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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녀가 사랑스러운 이유
슈렉 | 2001년 6월 26일 화요일 | 모니터 2기 기자 - 김태식 이메일

이번 여름 시즌에 개봉하는 영화들의 특징 중 하나는 개성있고 강한 여성캐릭터가 상당수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미 개봉한 [미이라2]의 에블린은 전편의 연약한 척을 버리고 전사의 면모를 보여주고 곧 우리 앞에 보습을 나타낼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포트는 최강의 여전사로서 기대를 받고 있다. 거기에 시대의 흐름(?)인지 개성이 넘치는 엽기녀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신라의 달밤]에서 젓가락을 비녀로 사용하는 라면집 사장 김혜수나 제목 자체가 [엽기적인 그녀]인 전지현은 저마다의 엽기적인 개성을 뽐낸다. 그리고 [슈렉]의 사랑스러운 피오나 공주가 있다.

[슈렉]은 참으로 유쾌한 모험 같은 애니메이션이다. 그리고 여러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는 텍스트이기도 하다. 동화가 만들고 견고히 해온 세계관에 대한 비판으로도 볼 수 있고, 디즈니의 정형성에 대한 공격적 시도가 비춰지기도 한다. 거기에 뛰어난 캐릭터 영화로서의 면모도 보여준다. 마이크 마이어스의 귀여운 초록괴물 슈렉, 카메론 디아즈와 너무나 흡사한 피오나 공주, 그리고 에디 머피가 연기하는 흑인feel의 당나귀까지. 이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관심이 가는 건 피오나 공주다.

피오나 공주는 올여름 찾아오는 다른 엽기녀들과 비교해 가장 엽기적이고 동시에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그녀는 멋진 기사가 백마를 타고 와서 용을 물리치고 자기에게 키스를 하며 구출해야 한다는 환상을 갖고 있었다. 그런 환상이 슈렉에 의해 깨지니 실망을 하게 되지만, 이내 슈렉의 아픔과 고독을 이해하게 된다. 왜냐면 유유상종이고 초록은 동색(!)이니까(이 영화에는 마지막 반전이 있으니 이만큼만 말하겠다). 이어서 피오나 공주는 자신의 엽기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쁜 척 노래 부르다가 따라하는 새 터져 죽게 만들기, 그 새의 알로 후라이 만들기, 슈렉보다 더 드럽게 트림하기, [매트릭스]의 트리니티 흉내내기, 거미줄로 솜사탕 만들어서 슈렉에게 선물하기...... 그 중에서도 압권은 슈렉이 개구리를 잡아서 풍선을 만드니까 공주가 뱀을 잡아 꽈배기 풍선을 만드는 장면이다.

'엽기'라는 단어를 조금은 감상적으로 접근하면 솔직함이 아닐까 한다. 타인이 보기엔 이상하고 괴상한 자신의 모습을 아무 거리낌없이 보여주는 솔직함, 그리고 그런 솔직함이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이끌어낸다. 피오나 공주도 자신의 허영까지 솔직하게 내보이며 자신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단, 한가지만 빼고서. 그것마저 보여줄 때 그녀의 사랑은 완성된다. 또 피오나 공주는 그런 솔직함으로 슈렉을 이해하게 된다. 알려고 하지도 않고 판단을 내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는 지혜를 지닌 것이다.

이것이 피오나 공주를 비롯한 엽기녀가 사랑스러운 이유다. 아니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더 적당하겠다. 영화 속의 엽기녀들, 그리고 주변의 현실 속 엽기녀들은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며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의 손길을 보낸다. 어쩌면 유혹 같지도 않은 유혹, 전형성을 벗어난 그녀들의 유혹에 걸려드는 건 유쾌하고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엽기녀의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만이 가능한 행운이다.(사족이지만 엽기녀다운 매력의 완성을 기대하며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이 너무나 보고 싶어진다.)

6 )
mckkw
엽기녀   
2010-06-16 02:49
ejin4rang
엽기녀 나도 사랑스러워   
2008-10-17 08:39
rudesunny
너무 너무 기대됩니다.   
2008-01-21 16:20
pyrope7557
슈렉 귀여운 초록 괴물.... 1탄 엄청 잼나게 받는뎅...
진흑탕에서 목욕신이 아직동 생생해용.   
2007-07-19 14:39
kangwondo77
엽기녀가 사랑스러운 이유   
2007-04-27 15:28
ldk209
으하하하.. 모든 동화는 가짜였다....   
2007-01-2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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