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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화려한 비주얼로 다가온 조선시대 조폭열전!
1724 기방난동사건 | 2008년 11월 24일 월요일 | 박정환 객원기자 이메일


90년대 한국영화 아이콘 가운데 한 사람으로 맹활약하던 여균동 감독이 장고(長考)의 침묵을 깨고 올 겨울 극장가를 찾는다. 그런데 이 영화, 기자시사 전에 열린 무대인사가 예사롭지 않다. 대개의 무대인사는 배우와 감독이 “잘 부탁드립니다.” 혹은 “영화 많이 사랑해 주세요.”하는 인사가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여 감독과 배우들은 하나같이 “아무 생각 없이 찍은 영화입니다.”라는 인사를 한다. 대체 무슨 영화기에? 하고 필자로 하여금 사뭇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 본 영화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장르로만 살펴본다면 본 영화는 사극에 가깝다 하지만 여균동 감독의 팩션적 상상력과 더불어 조선시대라는 고증을 뛰어넘는 장르파괴적 실험정신이 충만한 퓨전 사극영화다. 일본영화 <소녀 검객 아즈미 대혈전>이 시대적 고증과는 상관없는 퓨전 형식의 영화였듯이 말이다. 천둥(이정재)의 헤어스타일은 상투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짧은 머리고, 평양기생학교 최우수졸업생 설지(김옥빈)의 복식은 개량한복에 가깝다. 주인공 천둥과 대립 구도를 펼치는 악역 캐릭터 만득(김석훈)의 새빨간 복장은 영락없는 박수무당이며, 만화 캐릭터에서 보았을 법한 귀신손톱을 액세서리로 즐겨 착용한다. 만득과 설지의 영화 후반부 복장이 앙드레 김이 디자인했음을 안다면 이는 또 다른 눈요깃거리가 된다.

각 시퀀스는 어떠한가? 시퀀스 중간 중간에 대사가 만화책을 보는 것처럼 자막으로 삽입되며, 대략난감 상황일 경우엔 만화 <시티 헌터>의 잠자리처럼 까마귀가 인물 뒤로 날아간다. 얼떨결에 양주파 임시보스가 된 천둥에게 지도가 그려진 부하의 상반신으로 칠갑(이원종)이 상황보고를 할 때엔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의 마이클 스코필드 상반신 문신을 떠올리게 한다. 격투 장면에서 펀치를 맞교환 할 때엔 가격 당한 상대의 얼굴 떨림을 CG처리로 미세하게 잡아내는 섬세함까지 갖춘다 - 영화 맨 처음 천둥이 마포거리에서 격투하는 장면과 양주파 보스 짝귀(여균동)와의 결투 두 장면을 눈여겨보시길.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천둥과 만득의 결투 장면은 그래픽 노블을 보는 것처럼 CG 슬로우모션으로 화려하게 처리하며 이는 최근 신작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IV>의 수묵 액션을 보는 듯하다. 기존의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던 시각적 화려함은 관객으로 하여금 한 권의 만화책을 읽는 듯한 쾌감을 제공한다.

하나 시각적 화려함에 비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힘이 약하다는 지적은 피해갈 수 없어 보인다. 이로 인해 이 영화에 대한 관객의 평은 극과 극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시대만 조선시대지 영화의 기본구조는 조폭코미디물을 그대로 답습한다. 코미디적 요소는 전반부엔 재치 있게 다루지만 후반부 들어 천둥에 대한 관객의 감정이입까지 유도하려다보니 어정쩡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조폭이라는 소재를 근 10여 년간 한국영화에서 단골소재로 삼다보니 관객은 식상함에 질리고 만다. 이에 영화는 시대상을 조선시대로 살짝 바꾸고 재치 있는 영상담론으로 풀고자 했지만 그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기존 조폭코미디물의 식상함을 화려한 카메라앵글과 CG에 접붙이는 결과를 낳는다. 그간 조폭코미디물의 단골 메뉴인 욕설과 과장된 몸짓에 지쳐있던 관객이 이 영화를 바라본다면 알레르기 (Allergy) 반응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시각적 쾌감과 현란한 장면을 만끽하고자 하는 관객에게 이 영화는 합격점을 받을 영화다. 하나 시나리오와 이를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이 영화를 바라본다면 저서 <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 롤프 옌센이 쓴 문구를 유념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겐 멋진 이야기가 필요하고 거기에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것이다.”

2008년 11월 24일 월요일 | 글_박정환 객원기자(무비스트)




-만화책을 읽는 듯한 시각적 재미를 강렬하게 원하는 관객
-스트레스 팍팍 쌓이는 현실, 극장에서 아무 생각 없이 웃기를 원하는 관객
-조폭코미디의 욕설과 과장된 몸짓에 지쳐있던 관객은 알레르기 (Allergy) 반응을 유발할 수 있음을 미리 경고
-시나리오와 영화적 완성도를 꼼꼼하게 따지는 관객
22 )
kisemo
기대   
2010-04-23 16:49
hsh0101
퓨전 사극이라는 새로운 시도는 좋았으나...
작품성은 물론 오락성마져도 떨어지는 영화였음..
  
2009-01-07 13:38
som919
작품이나 세세한것에 생각지않고
즐기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영화   
2008-12-06 10:26
kki1110
여균동감독님의 말씀대로 그냥 아무생각없이 보고 왔어여..풉~☆


리뷰감사합니다.

- 이슬반병   
2008-12-04 05:40
ejin4rang
오락성이   
2008-12-02 15:18
dulcemente
볼려고했는데 고민해봐야겠다 -ㅇ-   
2008-11-30 16:09
podosodaz
작품성은 떨어지지만 재밌을 것 같네요   
2008-11-27 19:53
podosodaz
작품성은 떨어지지만 재밌을 것 같네요   
2008-11-2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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