 다른 배우를 통해 보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금새 적응되어 크게 혼란스럽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영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이니 맘편하게 따라가면 될 것이다.

퍼즐의 재미를 포기한 대신 [매드 디텍티브]가 주력한 것은 결국 "진실을 아는 이가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세상은 그다지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번형사가 가진 두 가지의 능력 중에서 정말 뛰어난 것은 다른 인격들을 본다는 것이 아니라, 사건을 재연함으로써 진실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능력들이 다소 영화적 공갈임을 감안하면 전자는 세상에 대한 탁월한 직관력을 가졌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후자는 결국 경험을 통해 진실을 인지한다는 것인데,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진실에 다가가는 행위는 무척 고통스러운 것이다. 예를 들자면 죽은 자가 어디 있을까를 이해하기 위해서 생매장을 모의체험해야 하며, 가방 안에 들어가서 수많은 계단을 구르기도 한다. 이것에는 모두 고통이 뒤따른다. 이러한 고통은 공포를 유발한다. 그리고 공포는 선의 추구를 위한 개인의 의지를 좌절시킨다. 번형사의 능력을 인정하고 있음에도 그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위의 질문에 대한 두기봉과 위가휘의 답은 "사람들이 겁장이이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 것이다."와 다름없다. 명확한 답만큼 표현도 명확하다. 혈기왕성한 호남 형사를 겁먹은 어린 배우로 바꾸면 되는 것이니까. 이는 현실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 보인다.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 역시 경험을 통해서 대강의 사실여부를 판단할 수 있고, 옳고그름을 가릴 수 있다. 옳은 말을 하는 사람 역시 가릴 수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이들이 부정을 묵인하고 있는 것은 그 이유 탓이다. 고통이 따르고 공포가 뒤따르니까. 그래서 세상은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

앞서 제기한 문제는 결국 인간의 본성에 대한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두기봉의 영화에서 외부는 개인에게 늘 선택을 강요한다. 회장이 되고 싶다면 상대를 제거하라(흑사회), 사업을 하고 싶다면 우선 회장이 되거라(흑사회2), 보스의 명령대로 옛 친구를 죽여라(엑사일). 이러한 선택들은 선택을 내리는 이에게도, 그리고 제거의 대상이 되는 이에게도 가혹한 것이다. 가혹한 결정 앞에 개인은 혼란을 겪거나 분열되고, 그 결과 순수 혹은 낭만적 기질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은 실패한다. 홍콩느와르의 지배적 정서 의리도, 우정이나 선에 대한 추구와 같은 보편적 감성도 외부에서 주입된 욕망에 의해 꺾이고 만다. 그 동인은 인간 안에 존재하고 있는 나약함과 사악함이다.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은 큰 울림을 준다. [매드 디텍티브]는 두기봉과 두기봉의 팬들에 있어 다소 생소한 장르로 느껴질 수는 있겠지만, 그 이름 값에는 걸맞는 작품이다.

2008년 8월 27일 수요일 | 글_김시광 기자(무비스트)




-창의적이고도 효과적인 다중인격의 표현
-빠른 호흡과 유머를 곁들이면서 무거운 이야기까지, 상업영화로 찍는 작가영화
-퍼즐 없는 스릴러란 앙꼬 없는 찐빵이다
-사소한 디테일에서도 논리성을 추구하는 엄밀한 관객이라면
16 )
force7movie
두기봉, 최고죠 - !

<흑사회>,<대사건>,<익사일>.... 그는 진정 마스터!   
2008-08-28 23:30
cats70
재밌을까요   
2008-08-28 11:44
bjmaximus
오히려 오락성이 더 적네.   
2008-08-28 08:57
ehgmlrj
그럴까~!?   
2008-08-28 01:14
theone777
재밌는감? ㄲ   
2008-08-28 00:40
mvgirl
두기봉의 액션은 기대...   
2008-08-27 23:00
ooyyrr1004
퍼즐의 재미 없이 스릴러 장르의 영화가 될까???   
2008-08-27 20:42
ldk209
두기봉이라.. 봐야겠군...   
2008-08-2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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